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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서 고생하는 사서 Nov 29. 2023

보이스 컬처

낭독 연수 35회 차

대면수업으로 11월의 마지막 주일날 '낭독회'를 마치고, 다음날인 월요일 저녁 낭독연수 34회 차, 3분기 열한 번째 수업을 위해 줌을 켜고 책상 위에 앉았다. 요즘 감기와 독감이 유행인지라 아프신 분을 제외하고, 열세 분의 사서샘들이 출석하셨다. 


11월 말까지 오디언에 한국 단편 소설을 녹음해서 올리기로 한 미션이 있어서 오늘 수업에서는 각자 연습 중인 작품을 읽거나, 학교 수업시간에 활용하는 그림책을 낭독해 보거나, 본인이 직접 쓰신 자작글('도시락 먹을 시간')을 낭독해보기도 했다. 


그림책의 경우에는 아이들에게 읽어주는 경우가 많으므로 좀 더 리얼하게 등장인물의 목소리를 내는 것도 좋다고 성우님이 코칭해 주셨다. 정작 낭독하는 우리들은 손이 오그라드는 민망한 상황이지만 오히려 학생들이 집중해서 책의 내용을 들을 수도 있다고도 하셨다. 


나는 이효석 작가의 '메밀꽃 필 무렵'을 낭독해 보았다. 허생원과 조선달의 남자 목소리를 내는 게 쉽지 않았는데 강사님이 피드백으로 허생원과 조선달의 목소리 톤을 달리해서 허생원의 경우에는 두껍게 목소리를 내거나 조선달의 경우에는 얇은 목소리로 이방 느낌으로 낭독해 보라고 하셨다. 


대화가 이루어지는 대목에서는 포즈를 적당하게 두고, 인물의 캐릭터를 상상하면서 목소리로 그 캐릭터의 특징을 잡아내서 낭독하라고 팁을 주셨다. 하지만 남자 목소리를 내는 것과 캐릭터를 상상하며 낭독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현재까지 방정환의 '4월 그믐날 밤'과 현진건의 'B사감과 러브레터' 두 작품을 낭독했는데 솔직히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분량이 10분을 넘어가면 한 번에 낭독을 완성하기에도 버겁기도 하고, 숨을 내고 들이쉬고 하는 호흡과 발음이 여전히 꼬이는 등 낭독을 하면서 여전히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보인다. 


그리고 우리가 말할 때 본인만의 억양과 리듬이 있듯이 낭독을 할 때도 자연스레 그런 부분들이 나오게 되는데 낭독의 포인트는 무엇보다 대화하듯이 담백하게 상대방을 바라보며 이야기하듯이 말하는 것이 제일 좋다고 한다. 


그리고 성우님의 피드백 중 내 낭독 속도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아서 책을 읽을 때 좀 천천히 한 템포 쉬어가듯이 읽는 연습이 더 필요한 것 같다. 


11월의 끝자락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리고 2023년도의 끝도 한 달 남짓 남았다. 올 한 해 경기도 권역 내 기간제 사서교사들과 함께한 낭독 공동체는 내가 한 일 중 가장 잘한 일 같다. 내년에는 사서샘들과 함께 낭독극도 해보고, 낭독을 소재로 책도 한 권 낼 수 있길 바라본다. 혼자서는 할 수 없지만 함께하는 힘을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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