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빵맨을 기억하는가? 호빵맨은 아마 독자들의 어린 시절을 함께한 호빵영웅이다. 나도 어린 시절 호빵맨을 접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주 단순한 형태의 만화지만 그 당시에는 정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호빵맨과 세균맨은 아이들의 시선에서 좋은영웅과 나쁜 악당으로 구분된다. 자신의 얼굴부위를 떼어주기도 하고 잼아저씨가 만든 새로운 호빵얼굴로 바꾸면 힘이 생기기도 한다.
호빵맨을 다시 접하게 된 건 <나는 마흔에도 우왕좌왕했다> 책을 통해서다. 마흔 이라는 나이에 접어들면서 '마흔'이 다르게 다가왔다. 마흔에 대한 책을 읽다가 우연히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마흔에도 정해진 것이 없이 우왕좌왕하던 나의 모습을 대변해주는 것 같았다. 얇고 작은 책이지만 깨달음을 크게 주는 책이기도 했다.
이 책은 호빵맨을 세상에 탄생시킨 야나세 다카시의 이야기다. 야나세 다카시는 34세에 만화가로 독립했지만, 대표작 없이 이런저런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불평불만도 있었을 텐데, 꾸준함으로 만화를 그려나갔고 쉰 살부터 그리기 시작한 호빵맨이 그림책으로 출간되었다. 하지만 초기 호빵맨 그림책은 인기가 없었다고 한다. 얼굴을 떼어내는 부분도 혹독한 평가를 받았지만, 이후 작가가 일흔 살이 되던 무렵 호빵맨이 TV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면서 큰 인기를 누리고 호빵맨이 우리에게도 알려지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시선에서 보면 늦은 나이에 맞이한 전성기 얐지만, 그는 활발하게 만화작업을 이어나갔고 향년 94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호빵맨 시리즈를 총 350권을 출간했다. 작가의 스토리를 들으니 눈물이 나기도 하고 그의 이야기를 통해 공감받고 위로를 받았다.
호빵맨이라는 걸작만을 보았을 때는 크게 성공했네! 라고 생각했지만 작가가 어떤 식으로 만화를 그려왔고 국민캐릭터로 인정받기까지 어떤 노력들이 있어왔는지 그에 대해 엮은 책을 통해 깊이 깨달은바가 있었다. 나는 조금하다가 포기하지 않았는지? 내가 진정 좋아하는 일을 하려고 노력했는지? 호빵맨이라는 걸작을 만들어낸 작가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호빵맨을 다시 보게 되었다.
호빵맨의 스토리를 접하고나서 나는 서점에서 호빵맨 그림책을 얼른 사보았다. 일산 교보문고에는 한 권이 있었다. 시중에 나와있는 그림책이 많지는 않았다. 서점에서 산 그림책을 아이에게 읽어주니, 아이는 호빵맨 이야기를 좋아했다! 어린 아이들은 호빵맨 이야기에 열광한다. 이 그림책이 특별한 게 없다고 생각하는 건 어른의 생각이다. 그림책은 아이가 주인이다. 아이들은 호빵맨이 세균맨을 상대하고, 도와주는 영웅의 역할을 좋아하고 환호하는 것 같다. 처음 호빵맨 그림책이 나왔을 때 어린 아이들이 그림책이 너덜너덜해질정도로 본다는 이야기를 듣고 호빵맨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고 한다. 나도 내 아이에게 호빵맨 그림책을 보여주면서 아! 이래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거였구나! 아이들은 호빵맨에 열광하는 이유가 있었구나! 생각했다.
호빵맨 그림책을 좋아해서 5권 시리즈물로 구성된 호빵맨 그림책을 추가로 구매했다. 아이는 호빵맨 시리즈를 돌아가면서 본다. 티비에도 혹시나 싶어 찾아보았더니 호빵맨 애니매이션이 있었다. 티비와 그림책을 통해 아이는 호빵맨과 세균맨을 보고 또 보았다. 이러한 관심은 호빵맨 장난감으로 이어졌다. 호빵맨이라는 귀여운 캐릭터는 유튜브에도 자주 등장했다. 잘 몰랐지만, 호빵맨 장난감은 엄청나게 다양하게 있었고 일본 직구로 구입할 수 있었다. 유튜브에서 장난감소개하는 영상을 자주 보면서 나도 호빵맨 장난감을 구입하게 되었다. 12살인 첫째 아이가 좋아한 것은 사실 예상치 못했다! 첫째 아이도 호빵맨을 너무 좋아했다. 장난감이 집에 도착해서 호빵맨 캐릭터에 흠뻑 빠자고 일본어로 소리나는 장난감을 재미있게 가지고 놀았다. 호빵맨 그림책 표지를 눈에 보이게 세워두고 첫째 아이가 호빵맨 너무 귀엽다고 말하기도 했다. 호빵맨에 나오는 또다른 캐릭터 짤랑이는 첫째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다. 누르면 빨간 불빛이 나오는 짤랑이 캐릭터를 선물해주기도 했다.
호빵맨은 처음에는 내가 보는 책에서 작가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그 관심은 호빵맨으로 이어졌다. 호빵맨의 탄생비화를 접하고 나니 호빵맨 그림책이 다시 보였고 호빵맨 그림책을 아이에게 보여주니 아이는 열광했다. 호빵맨 그림책과 티비 애니메이션, 호빵맨 장난감으로 일상에 호빵맨이 자리잡아나갔다. 호빵맨에 흠뻑 빠졌다!
지금 내 자리에서 호빵맨이 빙그레 웃고 있다. 그 모습에 아이들도 어른들도 반하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