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카톡창에 적어둔 글귀다. 카카오톡 나와의 채팅창은 나의 메모지다. 언제부턴가 이곳을 이용하는데, 누가볼 염려도 없고 적어두기도 편하고 여러모로 참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다. 나 혼자만의 일상이 아니라, 아이들과 관련된 일정들, 해야할 일들, 장볼 것들, 사거나 필요한 것들을 모두 이곳에 적어둔다.
메모지도 이용해보고, 수첩이나 책을 이용해보기도 한다. 메모를 하는 작업은 어쨋든 내 머릿속에 있는 잡생각들을 꺼내는 작업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내 기분을 적기도 하고 지금의상황, 해야할 일들, 나의 역할들을 모두 꺼내본다. 메모를 하는 작업은 수없이 버리는 작업이다. 메모를 하는 것은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생각한다는 건, 무엇을 쓰지? 무엇을 고르지? 무엇을 선택하고 결정하지? 수만가지 생각들과 잡스러운 내용들 중에서 내가 적을것을 '선택'한다는 의미다. 취사선택. 그리고 내 머릿속의 복잡한 생각들을 단순화시켜주는 일도 한다. 단순히 메모하는 것만으로도 어느순간 머릿속이 가벼워지기도 한다.
내가 쓸 것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수많은것들을 머릿속에서 버리고 지운다. 내가 정말 필요한 것을, 내가 정말 해야하는 일을 거르고거르고 거르고 걸러서 내 손끝에서 메모로 나오는 것이다. 나는 잠자리에서는 주로 책을 이용한다. 보든안보든 침대주변에는 책이 한두권씩 놓여있다. 마음이 내킬때 내 곁에 있는 책을 펼친다. 한줄이든 두줄이든 보다가 덮을 때도 있다. 마음이 안내키는날은 안본다. 간단하지 않은가? 내 침대주변이든, 식탁 주변이든, 거실소파 주변이든 책이 있는지 없는지, 한두권쯤 있는지 그것조차 없는지는 일상생활중 내가 '책'이라는 것을 볼 기회를 만들어두는냐 안두느냐 그것의 차이다. 그 차이는 매일매일이 모여 엄청난 차이가 될것이다. 보든 안보든 말이다. 보면 좋고, 안보면 말고.
가방 속엔 책 한권과 펜이 들어있다. 나의 두번째 책 <엄마책가방 속 그림책>은 그런 연유에서 만들어진 제목이다. 엄마가방 속에 립스틱대신 책과 볼펜이 자리한다. 언제어디서든 가볍게 꺼내볼 수 있는 종류로 말이다. 카페에서 누군가를 기다릴 때, 혼자있는 시간에, 아이를 기다리면서 가방에서 책을 꺼내본다. 그리고 적어본다. 여백에 아무말이나 적어본다. 따라적어보기도 한다. 밑줄을 긋기도 하고 동그라미를 치기도 한다. 책은 나의 메모장이다. 책도 다른 메모지나 수첩처럼 종이로 만들어진다. 그들보다 두껍고 글자가 적혀진 거대한 메모지다. 나의 생각들이 거대한 메모지 속에서 활개를 친다. 책 속의 구절과 나의 생각이 만나는 순간, 또 다른 생각이 떠오른다. 책을 보면 볼수록 생각이 깊어진다.
머리가 복잡할때, 머릿속이 가득할 때 그럴 때는 메모를 통해 비워내보자. 카카오톡 나와의 채팅창이든, 책이든, 메모지든, 포스트잇이든, 수첩이든. 펜 하나만 있으면 된다. 글자를 적는 일이 드물어진 요즘, 메모하고 기록하는 일은 어느때보다 중요한 일일 것이다. 손 끝에서 글자가 종이에 새겨지는 순간을 기억하자. 지금 내가 이 자리에서 어떤 글을 적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그때 그순간의 느낌을 기억해보자. 그리고 음미해보자. 우리는 생각이라는 것을 하고, 수없이 밀려드는 잡생각들 속에서 알짜배기 알맹이들을 건져올리기 위해 거침없이 메모하고 또 메모해야하는 것이다. 쓰면서 나를 알고 쓰면서 정리가 되는 순간도 온다.
매순간 파도처럼 밀려드는 생각들 속에서 파도위를 시원하게 가르는 윈드서핑처럼, 메모하자. 메모하다보면 메모하는 기술도 늘고 글쓰기도 조금씩 늘어날테니까 말이다. 글이란 건 쓰면쓸수록 다른 언어들을 낚시처럼 끌어올린다. 책이라는 미끼를 이용해서 진짜배기 생각들을 끌어올리고 번뜩이는 아이디어도 낚아챌 수 있을 것이다. 메모를 통해서 말이다. #글쓰기 #좋은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