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편해지는 육아 방법

잘하고는 싶고 체력을 딸리고

by 정희정

엄마는 항상 피곤하다. 피곤에 쩔어있다. 일도 하고 살림도 하고 아이들에게 잘 해먹이고 싶다. 살림도 잘하고 싶고 깨끗이 정리정돈된 집을 보는 것이 좋다.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하루 한 끼만 어찌어찌 대충 챙겨먹어도 설거지는 가득이고 거실 바닥은 먼지가 쌓여만 간다. 둘째 아이는 세 살이고 요즘 한창 종알종알 혼자 말하기를 즐기고 여기저기를 쫓아다니며 간섭한다. 춤도 덩실덩실 추고 혼자 무엇이 좋은 지 말하고 깔깔깔 웃는다. 엄마가 편해지는 육아방법은 어떤 게 있을까? 나는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편이고 내가 일단 살아야 겠기에, 나의 감정이 아이들에게 독으로 내뿜을 까 두려워 집을 좋아하는 남편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카페에 나왔다.


첫째, 남편에게 기꺼이 도움을 요청하고 마음껏 도움을 받아라.

집안일이든, 육아든 남편은 가정을 함께 꾸려나가는 동반자이다. 나의 남편은 빵점짜리다. 나의 첫 책 <책 먹는 아이로 키우는 법>에 나오는 대목이지만, 나의 남편은 첫 아이를 키울 때 자전거 한 번을 밀어준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런 남편과 결혼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 아이를 함께 키우며 많이 단련이 되었는지, 나 역시도 일정 부분은 많이 포기를 한 상태인지도 모른다. 둘째 아이가 태어나고 마음껏 도움을 받고 도움을 요청하기로 했다. 분유병은 무조건 남편 담당이다. 이제는 자동이다. 안 씻어놓으면 다음 번 분유 타임에 쓸 분유병이 없기 때문에 무조건 이야기했다. 여보, 분유병좀 씻어놓아 줄래요? (사실 부탁을 할 때는 속으론 편치않지만 존댓말을 쓰려고 한다. 존댓말을 쓰면 좀 더 잘 해주는 것 같다!)


육아와 살림은 본디 함께 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어찌된게 가부장적인 제도가 관습으로 몸에 베어있어 이 습관을 지워내기가 쉽지가 않다. 그래서 조금씩 아주 조금씩 때를 벗겨나가고 있다. 이게 모두 나의 딸들을 위해서다. 갑자기 10을 시키면 상대방에게 역효과가 나기마련이다. 나의 남편은 빨래개기는 싫어한다. 책읽어주기도 싫어한다. 그래서 그 부분은 내 몫이다. 대신 군대에 있을 때 빨래를 각도있게 잘 널어서인지 빨래를 돌리고 나면 너는 것은 남편의 담당이다. 빨래 돌려놨으니 이따가 다 되면 널어주세요~! 한다.

그러면서 나는 빨래를 갤게요. 라고 꼭! 덧붙인다. 나는 놀고만 있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지금처럼 바깥을 구경(?)나올 때 나는 둘째 아이를 남편에게 부탁한다. 잠이 들 거나, 아빠와 동영상을 보면서 잘 놀고 있을 때 나만의 시간을 만끽하러 나온다. 나란 사람은 감성적이고, 이렇게 매일 하루 한 잔은 꼭 카페라떼를 마셔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다. 일을 할 때는 아침 30분 은 꼭 나의 글쓰기를 하며, 내 감정을 풀어내는 시간을 꼭 가져야 그날이 상쾌하다.


둘째, 육아세팅이 먼저다.

남편에게 주말이나 휴일에 나만의 시간을 가지기 위해 아이들을 돌봐달라고 부탁하고, 평일에는 우리 집에 두 명의 아이돌보미 선생님이 온다. 사실 둘째 아이가 돌이 되기 전 10개월때 아이돌보미 선생님을 면접봤었다. 엄마아빠의 얼굴만 알고 낯선사람이 오면 어떻게 돌볼까? 하는 걱정도 했었다. 아직 어리기에 아이돌보미 면접을 신청하고 (1만원의 비용이 든다) 내가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기 전에 미리 돌보미선생님과 아이를 적응시키고 싶었다.

첫 대면을 한 순간, 아이돌보미선생님도 교육을 받고 처음 우리집에 온 것이라고 한다. 서먹하고 어색했지만 하루 30분, 1시간 씩 나의 아이를 돌보아주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간을 늘려가며 적응을 하고, 아이는 아이대로 돌무렵부터 근처 자리가 난 어린이집에서 적응을 시작했다.

엄마와 함께 어린이집을 방문하고, 1시간정도 있다가 오고, 2시간, 4시간, 낮잠을 자고 오면서 2주 정도의 기간이 걸린 것 같다. 처음에는 낯을 가리는 시기라 그런지 울기도 많이 울었다. 엄마~ 엄마~ 하며 통곡을 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마음을 다잡았다. 나는 일을 해야 하고 아이는 어린이집에 적응을 해야 한다. 그렇게 아이도 나도 지금의 어린이집과 지금의 회사에 적응을 해 나갔다.


오전 돌보미 선생님은 아침 7시30분에 출근하신다. 간단히 집안정리를 도와주시고, 아이들이 잠들어있는 동안 등원준비를 도와주신다. 그 사이 나는 아이가 깨면 분유를 먹이고(때로는 돌보미 선생님께 부탁한다) 나의 출근준비를 하고 집을 나선다. 오전 돌보미선생님은 아이들을 돌보아온 경력이 7년이 넘는 베테랑 선생님이다. 아이들을 돌보아줄 뿐 아니라, 나의 가정사나 개인적인 이야기도 들어주신다. 주차하던 차를 빼다가 살짝 박았을 때도 많이 불안해하던 나를 다독여주고, 어떻게 일처리를 해야 하는 지 인생의 선배로서 삶의 지혜를 들려주시는 나의 멘토이기도 하다.


오후 돌보미 선생님은 오후 4시에 출근하신다. 벌써 우리와 함께 인연을 만든 지 1년이 넘어간다. 첫째 아이는 요즘 코로나로 긴급돌봄을 하는데 오후 4시에 선생님이 학교로 마중간다. 하원을 할 때 학교선생님과 보호자 동행 확인을 하고 하원하는 길에 아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편의점에서 간식을 하나씩 사먹기도 한다.

영어화상수업이 있는 날은 학교에서 돌아와 집에 오면 노트북을 켜고 영어화상수업 준비를 도와주신다. 벌써 20대의 청년이 된 선생님의 두 아들은 독립해서 지내고 있다. 어떨 땐 터프하게 그리고 능숙하게 아이들을 이끌어주시는 모습이 든든하다. 오후 4시 30분에는 둘째아이의 하원시간이다. 돌보미선생님은 나를 대신해 두 아이의 하원을 도와주시고 간식을 챙겨주신다. 목욕이 필요한 날은 목욕을 시켜주신다.

자녀를 돌보는 데 있어 멘토처럼 선생님 역할도 해주시고, 좋은 일이 있으면 함께 기뻐해주신다. 늘 우리 주변에서 아이들을 돌봐주시고, 급한 일이 생기면 한걸음에 달려와주시는 선생님이 있어 바깥에서 일을 하고 있어도 안심이 된다. 늘 감사한 마음이다.


셋째, 청소연구소, 사서먹는 맛있는 반찬의 도움을 기꺼이 받자.

나는 살림을 못한다. 요리도 잘 못한다. 드라이 맡길 옷을 찾으러 가는 것도 귀찮다. 일만 하고 집에 와서 쉬고 싶다. 누구나 그렇지 않을까? 하지만 집에는 나의 음식을 기다리는 아이들이 있고, 그래도 명색이 주부이기에(주부라는 가면의 탈을 쓰고 있는 것이겠지만) 요리를 하는 시늉은 해야 한다. 치우지 않으면 다음 먹을 음식을 준비할 수가 없기에 설거지도 해야 한다.

지금 아이들을 양육하는 단계에서 내가 일하는 이유는 돈도 있지만, 나의 커리어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돈을 조금이라도 더 적금하려고 하는 것이 아님을 알기에 그 돈을 살림에 투자하기로 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내가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청소하는 대신, 어플로 간단히 신청할 수 있는 청소연구소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청소도구만 준비해두면 알아서 해주시니 (특히 내가 전혀 손대지 못하는 화장실이나 남편의 방) 내가 편했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깨끗한 집이 나를 맞아주니 인상적이었다.


나는 요리도 못한다. 된장찌개, 김치찌개, 카레, 닭도리탕이 나의 주 메뉴다. 이 외에는 해본적도 없고 사실 하고 싶지 않다. 김치도 우리 집에서 나만 먹는다. 그래서 우리 집 냉장고는 거의 늘 비어있다. 우리집엔 김치냉장고도 없다. 퇴근하는 길, 맛있게 반찬을 하는 반찬가게에 들렀다. 둘째 아이가 좋아하는 콩 조림(이런 건 집에서 해먹기 쉽지않다. 하더라도 시간이 많이 걸리는 반면, 한움큼 버리기 일상이다), 첫째 아이가 좋아하는 쥐포를 산다. 내가 좋아하는 나물반찬이나 고추조림도 산다(나물반찬은 좋아하지만 해 놓더라도 금방쉬어버리기 때문에 이것역시 음식쓰레기가 되는 건 순식간이다).


엄마가 편해지는 육아방법은 많을 것이다. 엄마가 편해야 아이들의 눈을 바라보고 한번이라도 더 안아줄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오늘도 나는 나의 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해 남편에게 한 시간 아이들을 맡기고 카페로 나왔다. 아이의 눈을 바라보고 아이를 한번더 안아주어야겟다. 나의 시간을 가지고 나면 숨구멍이 생기고 그 여유로 가족을 더 끈끈하게 바라보게 되는것 같다. 나는 앞으로도 내가, 엄마가 편해지는 육아방법을 계속 찾을 것이다. 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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