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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정 Jan 22. 2024

오늘도 책방 문을 열었습니다

한 꼭지 한 꼭지 적다보니 벌써 마지막 연재글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무모한 용기로, 중간에는 쓸까 말까? 쓰자! 독자님들과의 약속과 의리로 끝까지 달려왔습니다. 가까운 가족들에게도 쉽사리 이야기하지 못한 저의 이야기를 이곳에 털어놓았습니다. 창업을 생각하고 창업을 꿈꾸고 창업을 계획하고 시도한 모든 기록들이 이 책 한권에 담겨있습니다. 어쩌면 부족할지도 과할지도 모를 저만의 책방 창업기를 따듯한 시선과 관심으로 바라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누구나 한번쯤은 책쓰기를 바라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한번쯤은 창업을 꿈꾸게 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간호사 생활을 20년 가까이하면서 언젠가 한번은 창업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아이를 키우며 책이 좋아졌고 책과 가까워졌습니다. 책방과 관련된 책을 보고 창업에 관한 영상자료들도 챙겨보았습니다. 작게나마 방 한칸에 책장과 책을 채우고 <최고그림책방> 이라는 이름으로 사업자등록을 했습니다. 그곳에서 그림책모임을 하고 사람들을 만나며 책을 팔기도 했습니다.

책방은 정말 다양했습니다. 제가 다녀본 책방들이 그랬고, 창업을 하고나서 보는 시야도 달라졌습니다. 이전에는 보이지않던 것들이, 사업자가 되고 대표의 자리에 서니 모든것이 새로운 시작과 도전이었습니다. 주어진 업무만 행했던 저에게는 모든것이 낯설었지만 동시에 내가 해내야하는 일이었습니다. 인테리어를 하고 포스기와 인터넷, cctv를 설치하고 서가에 책을 채우는 모든 과정들이 이 책속에 녹아있습니다. 하나에서 멈추었다면 그 다음의 과정은 없었겠지요?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던 건 '책의 재미를 전하자' 라는 나만의 목표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책을 전할때가 정말 좋습니다. 책을 고르고 진열하고 책을 팔고 그 책을 집에 가서 가족과 함께 나누고. 이런 일련의 모든 과정이 책방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책방에 방문하는 분들의 미소와 웃음도 책방지기로 살아가는 지금에 감사함으로 저며듭니다.


저의 책방에서는 책도 팔지만, 함께 책도 읽고 책을 쓰기도 합니다. 책을 닥치는대로 읽어내려갔던 예전의 내가 그러했듯이, 책을 쓰고 싶은 생각을 가진 이들도 참 많았습니다. 그래서 출판사를 내보기로 결정했습니다. 다양한 도서에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보고, 아이디어가 생기면 나의 책방에서 시도해보기도 합니다. 책에 관심을 가지고 책쓰기, 글쓰기를 함께하는 분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최고그림책방> 에서는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는 시간도 가지고, 엄마아빠들과 성교육에 관한 이야기도 나누고, 책과 함께하는 이야기도 나누고 있습니다. 글쓰기에 관심있는 분들이 모여 함께 책쓰는 공저과정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2024년 올해에는 다양한 방식을 시도하고 성장하는 최고그림책방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이미 각자의 원고를 작성하고 있고 책을 통해, 그림책을 통해 가족들과 주변의 지인들에게 그림책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책을 팔고

다양한 책을 팝니다. 최고그림책방 이름처럼 그림책이 주가 되지만, 어른들도 청소년들도 모두가 함께 읽을 수 있는 다양한 책을 구비해둡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정말 많이 접해야하는 책이 어떤 책일까요? 그림책을 유아기때 많이 읽어주셨던 부모님들도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함과 동시에 대부분 책읽어주기를 멈추게 됩니다. 하지만 초등 저학년~고학년 시기가 책읽어주기의 황금기이자 골든타임입니다. 사각지대 이기도 합니다. 글자를 아는 것과 글의 내용의 이해하는 것은 확연히 다릅니다. 글자그대로 읽어도 그 단어가 어떤 뜻인지 이해하게 될 때까지는 책을 읽어주는 것이 좋은데요. 만 13세 정도가 되면 거의 맞추어진다고 합니다.

아이가 '엄마 이제 내가 혼자 읽을게' 라고 말하기전까지는 조금만 더 읽어주세요. 아이들이 책에 관심을 가지고 엄마의 사랑을 기다리는 시간이 바로 가장 좋은 시간입니다. 책읽어주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아이들은 책을 친하게 대하고 책과 친해지게 되고 가까워지게 됩니다. 무자르듯 뚝 잘라버리면 아이들의 책에 관한 관심도 금새 시들해집니다. 교과서와 필독서, 학습지, 학원, 숙제가 많아지는 초등시기에 절대적으로 많은 양의 만화책을 만나게 해주는 것또한 책의 재미를 지속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책을 쓰고

책방에서 책쓰기를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나혼자만의 글쓰기가 아닌 함께 쓰기입니다. 출판사 신고를 하고 본격적으로 공저쓰기, 개인책쓰기 과정을 모집했습니다. 10분 가까이되는 신청자분들과 함께 시작했습니다. 진도는 조금씩 다르지만 큰틀은 같습니다. 함께 책쓰자! 입니다. 육아휴직을 내고 책쓰기에 도전하신 분, 100일 지난 아기와 함께와서 책쓰기를 하시는 분, 오랜기간의 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일의 도전을 위해 책쓰시는 분, 학원선생님으로 일해오다가 책쓰기에 도전하신 분, 다양한 분야와 상황에 있는만큼 다채로운 색깔의 이야기가 탄생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이야기, 벌써부터 기대되시죠? 올해 5월 출간을 목표로 함께쓰고 있습니다.

(책쓰기에 함께하고자 하는 분들은 언제든 환영입니다! 한 권을 시작으로 매년 2~3권씩 공저예비작가님들의 저서를 출간할 예정입니다. 개인메일이나 인스타 디엠으로 연락주세요.  인스타 choigo_books )


책을 읽고

책을 읽는 시간이 좋습니다. 며칠 전 다녀온 파주 헤이리의 '쑬딴스북카페' 에서 만난 책이 이런 글귀를 보았습니다. 책방에서는 책을 읽지 않고, 술집에서 술을 먹지 않는다 라는 말에 격하게 공감이 되었습니다. 저의 책방에서는 생각보다 책이 눈에 들어오지가 않습니다! (다른 책방지기님들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오랜만에 파주 책방으로 드라이브를 하면서 책방에서 여러권의 책을 구입 후 읽어내려갔습니다. 바로 이 맛이지!

책의 재미를 다시금 느꼈습니다. 저도 저의 책방에 오는 분들에게 그런 책방이 되고 싶습니다. 책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커피는 없지만 아이들과 함께 와서 편하게 보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엄마의 글쓰기도 하고 아이에게 책을 보여주기도 하고, 책을 사가기도 하는 그런 책방이 되었으면 합니다.


작은 책방 안쪽에 나만의 작은공간이 있습니다. 커튼으로 살짝 가려진 그곳은 저의 휴식공간이자 밥먹는 공간이자, 잠시 낮잠을 자기도 하는 공간입니다. 바깥에서 컴퓨터업무를 할 수 없어 개인공간에 컴퓨터와 프린터기를 설치해두고 원고작업을 하기도 합니다. 강의를 하고 성교육을 하고 말을 많이 하다보면, 쉬고 싶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오롯이 나만의 휴식을 취합니다. 단 10분이라도 말이지요. 그러고나면 다시금 에너지가 충전됩니다. 충분한 쉼과 휴식, 여유와 비움이 이루어질 때 나만의 에너지, 활력이 생겨납니다. 책방에 찾아오는 손님들을 대하고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서로의 안부를 물어봅니다. 오늘은 어떤 손님이 올까? 기대감을 가지고 책방 문을 엽니다.


오늘도 책방 문 열었습니다.



p.s. 연재의 끝을 알리며

그동안 <언젠가 한 번은 창업> 연재글을 기다려주시고 좋아요 눌러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브런치를 시작한 지 4~5년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4권의 책을 펴냈습니다. 브런치가 없었다면 이렇게 재미나게 글을 계속 써올 수 있었는지 저도 궁금합니다. 구독자님들이 한 분 한 분 늘어갈 때마다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참 기쁜 마음으로 글을 적었던 것 같습니다.

김포 구래역 2번 출구에 위치한 <최고그림책방> 저의 책방에 오시면 간단하게나마 창업에 관한 조언이나 나름의 방법, 모임꾸리기 등을 알려드릴 수 있을 것 같니다. 연재글을 봐주시고 많이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젠가 한 번은 창업> 책이 출간될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최고그림책방 많이 사랑해 주시고 관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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