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표현하기
사람마다 생각의 구조가 다르고, 세상을 사는 방법이 천차만별이다. 단 한 사람도 같은 상황에서 똑같이 반응하지 않는다.
100m 달리기를 한다고 치자.
출발점이 같고 목표가 같을지라도 신체적 특성이 다르고, 훈련방법이 다르고, 마음자세가 다르다.
땅! 총소리가 들리기 직전의 반응과 총소리가 들린 후의 반응이 다르다. 발을 내딛는 포즈가 다르고, 바람을 가르는 팔 동작이 다르고, 보폭이 다르다.
더 세밀히 들어가면 바람의 저항에 따른 피부의 떨림이 다르고, 훅훅 내뿜는 호흡이 다르고, 쿵쿵 뛰는 심장박동이 다르다.
좀 더 깊이 들어가면 피와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 호르몬의 작용 등이 다르다.
그렇기에 상대를 아는 건 고사하고 나 자신조차도 어떤 상황에서 내 안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차리지 못한다.
사람은 복잡하면서도 단순한 존재다. 스스로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복잡한 내면세계를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해 단순하게 판단을 내려버린다. 일반화의 오류를 아주 쉽게 범한다.
인간의 뇌는 에너지 낭비를 막기 위해 왜곡에 적합하도록 설계되었다. 모든 일을 세세하게 기억한다면 신체 에너지에서 뇌가 쓰는 에너지에 전부 빼앗겨 신체활동이 힘들어질 것이다.
매 순간 우리는 왜곡을 겪는다. 매 순간 집중하지 않는다면 무엇을 했는지도 모른 채 지나버리고 말 것이다.
그러나 매 순간 집중하기란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인간은 그럴 수 있는 신체조건을 갖고 있지 않다. 다만, 나의 필터가 무엇인지 알아서 부족한 부분을 계발하고 훈련한다면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
공황장애, 분노조절장애, 우울증 등 심리적 문제를 겪는 분들의 공통된 특징은 하나의 특정 감정에 익숙하다는 것이다.
진단을 받지 않았다고 해서 감정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건 아니다. 경직이라고 하는 건 생각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감정에도 경직이 나타난다.
어떤 사람은 기쁨과 즐거움만을 추구하고, 어떤 사람은 슬픔과 외로움이 편하다.
반복된 경험에 의해 익숙해진 감정은 다른 감정을 막는 방해꾼이다.
기쁘고 즐거운 상황이 오면 그대로 기쁨과 즐거운 표현을 하면 되는데 매칭 하지 못한다. 낯선 감정에 어색하고 불편하기 때문이다.
남들 다 웃을 때 혼자 웃지 못하는 사람 말이다. 그 상황에 집중하지 못하고 다른 생각에 빠져 있거나 입 크게 벌리고 웃어본 적이 없거나.
감정은 인간에게 주어진 선물이다. 대화, 목표, 선택, 인간관계... 인간의 삶은 감정에 달려 있지 생각에 달려 있지 않다.
예를 들면, '화'가 익숙한 감정이라고 했을 때.
그 화를 일으키는 트리거(Trigger)가 있다. 트리거를 건드리면 즉각 화를 낸다.
그런데 익숙지 않은 감정이 '기쁨'이라고 했을 때.
방방 뛸 듯이 기쁜 상황에서도 온갖 생각(기준/가치)이 개입된다.
'그 정도로 기쁜 일인가?'
'오버하는 거 아닌가?'
'조숙하지 못하게...'
'당연한 일에 뭘.'
그러는 사이, '기쁨'이란 감정은 차갑게 식어버린다.
'그 정도로 기쁜 일인가?'
'오버하는 거 아닌가?'
'조숙하지 못하게...'
'당연한 일에 뭘.'
이 생각들은 과연 내가 만든 게 맞는가?
상담했던 대다수의 분들이 심리적 문제를 겪는 부분이 바로 여기에 있다. 내가 만든 기준이나 가치가 아니라 가족 또는 남편/아내, 친구, 직장, 학교, 사회적 규범 등에 억지로 따라야 할 때. 내 삶에서 내가 주인이 아닌 타인이 주인이 될 때 가장 힘들어한다는 사실이다.
인간은 주체적인 삶을 살도록 만들어졌다. 함께 모여 각자의 삶을 사는 단체 속의 개인이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삶에서 주도권을 빼앗기고 정체성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갖는 심리적 고통은 개인과 단체, 인생의 전부를 무너뜨린다.
인생은 정체성을 찾는 과정이자 투쟁이다.
그 싸움에서 지지 않으면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살 수 있지만, 심리적 약세에 있는 사람은 싸울 힘조차 없다. 아예 의욕을 잃어버린다.
그런데 놀라운 건 지금 하고 있는 생각이 자신의 것이 아닌 타인의 것임을 모르고 산다는 것이다.
타인의 생각과 나의 생각을 동일시해버려서 혼동 속에 있으며, 그로 인해 반복적으로 감정을 방치하거나 조절하지 못하고 순간적으로 표출해버리고 만다.
심리상담과 NLP 훈련은 클라이언트의 정체성을 찾아주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마디로 내가 누구인지를 알게 해주는 작업이다.
자신이 몰랐던, 또는 잃어버렸던 모습을 발견하는 순간의 놀라움과 기쁨은 그 어떤 것에도 비할 바가 못된다. 자신을 아는 순간 나아갈 방향과 목표가 생기고 의욕이 생긴다. 작은 성취감을 맛보며 한 발 한 발 나아갈 때 더 큰 자원과 활력을 얻는다. 그렇게 삶도 변한다.
익숙한 감정 & 익숙하지 않은 감정 찾기
1. 기쁨, 슬픔, 외로움, 분노, 혐오 등 각각의 감정을 표현한다.
2. 각 감정을 표현할 때 어떤 느낌이 드는가?
3. 가장 자연스러운 표현은 무엇인가?
4. 가장 자연스럽지 못하거나 불편한 감정은 무엇인가?
5. 평소 나는 어떤 감정을 자주 느끼는가?
6. 어떤 상황에서 그런 감정을 느끼는가?
7. 피드백
- 새롭게 발견한 것, 또는 깨달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