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치면 하고, 닥치고 하는 것

신념 변화

by 날자 이조영
사전적 의미
실천 : 목표를 실행함


종착역까지 가려면 거쳐야 할 정류장



트레이너 훈련을 시작했을 때 뭔가 계속할 일이 생겼고, 나는 그 일들을 정신없이 하느라 바빴다. 금요일에 프로젝트 두 개를 준비해야 했고, 글쓰기 런칭 영상 작업을 해야 했기에 힘에 부쳤다. 게다가 글쓰기 수업 과정 기획안이 아직 덜 된 상태라서 신경이 온통 거기에 가 있었다.


그러나 영상 작업을 하면서는 말이 입에 착착 붙지 않아 NG를 연발.

몇 번의 시도 끝에 결국 다음으로 미루고 집으로 돌아왔다. 프로젝트 준비를 해야 했기에 쉴 수도 없었다.

두 개의 메타포를 준비하느라 컴퓨터 앞에 앉아 급히 쓰고 있을 때였다. 카톡이 들어왔다.


'바쁜데 뭐야?'


코치님이 보낸 글쓰기 코칭 과정 리플릿이었다. 검토해서 수정할 부분을 피드백해달라는 거였다. 하필 지금!

일부러 의도하지 않고서야 이럴 순 없었다. 속으로 투덜대면서도 미루지 않고 그것부터 검토해서 보냈다. 그리고 다시 하던 일에 집중했다.


2주 후엔 코로나 2단계 격상으로 줌으로 훈련을 해야 했다. 6시간이 넘게 줌으로 하려니 너무너무 힘든데, 그다음 주엔 팀장까지 맡아서 해야 하는 상황. 목 상태는 점점 악화되는 데다 정말 죽을 맛이었다. 너무 일이 휘몰아치니 하느라 바빠서 목표도 잊었다.

목표와 실행의 경계가 사라진 느낌이랄까.



그냥 닥치면 하고, 닥치고 했다.



처음엔 '이걸 왜 해야 하지?' 생각이 앞섰다면, 나중엔 생각할 틈도 없이 하다 보니 어느 순간 목표에 도달해 있었다. 그 목표가 내가 원하든 아니든 상관없었다.

내가 원하는 큰 목표(변화와 성장) 안에서 생각지도 못한 작은 목표들(코치님이 만든)이 생겨났고, 그것 또한 (내게 꼭 필요한) 목표인 줄도 모른 채 몸으로 부대끼다 보니 어느덧 새로운 경험과 자원으로 쌓여갔다.


'바로 이거구나!'


그 과정을 통해 깊이 깨달았다. 내가 가고자 하는 종착역까지 가는 길에는 원치 않고 불필요하다 싶은 정류장도 거쳐야 한다는 것을. 때로는 내가 의식하지 못하거나 목표라고 취급도 안 하는 어떤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원하는 커다란 목표 안에 다양한 작은 목표들이 있고, 작은 목표들을 지나왔기에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이다.

아직도 종착역을 향해 끊임없이 정류장을 거친다. 너무 힘들고 고될 때도 있다. 그럼에도 실천하는 삶을 멈추고 싶지 않다. 그 과정에서 목표를 이루는 것 이상으로 얻는 게 크기 때문이다.



생각이 많을수록 실천은 더디다



과거의 나도 생각이 많아서 시작이 늘 늦었다. 생각을 빼고 일단 실천하면서 느낀 건, 생각하는데 에너지를 너무 많이 할애했다는 것이다. 시작도 하기 전에 지쳐버리는 습관이 만들어지면 다음에 뭔가를 할 때 주저하게 되고, 더 많은 에너지를 쓴다. 정작 실천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하니 들인 에너지에 비해 결과는 초라할 수밖에 없다.

이런 패턴은 삶에 전반적으로 깔려 있다.


굳어진 패턴을 깨는 방법은 생각에 쓰는 에너지를 실행할 때 쓰는 것이다.


우리는 계속해서 무언가를 하고 있다. 뚜렷한 목표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그러나 의도치 않은 언행은 없다고 하듯이, 우리 내면의 저변에는 나를 움직이게 하는 동력이 작동한다. 그게 목표이든 동기부여든 감정이든 간에 정말 잘못된 것이 아니라면, 갖가지 이유와 핑계가 떠올라 나의 발목을 잡기 전에 한 발 떼는 것부터 해보기를 권한다.


입 닥치고 일단 해보니 파도에 밀려 해변가에 더 빨리 도달할 수 있었다.

실천의 힘은 그만큼 강하다.

첫 발을 떼기가 어렵지, 한 발 한 발 떼다가 어느 순간 달리게 되고, 잘 달리게 될 즈음이면 신기하게도 더 빨리 갈 수 있는 도구가 생긴다. 뒤에서 밀어주는 바람일 수도 있고, 내 손을 잡아주는 사람일 수도 있다. 더 나아가 자전거, 자동차, 비행기일 수도 있다.

그것을 능력이라고 해도 좋고 행운이라고 해도 좋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작은 거라도 해버릇해야 능력과 행운도 생긴다.



실천에 대한 경험이 바뀌니, 개념도 바뀐다



나의 사전적 의미
실천 : 닥치면 하고, 닥치고 하는 것


이전의 나는 생각하고 재고 고민하느라 시간과 에너지를 허비했던 사람이라면, 지금은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경험해 봄으로써 나만의 이론을 만들어간다.

한마디로 경험과 생각의 순서가 바뀌었다.


실천이라고 하면 뭔가 대단한 목표를 떠올리지만, 매일 우리의 삶 자체가 목표이고 실천이다. 매 순간의 경험이 곧 목표이자 실천인 셈이다.


목표와 실천에 대해 고민 한 번 안 해본 사람이 있을까?

나 또한 늘 고민이었다.

그런데 목표도 잊고 실행하고 있는 내 모습만 보였던 그 순간의 느낌 덕분에 실천에 대한 개념이 업그레이드되었다.


앞으로도 나의 인생은 고정관념으로 굳어져 있는 개념들을 하나씩 바꿔가는 과정일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사전이 있어야 한다던 어느 작가님의 말씀이 깊이 공감된다.



신념 변화

1. 바꾸기 힘든 신념은 무엇인가?
- 구체적인 상황을 이야기한다.
2. 어떻게 바꾸고 싶은가?
- 바뀐 상황을 구체적으로 상상한다.
3. 그 신념을 바꾸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가?
4. 신념을 바꾸는 데 걸림돌이 되는 건 무엇인가?
5. 신념을 바꾸는 데 필요한 자원은 무엇인가?
6. 걸림돌을 제거한다.
- 지금 기분이 어떤가?
7. 다시 1번 상황을 떠올린다.
- 지금 기분이 어떤가?
8. 원하던 대로 신념이 바뀌었는지 확인한다.
9. 피드백
- 새롭게 발견한 것 또는 깨달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