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날자 이조영 Feb 01. 2023

나를 힐링하게 만드는 것들

오늘 하루

스팸 김치찜


오늘은 강아지 미용이 예약되어 있어서 오전 10시까지 강아지 미용실에 데려다주었다. 강아지 유치원과 겸해서 하는 곳이라 미용이 끝난 뒤 놀게 두고는 오후 늦게까지 드라마 업무가 있어 바빴다.


계속 굶고 있다가 끝나자마자 잠시 소파에 앉아 한숨 돌린 뒤 저녁 준비를 했다. 장을 봐둔 게 없어 집에 있는 김장김치와 스팸으로 김치찜을 했다. 스팸으로 해본 적은 처음인데 생각보다 맛있다. 새로 한 밥에 스팸 김치찜으로 고픈 배를 달래고 났더니 살 것 같다.


김치찜은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라 가끔 엄청 당길 때가 있다. 갑자기 당길 때 고기가 없다면 편의점에서 간단히 스팸 하나 사다가 해 먹어도 좋을 듯. 떠먹는 햄을 써도 맛있다는데 이것도 괜찮았다.

다른 반찬 없어도 먹고 싶은 음식 하나면 힐링~!


보기엔 이래도 맛있어요~ ㅎㅎ


강아지 미용


5시 반에 강아지를 데리러 갔더니 밤톨 같은 우리 두부가 반겨준다. 유치원에 데리러 갈 때마다 몇 년 만에 만난 것처럼 반기는데 오늘은 어깨가 아닌 머리 위까지 올라가서 원장님이 다시 내려줘야 했다.

집에 와서도 텐션이 떨어지지 않아 조끼 입히는 것도 침대로 유인해서 입혀야 했다. 거실에선 도망 다녀서 잡질 못한다는.


두부가 털 빗기는 걸 너무 싫어해서 털이 엉켜 늘 이렇게 잘라준다. 비숑 프리제인데 헬멧 두상은 할 수도 없다.

귀에 있는 털도 죄다 깎아서 수제비귀가 되었다.

이럴 때 발톱으로 귀를 긁으면 피가 날 수도 있다며 넥카라를 하라고 했다. 그러나 유치원에서도 그렇고 집에 와서도 귀를 긁지 않아 넥카라는 하지 않았다.

귀가 팔랑거리는 게 잘 보여서 너무 귀엽다.



밥도 먹고 강아지도 데려왔더니 잠이 쏟아진다. 어제 잠이 오지 않아 새벽 4시에 자서 4시간 자고 일어났더니 너무 피곤했다. 웬만해서 낮잠도 안 자는데 두부랑 침대에 누워 잠이 들었다.

낑낑대기에 눈을 뜨니 1시간을 잤다. 강아지 밥 줄 시간이다.

밥 소리는 기가 막히게 알아들어서 밥 먹자 소리에 후다닥 거실로 뛰어나간다.

맛있게 냠냠 다 먹고는 내게 와 눈이 반짝반짝.

강아지는 보고만 있어도 힐링이 된다.


독서


오늘은 다른 일로 바빠 소설도 못 썼네. 그래도 나와 약속했던 독서는 빼먹지 말아야지.

책장에 사두고 안 보았던 책들이 있어 뭘 볼까 뒤적거렸다.

'공중그네'가 눈에 띈다. 저자가 오쿠다 히데오인데, 2004년에 이 작품으로 제131회 나오키상을 수상했다.

2021년에 178쇄를 발행했다니, 지금은 더 했겠군.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많았던 작품이라 궁금해서 사놓고는 읽지 못했다.


오랜만에 스탠드 켜고 책을 펴든다. 내가 좋아하는 양장본이라 고급스러운 게 마음에 든다. 하얀 겉지를 벗겨내면 빨간색 책 표지가 나온다. 종이의 질감이 좋아서 살짝 가슴이 설렌다. 종이의 질감 때문에 자꾸 책을 사게 되는 듯.

첫 장부터 차근차근 읽어 내려간다. 강아지는 옆에서 자고 있고, 고요한 방에 책장 넘기는 소리만 간간이 들린다.

세상의 소음 속에서 피로하던 하루를 보내고, 이제 소음이 사라진 차분한 분위기가 힐링이 된다.

독서는 독서 자체만으로 힐링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새벽 6시에 벨을 누르는 남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