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적인 경험의 연속
2026.02.26
오전 7시, 블랜타이어로 직행하는 national bus에 올라탔다. 약 5시간 동안 총 3번 정차했는데, 들리는 곳마다 독특한 분위기를 풍겼다. 무엇보다 홀로 타국에서 버스를 타고, 외국인들과 뒤섞여 있다는 것 자체가 설레는 경험이었다. 창밖으로 지나쳐가는 풍경들에 한참을 빠져있었다. 그 어느 대륙도 아닌, 아프리카에서만 느낄 수 있을 듯한 다양한 분위기의 조합과 독특한 거리의 색채감이 발원지 모를 향수를 자극했다. 하지만 이색적인 경험이 주는 설렘에도 유효기한은 있었고, 대화 상대가 없으니 더욱 그러했다. 다행히도 버스에서 먹으려고 준비한 과자와 버스티켓 비용에 포함된 요깃거리가 있어 그나마 심심풀이가 됐다.
거의 5시간 동안 약 311km 정도를 달린 끝에 말라위의 상업도시인 블랜타이어에 도착했다. 확실히 말라위 치고 도시구나 싶었다. 번쩍번쩍한 건물들이 즐비한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말라위에선 상당히 발전된 도시인 것처럼 보였다. 특히나 kfc가 보여서 놀랐다.
12월부터 3월까지 말라위는 우기철인데, 정말 날씨가 특이하다. 몇 번을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는데 창밖으로 보이는 블랜타이어 시민들은 '그냥 젖자'라고 단념한 듯 보였다. 비 내리는 타국의 도시 그리고 그 거리를 거니는 사람들을 보는 건 즐거웠다.
블랜타이어 센터에 들어서자 환영식이 시작됐다. 이건 정말이지 내게 있어 너무 과분한 시간이었다. 현지 인들이 노래를 부르며 악수를 청하고, 가운데 나를 세워놓고 단체 사진을 찍었다. 한국에서는 항상 누군가를 환영해 주던 입장이었던 것 같은데 받는 사람이 되니, '아, 이거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되게 어렵구나' 싶었다. 그래도 살면서 이런 대우를 받아본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었다.
숙소에 들어가니 짙은 색채가 눈에 담겼다. 유리문을 통해 보이는 아프리카의 아름다운 풍경. 방과 바깥이 분리된 것이 아니라, 조화롭게 공간을 공유하고 있었다. 먼저 와있던 텐과 캣이라는 태국 친구들과 인사를 나눴다. 그들은 이미 현지인들과 잘 어울리고 있었고, 나 또한 금방 그들과 대화할 수 있었다. 물론 영어로 대화를 나누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그들은 내게 전혀 벽을 두지 않았다. 텐은 기타를 조금 칠 줄 아는데 나와 함께 풍경을 바라보며 노래를 할 때마다 행복해했다.
이곳에는 내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또 나에게 어떠한 허물이 있는지 아는 사람이 없다. 새로운 시작이다. 열악한 환경인 것은 맞지만, 이곳의 사람들은 확실히 순수하다. 그들의 삶은 행복해 보이고, 나 또한 그런 삶을 가감 없이 경험해보고 싶다. 그리고 나는 현재 그들의 생활 속에 차근차근 섞여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