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에게 선택을 양보하는 경향이 있다.
뚜렷한 가치판단의 기준도 없을뿐더러,
낙관주의, 운명론,
또는 '남들의 선택도 한 번 경험해보지'
따위의 이유들로
나서서 선택하기를 항상 미뤄왔다
때로는 이런 내가 만족스럽기도 했다.
자기주장이 단단한 사람들 앞에서,
항상 물처럼 흐를 수 있다고 생각했고
남들과의 마찰로 스트레스받는 모습을 보면서,
난 그런 거 잘 모르겠다고 으슥 대기도 했다.
그럼에도 지겹게 다가오는
무수한 선택들
이게 가시가 될 줄이야.
단순히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일들에서 벗어나
많은 책임이 따르는 결정 앞에서
나만의 기준을 갖다 대지 못하고
어찌할 줄 모를 때가 많아진다.
자신만의 확고한 가치관으로
삶의 최고 결정권자가 되어 있는 모습이
참말로 멋져 보인다.
그런데
참 웃기지만 변하기도 싫다.
이게 나인데, 바꿀 수 없을지도.
내 성향 어떻게 바꾸지, 이거 말고
내 성향으로 어떻게 살아갈 지에 더 마음을 두고 싶다.
이렇게 사는 내 모습에서 행복을 느꼈고
이런 삶을 오래오래 추구하고 싶었다.
뭐 진짜 아닌 것 같으면.. 어쩔 수 없지
세상사에 이런 일이 한두 개일까
내가 좋아했던 나의 모습들마저도
불안한 감정들을 가지고
단점으로 색칠해버리는 이 시간이 밉긴 하다.
강해지는 시간이기를
사람들 발길 따라 들어간,
맛없는 식당에서 밥을 먹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