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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형 May 26. 2024

(시)  밥이 늙어갔다

우듬지 바람도

  밥이 늙어갔

- 우듬지 바람도 -


마음이 마르면서

밥은 늙어갔다

윤기를 잃은 건

 아니라

혼자된 시간도였


이팝이 아무리

고봉으로 피어도

밥그릇은 비어갔다


비어 가는 그릇엔

마를 대로 마른

꾸덕해진 마음이

밥풀을 밀어냈다


밥이 의무가 되면

맛을 잃듯

마음이 의무가 되면

늙어버린다는 것을


절망을 모르는 산도

그림자를 잃으면

산발치 연한 흙바람에도

눈을 감는다는 것을

보고서야 알았다


의무를 지우려는 산의

몸부림을 빈 마음에

담으려 해보지만

희망의 우듬지에서

분 바람도 시간을 달래지는

못 했다 밥은 그렇게

더 늙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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