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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강 모롱이

구곡간장

by 이주형

강 모롱이

- 구곡간장 -


지상에서 이륙하고서야

숨죽인 강의 숨자리를 보았다


강이 받아낸 그 수많은

이들의 눈물이 닿는 곳


강의 굽이진 모퉁이는

물음표를 느낌표로 만들었다


그 자리에서 눈물은

한을 풀고 강이 되었다

강은 그제야 숨을 쉬었다


기다리겠다는 약속은

거짓의 역사임을

온몸으로 증언하는

눈물의 막아섬에도

직진밖에 모르는 시간은

숨조차 직진으로 만들었다


시선이 밖으로 향하는 이의

마음에 올려진 직진의 숨은

화살이고 칼이었다


하늘에 서고서야 상처뿐인

눈물의 전신을 보았다


또 직진하려는

내 시간을 붙잡고

강이 큰 굽이를 지으며

숨자리를 만들었다


길 잃은 숨이

강을 따라 흐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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