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루는 쉽게 무너진다. 계획은 12시를 넘기지 못하고, 집중은 문장 하나를 채 넘기지 못한다. 전혀 새롭지 못한 하루에 자책하기도 한다. 매일은 더 쉽게 흔들린다. 1년간 매일 이어오던 독서와 글쓰기도 늦잠 하루면 끊어졌다. 브런치 북을 처음 계획할 때는 완성된 한 권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그러나 중단은 계획보다 빠르다. 나의 ADHD는 이런 식이다. 매일이 도전이고, 오늘도 이어가지 못한다.
의지가 부족한 것일까, 노력이 부족한 것일까? 실패로 쌓인 동산은 다시 발 딛는 것조차 망설이게 만든다. 그럼에도 '매일 연재'를 다시 도전한다. 흘러가는 하루의 조각을 조금 붙잡아보기로 한다. 완벽한 루틴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오늘의 결심을 내일까지 이어가기 위해 단 하루만 더 글을 써보기로 한다. 그 이상 이어가지 못할 것이라는 의심을 품고서.
나는 줄곧 현실을 떠나가곤 한다. 집중은 사방으로 흩어지고, 생각은 엉뚱하게 튀어오른다. 어제는 오늘을 설명하지 못하고, 지금까지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다른 사람이 된다. 이러한 불연속성을 누군가는 산만하다고 칭하지만 나는 상상이라 부른다. 상상은 나의 작업실이다. 그 안은 자유롭고, 솔직하다. 상상혁은 현실로 돌아오지 않은 나의 이름이다. 스스로도 내가 누군지 모를 때가 있다. 그래서 글을 쓴다.
이 글이 자주 쓰고, 읽는 작은 의식이 되었으면 한다. 이 의미없어 보이는 글도, 누군가의 작은 머뭇거림을 열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문장은 마음 속의 독을 조금 해독할지도 모른다. 글이란 늘 의도에 비껴 닿는다. 그래서 나는 조용히 희망을 품는다. 내가 기대하지 않은 문장 하나가, 세상에 닿을 수 있다는 사소한 희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