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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파 Mar 22. 2024

│마음│불안은 늘 우리 주위를 맴돈다

                                                                                             “대체로 불안이란 자신을 믿지 못하고

                                                                                        중심이 흔들리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 말콤 포브스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면 불안이 우리 곁을 맴돈다. 오늘 하루가 괜찮을지, 모든 일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지하철을 탈 때도, 회사에 출근할 때도, 친구를 만날 때도 불안은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이 불안의 뿌리는 복잡다단해진 현대사회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급격히 변화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항상 뒤처질 것 같은 두려움을 느낀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도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과도한 경쟁과 성과 중심주의에 내몰리기도 한다. SNS로 서로 연결되어 있지만, 오히려 더 고립되는 것만 같다. 세상에 혼자라는 외로움, 타인의 시선에 얽매이는 자의식, 자신에 대한 회의 등 불안의 씨앗은 여기저기 퍼져 있다.

     

이렇듯 불안은 우리 삶의 일부이자 필수 요소이다. 숨 쉬듯 불안 또한 자연스러운 삶의 주기일 수 있다. 문제는 그 정도가 지나치면 건강에 해를 끼치고 일상이 힘들어진다는 점이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세상에 내던져졌고, 삶의 여정은 순탄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불안을 완전히 제거하려 하기보다 포용하고 그 본질을 들여다보는 것이 중요하다. 불안을 부정하거나 회피하면 오히려 불안은 더욱 커진다. 불안의 뿌리는 마음 깊은 곳에서 자라나는 법이다. 그것은 인생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물음에서 비롯된다. 왜 살아가는가? 인생의 진정한 목적은 무엇인가? 진정한 성공과 행복은 어디에 있는가? 이런 근원적 질문에서 불안이 싹튼다.

     

따라서 불안을 외면하거나 도피하기보다는 정면으로 마주해야 한다. 불안의 뿌리를 곰곰이 생각하고 자신만의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자신의 가치를 믿고, 주변인과 유대감을 나누며, 균형 잡힌 삶을 유지하는 것이 불안을 해소하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 불안과 상호작용을 하며 삶의 의미를 발견해 나가다 보면, 결국 불안을 훌륭한 동반자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불안은 피할 수 없는 인생의 동반자이다. 그것을 두려워하거나 외면하기보다 오랜 친구처럼 품에 안고 함께 성장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불안 없이는 우리 삶을 제대로 들여다보기 힘들다. 현대사회에서 불안을 피하기보다는, 그 속에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한다면, 불안이라는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삶을 더욱 풍요롭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왜 불안한가

     

우리는 종종 자신을 둘러싼 세상에 대해 의문을 품고 불안감을 느낀다. ‘나는 왜 불안한가?’라는 질문은 우리 삶에 깔린 갈등과 혼란을 상징한다. 이 불안의 근원을 찾는 데 하이데거의 철학적 관점이 도움이 될 것이다.

   

하이데거는 불안의 근원을 자아의 존재에서 찾았다. 그는 ‘존재’라는 개념을 중시하며, 인간의 근본적인 존재 경험에 주목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나는 누구인가?’, ‘왜 여기 있는가?’라는 의문에 시달리며, 그로 인해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불안은 또한 우리의 자유로운 선택과 책임에서 비롯된다. 하이데거는 인간이 본래 자유로운 존재이기에 자신의 선택과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된다고 보았다. 그러나 자유로운 선택에는 항상 불안이 따르기 마련이다. 인간의 자유가 선택의 폭을 넓히는 만큼, 자신의 선택이 과연 옳은지에 대한 불안 또한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선택의 부담과 올바른 방향에 대한 의문이 인간의 불안을 자극하는 것이다.

     

또한, 사회적 기대와 외부의 평가도 불안을 증폭시킨다. 현대사회에서 성공과 성취에 대한 압박이 높아지면서, 많은 사람이 외부의 인정을 갈망하고 그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을 느낀다.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 영향을 받아 자신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안을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하이데거 철학은 불안을 부정적 감정으로만 보지 않는다. 하이데거에 따르면, 불안은 자신의 존재를 돌아보고 진정한 삶을 추구하도록 이끄는 긍정적인 의미를 지닌다. ‘존재로의 회귀’를 통해 불안을 극복하고, 죽음에 대한 성찰, ‘존재의 언어’ 사용, 공동체와의 관계 형성 등을 통해 우리는 진정한 자유와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다. 이처럼 하이데거 철학은 불안의 시대를 살아가는 데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이처럼 ‘나는 왜 불안한가?’라는 질문은 삶의 중요한 고민을 시작하는 물음이다. 하이데거의 시각에서 불안을 인간다운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성장할 수 있다. 불안은 우리의 인간성을 형성하고 더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보물이다. 그러므로 두려움 없이 불안에 관한 질문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존재를 탐색하며 더 나은 내일을 향해 나아가자.

     

죽음으로 미리 달려가 보라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불안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가장 근원적인 것은 언젠가 인간이 맞이하게 될 죽음에 있다. 그러나 우리는 자신도 결국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애써 외면한다. 그래서 불안이 그림자처럼 다가와도 그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고통 속에서 몸부림친다.

     

하이데거는 이러한 불안을 죽음이라는 가능성이 근원적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해석한다. 이는 삶의 깊이와 진정한 의미를 찾기 위해 본질에 직면하는 과정이다. 우리는 종종 삶의 불안과 불확실성을 마주하면서 그 원인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하이데거는 이처럼 불안의 근원을 본질에 직면하는 과정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피할 수 없는 죽음의 현실을 받아들이고 이를 통해 존재의 참된 의미를 깨달을 수 있다는 것이다.

   

죽음은 삶의 종말을 상기시킬 뿐 아니라 우리 존재와 삶의 의미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죽음이 언젠가 찾아온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우리는 더 의미 있는 삶을 살고자 한다. 이러한 죽음의 자각은 삶의 소중함과 유한함을 일깨워 주고, 현재의 순간을 더욱 귀중하게 느끼게 한다. 하이데거는 죽음을 통해 우리의 실존이 드러나고 본질이 나타난다고 보았다. 죽음이라는 피할 수 없는 현실에 직면하면서 삶에 대한 참된 관점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자신의 가치와 목표를 재평가하고 더욱 의미 있는 삶을 선택할 수 있다.

     

하이데거는 죽음이 삶을 선구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죽음이라는 불가피한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삶을 더욱 철저히 살아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죽음을 선구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무엇이 진정으로 중요한지 깨닫고, 삶의 소중함에 감사할 수 있다. 또한, 죽음의 인식을 통해 자신과 세계를 더 깊이 이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죽음의 의미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일은 쉽지 않다. 하이데거는 이를 위해 용기를 내어 죽음과 직면해야 한다고 말한다. 죽음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을 극복하고 죽음을 선구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하이데거의 ‘죽음으로의 선구’는 불안과 고통을 극복하고 삶의 의미를 찾는 과정에서 지혜를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죽음을 두려워하기보다는 ‘죽음의 선구’를 통해 우리의 삶을 더 깊이 있게 살아가야 한다. 죽음은 우리에게 삶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게 해주고, 의미 있는 삶으로 이끄는 소중한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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