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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감성 Mar 27. 2024

그대라는 마음속의  꽃

봄 편지


어제 봄비 내리는 길을 걷었습니다. 빗속에서 당신은 분명 그 봄 위에 있었습니다. 


다시 와주었군요.  잘 지내고 있나요??










  3월의 마지막쯤이 되어서야  따뜻한 날을 맞이했습니다. 사람들이 저마다 봄을 맞이하느라 분주한 것 같습니다. 봄에 태어난 저로서는 봄이 되면 항상 기쁘고, 에너지 넘치는 사람이었습니다. 당신과 마지막 봄을 보내기 전까지 말이지요. 그날의 당신은 누구보다 건강한 모습이었습니다.




  말없이 같은 길을 반복해서 걸어도 지루하지 않았고, 했던 이야기를 아무리 반복해도 질리지 않았습니다. 당신과 함께 하는 매일매일, 내 마음속 어떠한 것이 새싹처럼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당신이 말없이 쓰러지기 전까지는 말이지요. 의사는 일주일을 못 버틸 거라는 말을 했습니다. 믿기지 않았습니다. 이런 건 드라마 속에서 나 있는 일인 줄 알았습니다. 




 그대가 떠나던 날 나는 울었습니다. 아파서 운 것도 고작 몇 분 울다 보면 다시금 진정되어 울음을 그쳤는데, 이번은 달랐습니다. 아무리 울어도 흐르는 눈물은 멈추는 법을 잊은 듯 보였습니다. 봄이 되면 잊혔던 당신을 불러오는 것들 때문에 다시 눈물이 많아집니다. 어릴 때 곧잘 운다고 울보라 불렸는데, 그대가 떠난 후로는 다시 울보가 되었습니다. 




  당신 없이 홀로 걷는 길, 이곳저곳 낮은 곳에는 자그마한 꽃들이 자신의 빛을 뽐내듯 반짝거리고 있습니다. 분명 당신 눈에도 이쁘게 담았을 겁니다. 사진도 찍어달라 했을 겁니다. 잘 못 찍으면 다시 찍으라 했을 겁니다. 당신 덕에 배운 이쁘게 찍은 사진을 보여줄 사람이 없어 심심할 뿐입니다.  





만남이 이별의 시작일지라도 오늘만큼은 당신이 보고 싶은 좋은 봄날입니다.



                    



                                                                                                                                                         2024.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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