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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감성 Apr 10. 2024

BUS

버스 안에서



Introduction.


 한동안 같은 버스 바로 옆자리에서 말없이 핸드폰만 만지작거리며 갔다. 그저 옆 상대가 무얼 보나 아주 잠깐 힐끔 정도로 쳐다볼 뿐 말을 잊었다.


그러다 내가 물었다.

 

“책 읽고 있던데 책 읽는 거 좋아해요??”


그렇게 우리의 만남은 시작되었다.


  나중에는 이렇게 시작하는 글로 소설을 쓰고 싶다. 우연한 만남에서 시작해 인연이 되어가는 삶에서 여러 가지 의미를 그려내는 이야기를. 앞의 상상은 잠시 뒤로하고 최근 내가 출퇴근을 하면서 버스 안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해 글을 써볼까 한다.



Episode. 1


   일을 마치고 퇴근길에 버스를 타면 언제나 음악을 들으며 지친 하루의 일과를 위로받는다. 매번 어떤 음악을 들으면서 갈까 하는 고민을 조금 해보지만 아직까지 재즈만큼 내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음악은 없는 것 같다.  

 

 조용한 재즈가 두 곡 정도가 지날 때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핸드폰에서 잠시 눈을 떼고 앞을 바라본 보니 단아한 뒷모습의 한 여인이 내 앞에 앉아 있었다. 그 뒷모습이 어찌나 이쁘던지 몇 번이고 쳐다보게 되었다.


  듣고 있던 재즈는 새까맣게 잊어버리고, 새까만 머리 곁을 가진 그녀는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했다. 대부분의 남자들이 그렇겠지만 앞모습 또한 기대를 했었다. 잠시 뒤 내린 그녀는 단아한 뒷모습처럼 앞모습 또한 단아하게 이쁜 사람이었다. 얼마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참한 사람을 보게 된  그 순간이 좋았다.  


 “어떤 스타일 좋아하세요?”


 “이상형이 어떻게 되세요?”


라고 누군가 내게 묻는다면, 오늘부터 나는 단아한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





Episode. 2


  지하철에서는 간간이 책을 읽는 사람을 만난다. 버스 안에서 책을 읽는 사람을 실로 오랜만에 만나게 되었다. 내 옆에 앉은 그녀는 앉는 순간부터 책을 꺼내 들더니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책에서 한순간도 눈을 떼지 않고 읽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반해 나 또한 보던 핸드폰을 잠시 내려두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내가 읽는 책은 데일 카네기의 책인데 읽는 와중에 힐끔힐끔 쳐다보았는데 책 읽는 사람의 옆모습은 누구 할 것 없이 이쁘다. 그녀의 옆모습을 보면서 은 대체 어떤 책이길래 저렇게 집중하며 읽을까 하는 궁금증 들었다. 무슨 책을 읽고 있는지, 어떤한 책을 주로 읽는지 그리고 어떠한 삶을 살고 있는지 참 궁금하다. 나와 같은 정류장에서 내린 그녀는 나와는 반대 방향으로 향하였다.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몰라도 나는 책을 읽는 사람을 보면 호기심과 호감이 생긴다. 책을 읽는 모습 자체가 이쁘고 멋져 보여서 그리고 내가 가지지 못한 부분을 가지고 있어 끌리는 게 아닌가 싶다. 이런 상상을 해봤다. 내 연인과 같은 책에 대해서 서로 다른 관점의 이야기를 주고받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내 이상과 같기도 하지만 분명 어딘가에는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단아하면서도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다.

 


Conclusion


 예전에는 주로 자가용으로 출퇴근을 하여서 이와 같은 사람들을 못 만났지만, 출퇴근을 3개월 정도 해보니 참 다양한 사람들이 한공간에서 모여 다시 흩어지고 다시 모이고 하는 모습이 신기하다.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이란 게 이런 건가 싶기도 하고, 매번 같은 버스와 같은 지하철을 이용하지만 단 한 번도 같은 사람을 마주한 적이 없는 것 같다. 또 그런 게 삶 아닌가 싶다.


당신의 삶 한 모퉁이는  어떠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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