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호는 은지를 만나러 가기 위해 서둘러 집을 나선다. 은지가 보인다.
“은지야”
승호의 목소리에 은지는 뒤돌아 보며 환한 미소를 짓는다.
“은지야, 오늘은 산에 가자.”
승호와 은지는 술래잡기를 하며 시골길을 뛰어간다. 바람이 불어와 승호와 은지를 간지럽힌다. 둘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빨간색 샐비어가 보인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달려가 꽃을 따 쪽쪽 빨아먹는다. 달콤함이 입안 가득 퍼진다. 샐비어를 똑 떼어 손에 들고 산으로 올라갔다. 얼마쯤 올라갔을까. 승호의 목소리가 들린다.
“은지야, 찾았다.”
은지는 승호가 있는 곳으로 서둘러 뛰어갔다. 진한 빨간색의 산딸기들이 한가득이다. 승호가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냈다. 검은색 비닐이다. 은지가 활짝 웃는다.
“언제 챙겼어?”
“산에 가려고 챙겼지. 지금부터 산딸기 많이 따기 시합하는 거다. 진 사람이 이긴 사람 소원 들어주기.”
은지가 고개를 끄덕인다. 승호의 시작 소리에 맞춰 둘은 산딸기를 따기 시작했다. 얼마나 땄을까. 승호가 소리를 지른다.
“다 땄다.”
은지가 뽀로통한 표정을 짓는다. 승호는 시합에 이겨 신나 어쩔 줄 몰라 한다.
“무슨 소원 빌건대?”
“비밀.”
“오늘 쓸 거야?”
“아니 나중에 내가 쓰고 싶을 때 말할 거야.”
“치.”
둘은 산딸기를 가득 따서 집으로 돌아왔다.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일찍 일을 마치고 돌아와 계셨다.
“어딜 다녀오니?”
“승호와 산에 갔다가 산딸기 엄청 많이 땄어요.”
할머니가 다가와 비닐봉지 안을 들여다본다.
“너무 많아서 쨈 만들어야겠다.”
“쨈이요? 그럼 읍내서 빵 사다 주실 거예요?”
“그래야 되지 싶다. 너무 많아서 한꺼번에 다 먹을 수 없을 것 같아.”
승호와 은지가 서로 눈을 맞추면 행복해한다. 할머니는 눈깔사탕도 잘 사다 주지 않으시는 분인데 식빵을 사주신다니 오늘은 분명 좋은 일이 있나 보다.
할아버지가 다가와 딸기를 만지며 말씀하신다.
“산딸기는 항암 효과가 있어서 암 예방에도 좋고, 사포닌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어 감기, 폐렴, 기침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단다. 여자들 월경 불순에도 좋단다. 또 비타민과 유기산이 풍부하고. 신장과 간을 보호하고 피부 미용 및 폐 질환에도 좋단다.”
“할아버지는 모르는 게 없는 척척박사세요.”
은지가 뿌듯한 표정을 짓는다. 승호는 은지를 보며 생각한다. ‘나도 할아버지처럼 아는 게 많은 어른이 돼야지.’ 은지가 승호 어깨를 친다. 승호는 깜짝 놀라 은지를 본다. 은지의 손에는 깨끗이 씻은 산딸기가 들려 있다.
“승호야 먹어봐.”
승호는 산딸기를 먹으며 엄지손가락을 위로 치켜든다.
할아버지, 할머니도 맛을 본다. 달다. 진짜 달다. 햇살이 비쳐 수돗가 주변이 반짝거린다. 승호와 은지, 할아버지, 할머니도 반짝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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