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마침 이 책이 있었다. 딸아이의 국어 교과서에서 우연히 본 책이 우리 집에 있는 게 반가워서 이 책을 독서모임 책으로 선정하게 되었다. 아래 활동은 2주간에 걸쳐 진행되었다.
- 1주차 -
[ 내용 ]
원칙주의자로 보이는 그레인저 선생님과 기발한 아이디어를 소유한 닉의 이야기이다. 닉이 우연히 '펜'을 '프린들'이라고 부르면서 벌어지게 되는 사건이다. 예기치 않게 기삿거리까지 되니 말이다. 이에 그레인저 선생님은 '프린들'이라는 말을 쓴 학생들에게 벌을 주었으나 닉과 친구들은 굴하지 않고 오히려 그 상황을 즐기는 모습까지 보인다. 융통성이 없어 보이기까지 하는 선생님에게 사실은 반전 포인트가 있었는데 마지막 부분에 선생님의 편지는 감동을 준다.
[ 도입 ] 신조어 퀴즈
[ 전개 ] 발제문
1. 왜 아이들은 서약서에 서명을 했을까?(63p)
- 프린들이란?
- 그레인저 선생님은 왜 아이들의 ‘재미’에 ‘선언하고 경고문을 붙여’ 놓았을까?
2. 교장 선생님이 닉의 집에 찾아오며 닉의 부모는 공방전을 벌인다. 또, 백 번 쓰기라는 벌칙을 받으면서도 아이들이 남아 즐거워한다. 공감이 되나? 프린들이란 단어는 대체 왜 널리 퍼졌을까? (82p)
3-1. 닉의 말(114p)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니?
"음, 재미있는 건요, 프린들이라는 말을 제가 만들긴 했지만 이제는 제 것이 아니란 사실이에요. 프린들은 이제 모든 사람들의 말이니까, 그것이 어떻게 될지도 모두 함께 생각해 볼 문제인 것 같아요."
3-2 '프린들'이 상품화되면서 닉의 아빠 친구는 그에 대한 수익을 닉의 아버지에게 주기로 계약한다. 이 수익이 닉(아버지)에게 가는 것이 정당한가?
4. “프린들이란 말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요. 어차피 ‘피나’라는 말도 누군가 만들어 낸 거 아니에요?”라는 말에 대해 공감하나요? 당신의 생각은?
[ 마무리 ] 나의 애장품에 이름(신조어) 만들기
도입으로 준비된 것은 다른 활동인데, 한 아이의 돌발 제안으로 도입은 '신조어 퀴즈'가 되었다.
그 친구는 많은 신조어를 알고 있었다. 특히 '유뷰트 신조어'라고 검색하면 나오는 신조어 맞히기를 재미있어 했다. 그러나, 미디어 매체를 가까이하지 않는 우리 집과 문화적 차이가 크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예정대로라면 '프린들 주세요'를 교과서에서 배우기 전에 활동이 끝났어야 했는데 (한 아이의) 사정상 오히려 늦게 했다. 교과서에 나온 책이라 반가웠다며 이 날의 모임은 시작되었다.
이야기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은, 프린들이라는 말이 이젠 모든 사람의 것이라는 의견과 처음 말을 만든 닉의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이제는 모든 사람의 것이기에 닉이 아니라 그 지역사회에 함께 나눠야한다는 것과 저작권이라는 것이 있으니 닉의 것이 맞는다는 의견이 있었다.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마무리 활동인 '신조어 만들기'를 했다.
- 2주차 -
토론 주제
1. 닉/ 그레인저 선생님의 행동이 잘못된 것일까?
2. 네가 닉이라면 프린들이라는 말을 계속 썼겠는가?
3. 네가 그레인저 선생님이었다면 어떻게 대처했을까?
4. 닉은 선생님이 하지 말라고 해도 계속하는데 이 행동은 과연 옳은 것인가?
5. 펜 대신 프린들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 찬성 vs 반대
Pixabay로부터 입수된 Foundry Co님의 이미지 입니다.
토론이다. 몇 가지 주제를 던져놓고 아이들이 선택한 하나의 주제는 <펜 대신 프린들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을 찬성하는가 반대하는가> 이다. 아이들끼리 이야기하게 하려 했으나, 한 편이 되기 원하기에 그레인저 선생님처럼 내가 악역, 그러니까 반대의 편에 서게 되었다. 아래의 내용으로 토론은 진행되었다.
찬성: 나쁜 말이 있을 경우 좋은 말로 바꾸는 것은 좋다.
반대: 좋다 나쁘다의 기준을 정하기 어렵지 않나?
찬성: 다르게 생각해 봐라, 우리가 조선시대의 말을 쓰고 있나?
반대: 단어에는 그 나라 고유의 문화와 정신이 깃들어 있다. 그 고유성이 사라지면 어떻게 하나?
아이들도 나름대로 자기의 주장을 펼치며 열심을 보였다.
그 밖에 이 논제에 대해 찬성하는 의견이다.
아이들의 상상력에 의한 것인데 왜 반대하나?/ 시대별로 사용하는 말이 달라진다. 신조어 사전을 따로 만들고 몇 년마다 업그레이드하자./ 신조어는 언젠간 잊힌다. 유행일 뿐이다. 반대할 이유가 없다.
이날의 결론이다. "신조어 사용은 고등학생 이하는 금지하고 그 이상은 허용하자."이다. 이유는 나쁜 말을 많이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아이가 신조어를 많이 알고 있기에 조금은 의외의 반응이라는 뜻을 내비쳤으나 2:1로 위와 같이 결론을 지었다. 신조어는 유행이고, 그들의 문화이고, 생각과 사고방식을 담았기에 결코 무시할 수는 없다. 어느정도는 수용해줘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결론이다.
이 책 한 권으로 재미난 토론까지 하고 즐거운 2주를 보냈다
라고 말을 하고 싶다.
사실은, 2주 차 토론이 썩 즐겁지는 않았다. 토론도 몇 가지 하고 싶었지만, 나는 육아맘이다. 방학에 원격수업에 세 아이가 동시에, 그리고 랜선 너머에 한 명이 있다. 나는 집중해서 즐겁게 하고 싶은데, 아이들 저마다 생각이 다르고 원하는 바가 다르다 보니 내 머리엔 먹구름이 끼었다. 첫째는 zoom 화면으로 장난치고, 둘째는 옆에서 기대고, 셋째는 엄마한테 따라오라며 버럭 화를 낸다. 분명 함께 하고 싶다고 말을 해서 같이 시작한 건데, 둘째와 셋째에게 영상을 보여줬어야 했나 하는 후회를 했다. 동생들만 그러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첫째 아이가, 독서모임을 좋아는 하면서 딴짓하고, 연필을 챙겨오라는데 챙기지 않는 모습이 참 화가 났다. 내가 화가 날 때의 스위치가 눌려버린 것이다. 다음엔 감정 스위치에 불이 켜지지 않도록 더 미리 챙겨오게 하고, 살살 달래야겠다.
물론, 토론 처음에는 신경전 하느라 하기 싫은 마음이 서로 있었으나 토론하며 그 내용에 빠져 점점 즐겁게 참여하고 마무리까지 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