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언어의지혜 이지혜 Apr 05. 2024

나는 내가 나인 게 좋다

내가 나의 부모 되기 프로젝트 

나는 참 오래 나를 싫어했다. 그리고 나를 책임져줄 사람들과 함께 하며 그런 사람들을 찾아 헤맸다. 그런 내가 아이 엄마가 되었고, 한 존재를 양육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이가 자라면서 내가 경험했던 그 시기의 상처들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나는 나를 돌보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 겨우 근근히 내 아이는 키우지만, 그 아이에게 책으로 지식으로 배운 사랑을 전하지만 반쪽짜리라는 생각은 지울 수가 없었다.


내가 나를 이토록 귀찮아 하고, 미워하고, 미루고, 내 삶을 돌볼 줄 모르는데, 그러고 싶어하지를 않는데, 아이가 무엇을 보고 배운단 말인가? 어불성설이었다.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일어나라고 나를 다그쳤다. 네가 얼마나 나쁜 짓을 하고 있는지 아는지, 네가 얼마나 무책임한 지 내 눈앞에 증거들을 들이 밀었다. 그럴수록 삶은 꼬여만 갔다. 그럴수록 문제는 악화되기만 했고, 어떻게 풀어가야 할 지 알 수 없었다. 


감사한 것은 내게 좋은 동료들이 있었고, 내가 상담을 전공했으며, 내 남편이 아이를 잘 케어해주고 있다는 것이었다. 나의 변화를 시도하는 데에 나는 몸살이 났다. 늘 누군가에게 의존적이었던 내가 나를 일으켜세우는 것은 쉽지 않았다. 


지금도 그런 면이 많다. 실수하고 후회하고 나를 자책한다. 그런데 이 글을 쓰는 이유가 있다. 나는 나의 이야기가 책으로 쓰여질 것을 믿는다. 나처럼 불안이 많고 관계 단절을 경험한 엄마들,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하고 누르고만 살았던 사람들, 의존적이었던 사람들 그 사람들이 읽고 다음을 갈 수 있도록 돕는 책. 이해할 없었던 인생에서 내가 나를 이해하고 이해할 없는 세상에 마음을 기쁘게 맡기는 책. 


그러면 따끈따끈할 때 기록을 해놔야 한다. 지금 내가 어떤지, 어떤 이야기를 써가고 있는지. 그래서 글을 남긴다. 죽도록 나를 증오하던 내가 나를 사랑하는 이야기. 내가 나를 기다려주고 사랑해주고 아껴주고 돌봐주고 나를 펼칠 수 있게 믿어주고 내가 나인 것이 그냥 좋은 그 삶을 만들어가는 이야기. 기대하시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