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스에세이
며칠째 비가 멈출 생각을 않습니다. 우산을 쓰면서도 젖는 바짓 단과 어깨를 보니, 다들 적당한 수준으로 비를 맞으며 살아가는 것 같기도 해요. "그럴 수 있지 뭐."라며 대수롭지 않게 말이지요.
당신은 인상을 찌푸릴 정도로 비 오는 날을 싫어했지만, 저는 내심 좋아했습니다. 크지도 않은 우산 안에 함께 들어가 우리 둘에게만 들릴 정도로 속삭이는 대화가 행복을 느끼게 했거든요. 심술궂은 마음으로 비가 그치지 않기를 바란 적도 있답니다.
일기예보는 들으셨나 모르겠습니다. 내일도 비가 온다고 하네요. 그 예상이 틀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우산을 가지고 갈게요. 비 오는 날에만 맡을 수 있는 잔잔한 흙 내음과 향긋한 풀 향기도 잔뜩 안고 갈게요.
#콜린스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