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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vera May 15. 2020

[임신 일지/#1] 기다림의 끝엔...?

두 줄을 확인하다.


그렇게 시작된 우리 부부의 아이 갖기 도전. 때를 잘 맞춰도 아이가 생길 확률이 생각보다 높지 않고 요즘엔 난임 부부도 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첫 달은 연습(?)이라는 생각으로  부담 없이 했다.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배란일을 아는 것이 도움이 되는데 배란일은 병원에서 받아오거나 배란일 테스트기, 기초체온 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나는 아직 그 정도의 정성을 들일 생각은 없었기에 그동안 사용해온 생리 어플의 배란일 날짜를 기준으로 기로 했. 어플의 날짜와 실제 배란일의 차이가 크다는 글들도 봤지만 첫 시도인 만큼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임신을 결심하고 인터넷에서 관련 글들을 찾아보면서 본인의 일상생활이 제대로   정도로 임신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중에는 오랜 기간 난임인 분들도 있었지   차례의 시도에도 좌절하시는 분들도 있었. 전에는  그렇게 조바심을 내는지 이해하지 못했는데 막상 내가 기다리는 입장이 되니 그 마음을 조금은   같았다. 즉석복권 긁듯이 성공 여부를 바로  수도 없고 아무리 최신 의학에 의존한다 해도 그것은 확률을 높여줄  확답을 주지는 않는.  년에  12번의 기회가 주어지는데 생각해보면 그리 많은 횟수도 아니다. 게다가 다소 늦은 나이에 준비를 시작할 경우 신체 나이를 무시할  없으니 더욱 조바심이 날 수밖에 없다.

 역시 하루하루 어찌나 시간이 안 가던지- 온통 궁금하고 답답한 마음이었다. 소용없는 것을 알면서도 자꾸 마음이 어질러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우리 부부는 나이가 많지는 않지만 보험 문제가 있어 이번 해에 4번의 기회밖에 없으니  그랬다. 그리고    상태가 나쁘진 않지만 그렇다고 탁월히 좋은 편도 아니고 미리  달간 몸 관리를  것도 아니었기에 우리가 바라는 기간 안에 아이가 생길지 의문이었다. 남편에게 말하지 않고 미리 임신 테스트기를 사두긴 했지만  자신의 마인드 컨트롤을 위해 절대 생리 예정일 전에는 해보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최대한 평소처럼 생활하려 노력했다.

그러나  다짐은 며칠 가지 못했는데 너무나 눈에 띄는 증상이 나타났기 때문이. 생리 예정일이 5 정도 남았는데 약간의 피가 보였다. 이게 뭔가 싶어 마음이 덜컹 내려앉았다. 혹시 이게 말로만 듣던 착상혈이라는 건가? 아니면 생리가 일찍 시작됐나? 몸이  좋은 건가?  생각이  들었다. 테스트기를 낭비하는 한이 있더라도, 결과 때문에 실망하는 한이 있더라도, 테스트를 해봐야만 마음이 편할  같았다.

다음  아침에 테스트를 해보리라 생각하며 잠자리에 들었는데 긴장한 건지 기대한 건지 새벽에 눈이 떠졌다. 당장 테스트기를 해보지 않으면 밤새 잠을    같아 결국 화장실로 향했다. 긴장이 되어 설명서를  번이나 읽고 유튜브 영상까지 찾아. 그리고 걱정  기대 반으로 결과가 나오는 3분간 테스트기를 쳐다보지도 못하고 부엌에서 서성이며 기도했다. '저희 부부가 기도해  아이일까요? 이번 여름에 저희에게 아이를 실 건가?' 눈을 질끈 감고 깊게 심호흡을 한  들여다본 테스트기는 소위 말하는 매직아이도 아닌, 누가 봐도 선명한  줄이었다. 영원히 기억할 순간, 2019년 6월 19일 수요일, 오전 1시 47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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