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아다지오처럼 연주!
늘 포르테 알레그로(힘차고 크고 빠르게 )처럼 사는 것이 다인 줄 알았어요.
폭풍처럼 헤쳐나가고 거침없이 몰아붙히는 것이 사는 방식인 줄 알았습니다.
그것이 젊음인 줄 알았지요. 그렇게 살다가 매일 빠르게 달리는데 힘에 부딪히게 되었지요.
그때 나이가 들어감을 알게 된답니다. 그렇게 빠르게 달릴 수도 없는 체력도 문제였지만,
넘어지고 무너질까 봐 두려워졌어요. 이제는 중년 이후에는 이루어놓은 것을 유지하고 조금씩 전진하는 것이 더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나의 연주 속도는 바뀌었어요.
인생은 2악장 아다지오처럼 연주해야 함을 나이 들어서 알게 되었지요.
그때는 더 이상 젊음은 곁에 없었습니다. 젊어서 빠르게 질주하는 것이 이제는 너무 큰 위험이 된답니다.
아다지오는 호흡을 삼키는 법을 알고 있고 삼켜진 호흡으로 가슴을 쥐어짜게 된답니다.
매 호흡마다 조심하면서 깊이 생각하게 되었어요. 나이 든 사람들의 현명함을 배우게 됩니다.
인생을 알만큼 성숙하면 느리게 연주할 수 있는 삶의 보폭을 알게 되어버립니다.
빠르고 강하게만 달리면 부딪히고 넘어지는 것을 체험하게 됩니다.
아다지오로 연주할 수 있는 삶이 더 많은 것을 담을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천천히 걸어야 무시해왔던 주변의 존재들을 감동적으로 보게 되었어요.
인생은 2악장처럼 천천히 흐르게 하고 싶어요. 아다지오처럼 느릿느릿 또렷하게 흘러가고 싶어요.
세상이 너무 빠르게만 속도 경쟁을 하네요. 경쟁에서 뒤친 우리가 쉽게 지치고 갈팡질팡하게 된답니다.
2악장의 속도는 연주하는 사람도 감상자도 감정에 충만하게 된다는 것을 인지합니다.
그 감정에 실리는 순간 감동하게 됩니다. 버릴 수 있는 감정은 없습니다. 모두가 우리 것이 된답니다.
우리가 감정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고, 그 감동을 더 크게 울림이 되게 할 수 있는 2악장이 되고 싶어요.
아다지오 2악장은 품격 있고 부드러운 사랑의 힘으로 연주됩니다.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도 사랑을 지켜가고 있는 사람에게도 아다지오 2악장은 큰 힘이 됩니다.
사랑을 시작할 때는 그 사랑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깨닫게 해주지요.
사랑을 지켜갈 순간마다 그 사랑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해줍니다.
사랑을 잊어버린 사람에게 아다지오 2악장을 선물하세요.
여러분에게 다시 돌아올 수도 있잖아요.
이 세상을 떠날 때도 아다지오 2악장처럼 한 평생을 추억하고 싶어요.
그만큼 인생의 2악장을 쓰고 싶어요. 4악장은 피날레지만, 2악장은 아직도 써야 할 것이 많으니까요.
그럼에도 2악장은 4악장만큼 진지하고 애닲으며 간직하고 싶은 멜로디로 가득합니다.
아름답기로 치면 2악장 아다지오만큼 절정의 미를 감동시킬 수가 없어요.
그 아름다움은 눈물을 쏟지 않으면 절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절세의 미인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멋진 아다지오 음악 중에서 한 작품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제가 자주 감상하는 <아다지오> 곡입니다.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 2악장
https://youtu.be/QNRxHyZDU-Q?si=YnkuMufo0EN045il
저는 10대, 20대, 30대까지 젊어서 강하게 연주하는 것을 좋아하였어요. 그렇게 강약을 조정하지 못하고 연주가로서 어깨에 힘만 잔뜩 들이고 10대 후반 피아니스트가 되는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다지오는 속도만 느리게 연주하는 것이 아니고, 작은 소리의 연주 - 피아니시모로 연주하는 감성을 힘을 빼고 연주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을 인생을 경험한 중년에 제대로 알게 되었습니다.
힘을 주어서 포르테로만 연주하다가 피아노 건반이 깨진 적도 줄이 끊어진 적도 있었어요.
그렇게 인생을 살다가는 제힘이 제풀에 꺾여버리고 오래 달릴 수도 없게 됩니다.
한 템포도 늦게 연주하고 한 템포 늦게 호흡을 길게 가져가는 법도 깨닫게 됩니다.
아다지오에 그런 기술과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 저는 아다지오 연주를 감상합니다.
빠르게 달리다가 지칠 때면 늘 돌아오는 것은 아다지오 음악이었습니다.
아다지오 음악을 감상할 수 있고 연주할 수 있는 인생을 알아갑니다.
그 안에서 느리지만 감동적이고 적은 음성이지만 감성이 넘치는 인생 연주를 공명할 수 있게 됩니다.
너무 빠르게만 달리지 말고 멈추어 서세요. 그리고 천천히 인생을 돌아보세요. 주변도 찬찬히 바라보세요.
느리게 영상을 돌리면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게 됩니다. 아다지오가 더욱 큰 감명을 주네요.
세계 3대 오페라 간주곡이라고 합니다. 저에게는 가장 아름다운 오페라의 오케스트라 연주곡이랍니다.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감상하세요! 비장한 아름다움이 담겨 있습니다.
https://youtu.be/9Rt7EAmZ62c?si=VYwgJ6sV5A0tcd-9
슬픔과 절규를 현악기가 극렬하게 표현한 사무엘 바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 극도로 슬퍼보세요.
https://youtu.be/WAoLJ8GbA4Y?si=5ds1ilLGbkYA5WEQ
글을 쓸 때, 자주 듣게 되는 음악들입니다. 뮤즈와 영감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