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학생이 된 아이가 12월이 되어도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을 왜 안 하느냐고 묻는다. 이래저래
이번에 타이밍도 놓치고 해서 트리는 안 하려고
했는데 둘째까지 합세해서 트리만 올려주면
자기네가 장식하겠단다. 트리는 지하 창고에서
올리는 게 문제지 장식은 일도 아닌데…
귀찮지만 크리스마스 일주일 전에 트리를 장식했다.
장식을 하고 나니 크리스마스 선물이 생각났다.
매해 11월 말쯤이면 트리를 장식하고 아이들에게
산타할아버지에게 받고 싶은 선물을 적은 카드를
트리에 달아 놓으라고 했었다. 그러면 우리 부부는 아이들이 자거나 없는 사이에 카드를 몰래 보고
가능한 선물을 주문했었다. 그래서 선물도
세 가지는 적어야 산타할아버지가 그중 좋은 것으로 해주실 거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택배로 오는 게
들킬 수도 있기에 각자의 회사에서 받아서 몰래
집으로 가져와 또 밤늦게 선물을 포장하곤 했었다.
올해는 큰아이가 중학생이라 둘째만 해줘야 되나
늦은 생각이 들었다. 트리를 장식하고 선물 카드를 쓰자고 하자 큰아이가 작은 아이가 없는 틈에 내게 묻는다.
“산타 아니고 엄마죠?”
작년에도 왠지 눈치채고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올해는 진짜로 알게 되었구나 싶었다. 그래서
큰아이에게 사실을 이야기해 주었다. 그런데 큰아이 깜짝 놀란다.
“진짜 엄마였어요? 진짜요?”
확실하게 엄마라고 생각했다기보다 조금 의심이
들었던 건데 내가 사실을 털어놓은 거였다.
아차 싶었지만 이야기를 다 했으니 어쩔 수 없었다.
큰아이는 이 비밀을 동생 몰래 엄마와 공유했다는 사실에 너무 즐거워했다. 그동안 어떻게 자신들이 원하는 선물을 알게 되었는지, 포장은 언제 했는지 등을 질문을 하며 신나 했다.
이로 인해 올해 크리스마스 선물은 큰 아이와 함께 주문했다. 복슬복슬한 잠옷, 동생이 좋아할 만한 캐릭터를 고른다. 자신의 선물도 직접 고른다.
크리스마스이브 저녁, 동생이 옆에 있으니
입모양으로 묻는다.
“포장은요?”
오케이 손짓을 해 보여준다.
큰 아이 눈이 둥그레지며 언제 했냐고….
<사진출처:픽사베이>
크리스마스 날 아침, 큰 아이가 둘째를 깨워 트리
밑에 놓아둔 선물을 확인한다. 둘 다 맘에 들어한다. 하긴 한 명은 자신이 골랐으니, 마음에 들겠지!
산타놀이도 몇 년 안 남았구나 싶다.
또다시 느낀다.
세상엔 영원한 건 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