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3학년 아이들 중에 하굣길에
나와 있는 엄마가 언니 밖에 없어요~”
그랬다. 나는 아직도 아이를 놓지 못하는 엄마였다.
내가 원래 겁이 많았던 건지?
아이를 낳고 겁이 많아진 건지?
잘 모르겠다.
분명한 건 난 아직 아이를 혼자 등하교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
큰아이는 6학년이 되면서 친구들과 함께 학교를 가겠다고 했다. 그것도 초반에는 작은 아이와 나와
함께 골목까지 와서 친구를 만나곤 했다.
어디를 가건 데려다주고 데리고 왔다.
내가 시간이 있으니 당연하다 생각했다.
동네가 아파트 단지가 아니라 골목골목인 곳이라
이렇게 데려다주고 데리고 오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이제 중학생이 된 큰 아이는 등하교 독립을 했다.
이제 우리 둘째 차례..
언젠가는 혼자 가겠다는 의지를 아이가 먼저
보여줬다. 나도 그래야지 하면서도 일단 아직은…이라는 대답만 도돌이표처럼 돌아왔다.
하지만 역사는 급작스럽게 쓰이는 법!
실습하는 중에 줌 수업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그 시간이 딱 둘째의 하교 시간이다.
그래, 언제까지 미루겠나. 이번이 시작일 수 있다.
큰 맘을 먹어 본다. 아이가 아니라 내가!
집에 놀고 있던 폰을 충전한다.
일단 내일 해 보자.
엄마 집에 있을 때!
학교에서 나오면서 엄마한테 전화하고 출발해 봐~
아이의 하교 시간이 다가오고 나는 조바심이 난다.
왜 전화가 없지? 나가 봐야 하나?
아, 다른 생각을 좀 하자…
띠리링~전화가 온다.
“엄마, 나 출발했어요.”
현관문을 열고 아이를 기다린다.
열심히 걸어온다.
나를 보고 환하게 웃어준다.
“엄마, 나 내일도 혼자 올래요!”
할 수 있는데,
이렇게 할 수 있는데 내가 놓지 못했다.
오늘은 너의 독립 기념일이야~
오늘 우리는 한 뼘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