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어느 밤 11시. 잠들기 전, 습관처럼 링크드인을 열었다.
그 순간, 한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Country Manager – Korea.’ 심장이 뛰었다.
마치 오래된 꿈이 내 이름을 부르는 듯했다.
Country Manager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발견했다.
즉시 영문 이력서를 조금 수정해 회사 홈페이지에 지원했다.
솔직히 기대는 없었다.
판매 경험도 부족했고, 임원급도 아니었다.
그런데 하루 만에 지원자가 100명이 넘었다.
3주간 공고가 유지됐으니, 내 짐작엔 수백명이지원했을 것이다.
그 후로도 나는 여러 채용 플랫폼에서쉬지 않고 지원을 이어갔다.
클릭 한 번으로 수십 개씩 지원하다 보니, 이제는 어디에 지원했는지도 헷갈릴 정도였다.
그런데 2월 말, 뜻밖의 메일 한 통이 도착했다.
그 브랜드의 Hiring Manager, 즉 앞으로 나의 상사가 될 사람이었다.
“서류 합격을 축하합니다. 시스템 문제로 인해 다시 이력서를 업로드해 주세요.”
드디어 기회가 왔다. 그리고 3월 초, 첫 인터뷰 일정이 잡혔다.
나는 2주간 매일 밤 영어로 면접을 연습했고, 가능한 모든 질문을 예상해 완벽히 준비했다.
면접은 밤 11시에 시작됐다. 긴장감 속에서도 신의 도움이라 느낄 만큼,모든 질문에 자연스럽게 답할 수 있었다.
2주 후, 합격 통보가 왔다. 그러나 2차 면접 대상은 예상 밖이었다 —한국 진출 파트너사였다. 솔직히 화가 났다. “내가 갑인데 왜 을과 면접을 봐야 하지?”
그들은 ‘자신들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을 더 선호할 게 뻔했다.
그럼에도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2주 동안 밤을 새워 30장의 **Go-To-Market 전략서(GTM)**를 작성했고, 그 내용을 Hiring Manager에게 제출했다.
이 문서 덕분에 나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후보”로 자리 잡았다.
이후 한국 파트너사와의 프레젠테이션도 성공적으로 마쳤고, 3월 말에는 본사 인사본부장과 3차 면접을 진행했다.
그 뒤 한 달이 지났다. 답은 오지 않았다. 매일 잠이 오지 않았고, 불안했다.
5월이 되어, 드디어 메일이 왔다.
Hiring Manager가 한국을 방문하니, 호텔에서 만나자는 제안이었다.
그 순간 직감했다. “이건 거의 최종 단계다.”
그날 30분 남짓한 미팅 동안 나는 최대한 유창한 영어로 자신 있게 말했다.
추가로 준비한 한국시장 분석 자료도 직접 설명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소식은 없었다.
나는 매일 기도했다. “제발 이번에는 꼭 합격하게 해주세요.”
그리고 6월 6일, 현충일 낮. 메일함에 한 줄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Congratulations. You are selected.”
그 순간, 나는 아들 출산 이후 처음으로 눈물을 흘렸다.
오랜 소원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문제는 또 있었다. 회사가 한국 법인이 없었기에 급여와 세금, 법적 절차를 대행하는
EOR(Employer of Record) 계약이 필요했다. 이 과정이 한 달 반 이상 걸렸다.
혹시 채용이 취소되는 건 아닐까, 초초한 나날이 이어졌다.
그러나 7월 10일, 드디어 모든 절차가 마무리됐다.
만족스러운 연봉으로 계약서에 서명했다.
입사일은 7월 24일.2주도 채 남지 않은 기간 동안 퇴직 절차를 처리하고 인수인계까지 마쳤다.
정말 숨 가쁜 시간이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그리고 나는 생애 가장 행복한 7월을 맞이했다.
새로운 시작을 앞둔, 진정한 인생의 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