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의 바다

[쉼 수필]

by stamping ink

새로 이사 온 동네는 바닷가를 인접하고 있는 신도시다.

하루하루 새로운 건물이 오르고 길이 아닌 곳을 아스팔트가 바닥에 덮어 기존 흙내음 땅과 선 긋듯 나누었다.

높은 고층 건물 사이를 아직 자리 옮기지 못한 왜가리나 철새들이 비집고 날아가면 아파트 키즈로 자란 아이들 눈에도 신기한지 휴대폰을 올려 사진을 찍어대곤 했다.

바다 인접한 아파트 공원의 둘레길을 걷노라면 건물 숲을 따라 날아온 비둘기들이 날아와 철새들이 내어준 자리를 채웠다.


해안 따라 공원 길 사이사이 구조물 사이에 박혀있는 가로 등위에는 바다를 가로지르던 갈매기가 자리 잡고 넓고 끝없는 바다를 바라보려 조형물처럼 앉아있곤 했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한두 마리 비둘기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있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인기척에도 두려움 없이 바닥에서 유유히 걷던 비둘기 한 마리가 날개를 솟구쳐 빈 가로등 위에 앉았다.

길고 넓은 날개로 바다를 향해 날갯짓하는 모습을 움직이지도 않고 바라보는 비둘기는 내려올 생각조차 하지 않고 바다를 바라봤다.

옆 가로등 위 갈매기가 날갯짓을 시작하자 비둘기는 갈매기와 섞여서 날아올랐다.

한 번의 날갯짓에 멀리까지 날아가는 갈매기를 비둘기는 여러 번의 날갯짓으로 따라잡을 애를 쓰더니 먼바다로 향하는 갈매기를 더는 쫓지 못하고 아쉬운 듯이 다시 돌아 바닥에 내려앉았다.


비둘기의 바다는 바라만 보는 꿈같은 바다였다.

갈매기의 바다에 같이 오르고 싶은 비둘기의 꿈이 많은 비둘기 하나는 날아오르는 모습을 그려보았다.

정해진 선을 탓하며 움츠려 용기 내지 못한 나의 마음을 비둘기에게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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