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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ySu Nov 05. 2023

정리의 미학

집 정리를 해 준다는 프레임으로 시작된 한 티비 프로그램으로 인해서 요 근래의 나의 일상은 '정리'와 '비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장기간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가 유발한 자유롭지 못한 생활속에서 지루함을 견디다 못해 선택한 묘안이랄까?

시작 전에는 막막하고 걱정이 태산같아 손 대기조차 어려웠는데, 작은 시작을 염두에 두고 하나하나 꺼내엎고 골라내고 비우고, 다시 정리를 해 가는 모양이 상당히 재미가 있는 것이었다.

게다가 내 손은 자주 가지 않지만   상태 좋은 옷가지들 선택해 다리고 개키고 포장하다 보면 , 옷가게 직원 코스프레 하듯 묘하게 신이 난다.

금상첨화로 생각지 못한 선물에 기분 좋아하는 친구를 생각하면 나 역시 기분이 좋다.

그러다보니 요 며칠동안은 매일 택배 작업이 하루 일과가 되었는데, 선불로 보내는 택배비가 살짝 아까워질 때도 있지만 이내 택배비조차 선물에 포함이지 하는 생각에 슬쩍 잠시 쪼잔했던 내 마음이 부끄러워지기도 하여 멋쩍은 웃음이 새어나오기도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루하루 한 가지씩을 정해 정리한 날들이 이주 째.

덕분에 나는 왠지모를 피로함에 시들시들한 상태이긴 하지만,그 덕분에 다이어트가 절로 되었음은 참으로 반전이면서도 기쁜 일이다.

겉으로는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보이지만  정리된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을 '내'가 안다는 사실로 충분히 만족이 된다.

오늘도 나는 구석 어딘가에 쳐박혀 있는 제 할일을 잃고 잊혀졌던 물건들을 찾아내고 비워내고 정리해낼 것이다.

부지런함을 선물로 얻게 해 준 그 티비프로그램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  

자, 오늘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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