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정말 좋아서 그래

by HeySu





마지막 계단에 이르면 디디가 햇빛에 빨갛게 익은 얼굴을 하고 마중와 있었다.

번거롭게 뭐하러 이래, 겸연쩍고 안쓰러워 그렇게 말하면 디디는 싱글벙글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다.

네가 돌아오는 걸 보는게 좋아.

그게 정말 좋아서 그래.



_ 웃는 남자/ 황정은






아기띠를 매고 남편을 기다렸던 서른 셋의 내가 읽혔다.

미리 알림없이 마중을 나가던 몇 번의 기억.

언제 그 사람이 당도할지 어렴풋한 예측만으로, 혹시 오늘은 일이 있어 늘상 오던 그 시간에 오지 않을지 모르는데도 무작정 나가 그의 퇴근을 기다리던 날들이 있었다.

멀리서 그 사람을 닮은 머리꼭대기가 보이면 작은 키, 발 쫑긋하며 촐싹대지는 몸을 좌우로 흔들면서.

그런 날의 마음이 그랬다.

그날들의 내가 '디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