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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빛카페 Feb 18. 2023

미니멀리즘, 버림의 미학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The Milimalists>가 알려주는 삶의 철학



내 목표는 삶을 '잘'사는 것이다. 삶의 지식과 경험이 부족한 내가 잘살기 위해서는 뚜렷한 삶의 철학을 가진 사람을 참고하는 게 좋다. 최근에 시청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The Milimalists>는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자본주의 사회 속 현대인에게 매력적인 삶의 지혜를 던져준다. 수많은 사람들이 미니멀리즘(Milimalism)에 환호한다. "적을수록 좋다"는 그들의 메시지, 무엇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을까?





소비의 시대와 소비 중독에 걸린 사람들

바야흐로 소비의 시대다. 기업의 마케팅이라는 덫에 걸린 우리는 끊임없이 물건을 구매한다. 기발하고 세련된 광고는 우리의 구매욕을 자극한다. 스마트폰 터치 한 번이면 24시간 이내에 내가 사는 곳까지 배달해 준다. 얼마나 편리하고 멋진 세상인가. 딱 저 명품 옷만, 브랜드 신발만, 최신 전자기기만 사면 삶이 지금보다 더 행복할 것 같다. 그렇게 점점 소비에 중독된다.


기업의 가장 큰 관심사는 이익이다. 작년보다 올해, 올해보다 내년에 더 큰 이익을 내야 한다. 광고는 그런 기업의 목표를 도와주는 완벽한 도구다. '결핍 광고'를 예로 들어보자. 소비자는 광고를 보고 저 물건이 없기 때문에 내가 어딘가 부족한 기분이 든다. 최근 내 인스타그램에 자주 등장하는 광고가 있다. 안면 비대칭을 고치는 도구인데 하루 몇 분만 투자하면 아름다운 대칭 얼굴을 가질 수 있다고 한다. 그 광고를 보고 거울을 보니 왠지 내 얼굴의 비대칭이 심해 보인다. 남들이 내 얼굴을 볼 때 비대칭부터 확인하는 느낌이 든다. 덫에 걸렸다. 대부분의 사람이 비대칭을 가지고 있지만 내가 어딘가 결함이 있어 보인다. 그렇게 제품을 구매한다.

이런 광고로 구매한 물품이 수 십 가지다. 그러나 그 어떤 것도 나의 갈증을 해소해주지 못했다. 옷장 속에 옷이 가득하고 책상 위에 수많은 화장품이 있어도 뭔가 부족하다.



미니멀리즘

미니멀리즘은 단순함을 추구한다. 내 주변을 둘러보자. 그리고 내가 쓰는 물건이 정말 나에게 필요한지 생각해 보자. 아마 대부분은 어딘가에 쓸 수도 있지만 사용하지 않는 물건이다. 때로는 내가 이걸 언제 샀는지 까먹은 물건도 있다. 그런 물건들을 과감하게 내 주변에서 치우는 것, 그것이 미니멀리스트가 되는 방법이다. 

다큐멘터리의 주인공 조슈야 필즈 밀번과 라이언 리커디머스는 둘 다 가난한 유년 시절을 보냈다. 그들에게 아메리칸드림은 넓은 집과 좋은 차, 그리고 수많은 물건이었다. 영업직으로 큰돈을 번 그들은 소망하던 대로 많은 물건에 둘러 쌓인 삶을 이뤘지만 마음 한구석은 늘 비어있었다. 그러나 조슈아가 돌아가신 어머니의 산더미 같은 짐을 자선단체와 주변 사람들에게 기부했을 때, 그는 물건이란 사용해야 비로소 의미가 있음을 깨달았다. 한 사람이 이불 세 채를 가지는 것보다 세 사람이 이불 한 채씩을 사용하는 게 더 의미 있다는 말이다.

둘은 집안의 모든 물건을 정리했고 삶의 해방감을 느꼈다. 그리고 블로그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미니멀리즘의 효과를 전했다. 첫 달에 52명이었던 방문자 수는 급속도로 증가해 지금은 100만 명 이상이 그들의 이야기에 주목한다. 그만큼 많은 현대인이 소비의 늪에 빠져 자기 삶을 통제하지 못하는 것이다. 


물건의 목적의식이 중요하다. 필요하지 않은 물건은 한 개도 쓸데없이 많다. 주변에 물건이 넘쳐나도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내가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삶의 의미는 물건에 담겨있지 않다. 그것은 우리의 관계 속에 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 공동체가 주는 안정감과 위로.

미니멀리즘을 실천한 사람들은 하나 같이 입을 모아 이렇게 말한다.


나 자신을 다시 찾게 됐다. 매 순간 부족함이 없음에 감사하고 물건이 아니라 사람을 보게 됐다. 늘 갈망하고 애타게 찾는 것들은 이미 내 주변에 있었다.



군대와 미니멀리즘

나는 현역병이다. 훈련소 정문을 통과하고 배정된 호실로 가면 상자가 있다. 상자 안에는 생활에 꼭 필요한 물품만 들어있다. 상자 속 물품을 내 관물함에 정리하고 나면 들고 온 짐은 상자에 넣어서 다시 집으로 보낸다. 생각해 본 적 없는 미니멀리즘과의 첫 만남이었다. 삶을 간소화하니까 신기하게도 마음이 편해졌다. 핸드폰 화면 속 옷과 화장품을 찾아보는 시간은 같은 호실 동료와 삶을 공유하는 시간이 되고 눈앞에 있는 훈련에 집중할 수 있었다. 필요한 게 있으면 사람들과 서로 주고받았고 공동체가 주는 따뜻함을 느꼈다. 무엇보다, 상자 안에 있는 물품으로만 지내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 정말이다. 오히려 그 물품 하나하나가 의미 있고 소중 했다. 자대 배치를 받고 1년간 군생활을 하고 있는 지금도 나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물건만 가지고 있는다. 그 결과 '나'에 더욱 집중했고 이렇게 하고 싶었던 글쓰기도 도전한다. 우리의 가치는 물건이 정하지 않는다. 우리 스스로가 정하는 것이다.



미니멀리스트가 되는 방법

미니멀리스트는 거창한 게 아니다. 내 주변 물건을 잘 정리하면 된다. 대신 물건을 향한 애착은 잠시 내려놓자. 100개의 물건을 여러 군데 깔끔하게 정리하는 게 아닌 10개의 물건으로 간소화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 방정리를 하고 2주 후에 또 정리하지 않는가? 그건 간소화라는 과정이 빠졌기 때문이다. 


정리 방법은 간단하다: 한 달 동안 매일 물건 하나를 정리한다. 내 삶의 가치를 더하지 않는 물건은 과감하게 치운다. 그렇게 한 달을 보내면 내 방, 거실, 침실은 온전히 나의 공간이 된다. 내 삶의 주도권을 찾아가는 것이다. 내가 사용한 방법은 조금 거칠다. 나는 휴가 때마다 내 방에서 필요 없는 물건을 찾아낸다. 그리고 미련 없이 단번에 많은 양의 물건을 정리한다. 나한테는 효과가 있었다.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사용하면 된다.


물건을 무작정 버리기보단 기부하거나 판매해 보자. 기부는 공동체 의식을 높이고 판매는 주변 사람과의 좋은 저녁 식사를 마련한다. 지금 주변을 둘러보라. 물건에 둘러싸인 당신도 미니멀리즘을 통해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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