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원 벽난로에서 타닥타닥 모닥불이 마른 장작을 태우고 있을 때, 5살 마리오는 니꼴라오 수사가 구워주는 군고구마를 후후 불어가며 먹고 있다.
달콤한 향기가 나도록 구워진 고구마는 할아버지 수사가 어미 잃은 꼬마 수사에게 건네주는 사랑의 표시 같은 거였다. 그 달콤한 사랑을 알고 있는 꼬마 수사는 뜨거워도 후후 불어가며 식기 전에 먹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고요하고 거룩한 밤. 끝기도가 끝난 수도원은 언제나 그렇듯 대침묵이다. 불 꺼진 창틀 위로 쌓이는 눈송이조차 침묵의 시간을 지켜주었고 고요한 밤도 하얀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쓴 채 참을 청했다.
일흔네 살의 니꼴라오 수사는 턱수염과 머리칼이 하얬다. 그를 처음 보는 사람들은 누구나 그를 보며 산타클로스 떠올렸다.
서로 사랑하여라. 다 타고 재로 남겨질 때까지.
벽난로의 모닥불이 꺼져가고 할아버지 수사가 건네주는 군고구마를 먹던 마리오는 하품을 하며 할아버지 수사의 품을 파고들었다. 니꼴라오 수사는 마리오의 등을 토닥이며, 5년 전 밤의 일을 다시 떠올렸다.
니꼴라오 수사가 갓난아기인 마리오를 처음 품에 안은 그날 밤에도 수도원에는 눈이 무릎 높이까지 소리 없이 내리고 있었고, 어김없이 짙은 침묵이 수도원을 감싸고 있었다. 수도원에 대소동이 일어나기 전까지.
한 아기의 울음소리가 수도원의 대침묵을 깨뜨렸다. 학생 수사들의 방에 불이 하나 둘 켜졌고 원장 수사인 니꼴라오 수사의 방에도 불이 켜졌다.
"원장 수사님. 원장 수사님!"
맏형이자 부제반 요셉 수사가 다급한 목소리로 니꼴라오 수사의 방문을 노크했다.
"무슨 일이죠? 요셉 수사님?" 니꼴라오 수사도 아기의 울음소리를 들었지만,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수도원 정문 앞에서 아기의 울음소리가 납니다."
요셉 수사가 무척 당황한 표정으로 니꼴라오 수사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었다.
"같이 가봅시다."
니콜라오 수사는 수도복 위에 후드 달린 망토를 걸치고 요셉 수사와 함께 수도원을 정문으로 급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얼마 후, 웅성거리는 학생 수사들 앞에 니꼴라오 수사와 요셉 수사가 울고 있던 아기를 품에 안은 채로 나타났다. 아기는 그 사이 곤히 잠들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