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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녹색광선 Aug 31. 2023

여행 준비 비용, 만만치 않다

걷고 타고 30일, 아프리카 - 03

이제 항공권을 지르기로 결심했다면 서서히 준비를 시작해 보자. 가급적 충분한 시간을 잡고 여행 준비를 시작하는 게 좋다. 아프리카는 우리나라보다 교통 및 의료 여건이 낙후된 지역이다. 유럽처럼 무비자 협정이 체결되지 않은 나라들이 아직 많다. 출국 전 황열병 예방접종 등 각종 풍토병에 대비한 준비도 필요하다. 또한 대체로 자연 속에서 체험하는 일정을 주로 보내게 될 테니 캠핑 장비 위주로 상비 물품을 준비해야 할지도 모른다. 전체 여행 경비를 계획할 때 이 모든 사전 준비 비용까지 포함시켜야 한다.


일단 전체 여행 경비를 아래 항목에 걸쳐서 대략 가늠해 보자.



(1) 항공권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이제 항공권을 지르기로 결심했다면 먼저 항공권부터 결제하자. 출발일보다 가급적 일찍 왕복 항공권을 구매하는 것이 비용을 가장 절감하는 방법이다. 배낭여행을 가기로 한 이상 여행 일정을 짧게 잡았다면 한꺼번에 너무 많은 국가를 방문하려 무리하지 말자. 아프리카에선 이동하다가 소중한 시간을 버리기 쉽다. 가능하다면 최소 6개월 전 ~ 1년 전부터 저렴한 항공권을 검색하여 결제해 놓는 것을 추천한다.



(2) 황열병 예방접종


이미지 출처: 나무 위키


아프리카를 여행하려면 황열병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황열병 예방접종은 평생 1번만 맞으면 된다. 출국일 기준 최소 10일 전에는 접종을 마치라고 권고하지만 가급적 출국 1개월 전쯤 미리 예방접종 예약을 해 둘 것을 권한다. 황열병 예방접종은 시권역별로 규모가 큰 일부 병원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거주지에서 가까운 병원을 검색해 보면 된다.


또한 예방접종비는 병원에서 카드 혹은 현금 결제를 하는 게 아니라 미리 우체국이나 은행에 가서 예방접종비에 해당하는 비용(23년 06월 기준 - 35,700원)을 정부 수입인지로 발급받아서 병원에 갖고 가야 한다. 병원에 가면 이 수입인지와 함께 별도로 외래진료비까지 지불하면 된다.


진료 예약을 미리 해 두고 병원에 방문하면 혈압 등 간단한 건강 상태를 검진하고 의사 진찰을 마친 후 접종을 해 준다. 또한 예방접종을 하려는 사람이 평소에 그리 많은 편이 아니니 황열병 예방접종 백신이 예약 당일 재고가 부족할 수도 있다. 미리 예약해 둔 병원에서는 진료 당일 백신 재고가 떨어질 경우 접종이 불가능하니 재예약을 해야 한다고 문자로 안내해 주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출국일이 확정되면 미리 여유 있게 날짜를 잡고 병원에 방문하는 게 좋다.


게다가 내 경우 병원 담당자가 실수로 황열병 예방접종 증명서를 발급해 줄 때 도장을 찍어주는 걸 잊었다. 이 때문에 출국 전에 한 번 더 병원에 방문해서 도장을 받아야만 했다. 흔하지 않지만 이런 사례도 있으니 예방접종 후 병원 창구에서 증명서를 발급해 줄 때, 증명서 위에 도장이 분명히 찍혀 있는지도 확인하자.



(3) 말라리아 예방약


말라리아 예방약 '라리암' [출처 - 히트뉴스(http://www.hitnews.co.kr)]



황열병 예방접종을 위해 병원 예약을 할 때 말라리아 예방약도 같이 처방받고 싶다고 병원에 미리 말해 두었다. 하지만 실제 의사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는 고민 끝에 예방약 처방을 받지 않았다. 아래 3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예방약을 복용해도 100% 완벽하게 말라리아를 예방할 수는 없다.

약값은 비보험이 적용되기에 매우 비싸다.

예방약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말라리아를 예방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예방약을 처방받고 복용하거나,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다. 다만 예방약을 처방받아도 말라리아에 걸리지 않는다고 보장하지 못한다. 또한 약제 별로 특징적인 부작용도 감당해야 한다.


특히 여행 기간이 1개월 정도 될 경우 예방약 특성상 여행기간뿐만 아니라 출입국 전후로도 추가로 복용해야 하는 기간을 고려했을 때 총 수십만 원어치 약값을 부담했어야 했다. 이렇게 약값이 비싼 이유는 보험 적용이 안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약값으로만 상당한 비용이 된다. 물론 건강 관리는 무엇보다도 중요하지만 확실한 예방을 위해 난 모기차단제를 철저히 준비하는 쪽으로 마음을 정했다.


결국 말라리아 예방약 처방을 받지 않겠다고 의사 진료 시 거절 의사를 밝히니 말라리아 예방약 처방을 위한 외래 진료비는 다시 환불받았다.


 예방약을 처방받는 것보다도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게 더 확실한 예방법이다.


대표적인 말라리아 예방약에는 말라론, 라리암, 메프로퀸, 클로로퀸, 독시싸이클린 등이 있다. 이름도 희한한 이런 이름들을 기억하는 건 어렵다. 약제별로 일일이 부작용을 검색하면 더더욱 머리가 지끈거린다.  결정장애자의 고민은 계속 이어진다. 예방약 처방을 받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정답은 없다. 상식 선에서 현실적인 대처법은 우선 내가 여행하려는 지역이 말라리아 유행지역인지, 말라리아 약제 내성이 있는지, 특정 지역에 권고되는 항말라리아 약물은 무엇인지를 찾아보는 것이다.


여행하려는 지역에 대한 말라리아 발병 정보를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등 전 세계 질병 정보 사이트에서 미리 확인해 보고 접종 여부를 결정하자.


모기기피제 위주로 대비하는 게 물론 완벽한 방법은 아니다. 참고로 해외 장기 여행을 할 경우 출국 전 말라리아 예방약을 미리 일정 기간분만 처방받아서 상비약으로 준비했다는 체험기도 읽어본 적이 있다. 다만 이렇게 단기간 처방을 받아서 위험 지역을 통과할 때마다 선택적으로 기간을 정해서 복용하는 게 적절한 방법인지는 잘 모르겠다.



(4) 기본 상비약


아프리카는 의료 여건이 열악하기에 기본적인 상비약은 알차게 챙겨가야 한다. 지사제, 해열제, 감기약, 소화제, 벌레 등 물렸을 때 바르는 약, 상처가 났을 때 소독/봉합하는 약, 반창고 등은 기본적으로 준비하자.


상비약은 어디를 가든 사실 필수 준비물이지만 아프리카 여행에서는 더더욱 중요하다. 비포장도로를 많이 이동할 거고, 갑자기 넘어지거나 뭔가에 긁히면 소독 및 반창고 등으로 혼자 처치를 해야 한다. 위생 상태가 불량한 곳에서 만든 음식을 먹었다면 쉽게 배탈이 날 수 있다. 또한 만약 여러 나라를 경유한다면 다양한 날씨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한 마디로 감기에 걸리기 딱 좋은 기후 조건이다.


평소 돌도 씹어먹을 만큼 위장이 튼튼하고 감기와는 담을 쌓고 지내는 터라 상비약을 사는데 돈이 아깝더라도 그냥 눈 딱 감고 사자.



(5) 비자(VISA) 비용


아프리카 대륙에 있는 상당수 국가는 비자가 있어야 입국이 가능하다. 나라별로 관광용 단수 비자 발급 비용은 2,30달러 - 50달러에 달한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여행 시 30일 까지는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다. 잠비아도 원래는 도착 비자가 필요한 나라였으나 최근 검색해 보면 여행 목적으로 입국 시 30일간 면제가 가능하다고 한다. 내가 여행하려는 국가가 많을수록 비자 발급 비용은 늘어나니 미리 예산을 가늠해 두어야 한다.



(6) 여행자 보험


아프리카를 여행할 때 여행자 보험은 필수다. 현지 투어 상품을 계약할 때 필수로 여행자 보험 가입내역을 제출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나미비아를 여행할 경우에도 여행자 보험은 필요하다. 23년 7월 현재 도착 비자 발급이 가능한 나미비아의 경우 구비서류 중 '나미비아 체류 기간을 포함하는 여행자보험 가입증명서(영문)'을 제출해야 한다.




(7) 각종 캠핑 & 등산 장비


여행하려는 목적에 따라 어쩌면 이런 장비들이 필요할지 모른다. 아프리카에서 현지 투어를 하려면 일단 개인용 침낭은 반드시 필요하다. 버스나 기차 등으로 이동을 할 때 침낭을 쓰는 게 위생 면에서 안전하고, 대자연을 체험하는 현지 투어를 할 때 침낭은 필수로 챙겨가야 하는 용품이기 때문이다.


그 외 여행용 백팩, 초경량 텀블러 등등 배낭 짐을 가볍게 하기 위한 각종 캠핑 및 등산 장비들이 슬슬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런 장비들은 무게가 가벼워질수록, 소위 명품 브랜드 제품일수록 가격이 비싸진다.사실 침낭 하나를 고르는데만 약 한 달이 걸렸다. 여행하려는 지역이 어느 계절대인지에 따라 침낭 종류와 가격대는 천차만별이다.


서울 및 수도권 거주자라면 인터넷에서 ‘종로 5가 등산용품’으로 검색어를 입력해 보고 종로 5-6가에 걸쳐 등산 및 캠핑용품 전문 매장으로 가득 찬 골목에 직접 가보는 것도 좋다. 이 거리에 위치한 매장에서는 저렴한 이월 상품, 혹은 세일 특가 상품들을 많이 접할 수 있다. 등산 및 캠핑용품은 특히 가격대가 꽤 나가고 용도가 다양하기에 실물을 확인해 본 후 한 번 비싸게 사서 오랫동안 쓰는 게 더 현명한 소비일 수도 있다.



여기까지가 아프리카 현지 투어 비용을 제외하고 가늠해 본 기본 지출 항목이다. 몇 년 후 아프리카 여행을 생각하고 있다면 단 돈 몇 만 원이라도 매월 여행적금을 들어두는 것도 목돈 지출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다.


 장기적으로 여행 계획을 세우려면 매월 여행적금을 들어두고 비용 부담을 줄여보자.







* 이 글은 뉴스 앱 '헤드라잇' [나혼자 잠보!l 아프리카 배낭여행] 2023.08.31 콘텐츠로 발행되었습니다.


https://m.oheadline.com/articles/IG4iV2TU_Jx1QRtzjskIj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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