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랜드를 기본값으로 위니펙에서 미국으로 비행기를 타고 여름학기가 시작하기전 잠깐 짬을 내어 떠났던 미국여행,
남편과 둘이 여행을 떠날 때와 다르게 아이들과 함께 하는 여행은 각오를 단단히 해야한다.
남편과 둘일 때는 내가 상대적으로 약자이니 남편에게 의지해 보호받으면 된다 셈 쳐도, 아이들을 책임지는 엄마로서 여행을 할 때에는 완전히 포지션이 뒤바뀌어
내가 거의 네 명의 상태를 봐가며, 여행을 꾸리는 통치자가 되어야하기 때문이다.
1주일 있는 겨울학기와 여름학기 사이의 짬에 5일, 그러니 대부분의 기간을 여행으로 사용하는 만큼, 여행 다녀와서 바로 학교 공부에 투입되어야하기에 가기 전부터 만반의 준비를 해야한다. 집 대청소, 화장실 대청소, 주방 팬트리 정리, 그리고 가장 중요한 루비를 위한 집 치우기와 꾸미기이다. 1주일 여행과 집에 남을 애완묘를 위한 체계적인 준비사항에 대해 참고하고 싶은 분들은, 여기를 클릭,
집에서 공항까지의 거리는 차로 30분, 우리차를 공항근처까지 끌고 가 5일간 스트리트파킹하자는 남편의 말에 동의할 수 없었다.
편한 거 둘째치고, 아무대나 차를 세워놓으면 토잉해 가는 것은 둘째치고, 차가 견뎌야할 사고에 대한 위험성을 염두하면서 여행을 즐길 수 없기 때문이다.
또, 비용을 절감하는 것도 아닌 것이, 그곳까지 운전해 가는 남편의 노동력과 연고도 없는 곳을 차로 왔다, 갔다 할 때 드는 시간과 가스비용말이다.
Uber를 타는 편이 훨씬 더 낫다는 판단하에, 편리한 우버를 활용해 공항까지 갔다.
위니펙에서 캘거리까지, 또 캘거리에서 LAX 공항까지, 직항이 없어 그렇게 비행기 두대에 몸을 싣고 여행을 떠났다.
엘에이공항에 오후 6시에 도착했다.
바로 Metro C-line으로 에너하임에서 가장 가까운 역에서 내려, 그곳에서 Uber를 타 호텔로 들어간다는 나의 계획과 달리,
남편은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본인이 대학때 먹던 인앤아웃버거를 먹어야한다고 공항근처를 수색하기 시작했다. 그 후, 자신은 atm에서 현금을 빼야한다고 현금지급기를 찾아 돌아다니며 8시넘어서까지 공항근처를 헤맸다. 저런, 분명 미국은 위니펙과 달리 대중교통이 위험할텐데, 그래도 한번 고삐를 뺏으면 저 인간은 여간해서 자기주장을 굽힐 줄을 모르니 나는 오늘도 또 저 놈의 억지가 누그러질 순간을 기다리며 오른쪽 발가락 두 개가 삔 체로 오후 8시 넘어서까지 공항 근처를 함께 서성거려줬다.
결국 안내원의 안내를 받은 지 2시간만에 억지가 무너진 남편은, 지시에 따르기로 결정, 큰 아들이 일찍이 발견한 공항셔틀버스를 타고 Metro-C line에 도착했다.
이 곳은 내가 보지 못한 요상한 나라였다. 오직 강한 자 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L.A. metro line의 밤풍경을 마약냄새와 오줌냄새 진동과 함께 약 30분간 체험하고야 말았다.
숙소앞에 와서야 발견한 햄버거집, 이걸 먹고 25분이상 걸어 숙소에 도착했다.
인앤아웃버거 굳이 먹어야한다니 먹어 줬는데 눈이 똥그래지는 수제버거.. 솔직히 맛있긴 맛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