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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건너별 Oct 06. 2024

시는 도망갔다

그 날이 너와의 마지막 날이었다

시가 도망간다


잡아 족쳐야겠어

너를 다시는 도망가지 않게 묶어야겠어



숯빛 내음

파란빛 녹음

너를 속박하기에 충분한 이 곳


그럼에도



묶은 밧줄을 풀어내고

깊은 목줄은 걸어내고


너는

나를 하늘빛으로 비웃듯

털어내고 풀어내고


너는 달아났다

짜디짠 물음은 갯바다에 녹여내고


보란듯 보랏빛 날숨을 맡으며

따뜻했던 미련을 밀어내며


넌 달아났다

그 날이 너와의 마지막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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