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연주해 볼까요?
Musically Going.
ㄱ
ㅡ
ㄹ
두 가지 모음과 한 가지 자음에
너무도 여러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한 두드림
내저을 때마다
온통 상상 투성이야
불확실을 감내하지 않을 거라면
내딛을 수가 없어
하지만
다섯 줄에 들어있는
불확실함 속의
황홀한 자유를 잊는다면
그 어떤 즐거움도
괴사하고 말테야.
그 누가 감내하지 않을 수 있을까
터널 속의 설렘의 어둠의 전진
우리는 그저 잡힌 손목에 이끌려
가던 방향으로 내달음질 칠 뿐이야
오래된 연필을 들어
그건 정말 오래 되었지
하지만 검은 속성만은 분명해
둥그런 감촉은
나의 머릿 속 뇌로부터
미끄러지기에 충분해
밑둥에 달린 부들부들한 지우개도
시간이 지나면
때가 타고 사라질 뿐이잖아
모퉁이를 돌아
방으로 돌아오지
그 과정은 그리 번거롭지 않지
다시 나는
집 품으로 돌아와
냉장고 문을 열어
바라본다
함꼐한다
과일을 몰입에 넣는다
Segno.
졸리웁지만
해야 할 일을 해야만 해
그걸 깨닫기까지는 너무 오래 걸렸지
하지만 그걸 지금 앎에도
나는 쉽지 않아,
해야 할 일을 한다는 것이.
떨어지는 꽃과 나뭇잎을 뒤로 하고
채워져야만 하는
탱크 속의 물을
바라보며
향기로운 숨과 머나먼 비일상을
외면해야 한다는 것이.
아,
그래도
나는 배부르고
옷을 마음대로 벗고 입을 수 있고
따뜻한 온기의 이불 속에
나의 가슴과 만나
괜찮다고 이야기해 줄 수 있다.
Fine.
그 생각을 하면,
D.S.
잘 이해하지 못해도,
다시 한 번,
악장의 처음으로 돌아가,
나의 세계를 맛보아 주렴.
무거움의 갈망 속에 스미었던
가벼움으로의 질주.
ㄱ
ㅡ
ㄹ
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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