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고민되거나, 해결이 안 되는 문제가 있으면 유튜브 입장에서 생각해 보시라고 말씀드립니다.
가령 가짜 뉴스가 있다고 생각해 봅시다. 특히 연예인들에 대한 가짜 뉴스가 정말 많죠. 누가 죽었다느니, 누가 누군가의 관계가 좋지 않다더니, 누가 비밀 연애를 했다느니, 매니저를 폭행했다더니, 로비를 했다느니, 근거 없는 추측이 마구마구 돌아다닙니다. 특히 이런 가짜 뉴스 채널 생성들은 연예인분들의 사진만 갖다 쓰고, 봇(bot)으로 영상을 만듭니다.
이걸 구글이 왜 근본적으로 차단을 안 해줄까요? 가짜 뉴스는 '취향의 영역'이 아닙니다. 당사자에게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입히는 영상들입니다. 그런데도 빠르게 차단을 하지 않는 이유가 뭘까요?
가짜 뉴스 앞에도 광고가 붙습니다. 테러 수준의 심각한 영상이 아닌 이상, 가짜 뉴스 앞에도 광고가 붙습니다. 구글의 입장에선, 인류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심각한 영상이 아닌 이상 굳이 돈이 되는 영상을 차단할 이유가 없죠. 사실 이러한 영상에 브랜드의 광고가 붙는다면, 해당 광고주는 유튜브에게 항의를 해야 하죠. ‘브랜드 세이프티(Brand Safety)’가 지켜지지 않는 것이니까요.
* ‘브랜드 세이프티’란 ‘브랜드의 디지털 광고가 적절하고 안전한 콘텐츠 맥락 안에서 집행되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유해한 사이트들은 블랙리스트로 걸러져서 브랜드가 지향하는 바가 침해받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유튜브 역사에서 ‘브랜드 세이프티’ 이슈를 점화시킨 사건이 있었습니다. 2017년 3월 IS가 유튜브에 참수 영상을 올렸습니다. 그 영상 앞에 로레알이나 영국정부 등의 광고가 따라붙었죠. 이에 많은 브랜드들이 유튜브 광고를 보이콧했습니다. 5년 전의 이야기이지만, 지금도 이는 존재합니다. 어젯밤 할로윈데이 때 대한민국에선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이 사건을 보도하는 공신력 있는 뉴스 채널 외에, ‘연예인이 갑자기 왔기 때문에, 사람이 몰려 압사 사건이 발생했다’ 혹은 ‘마약을 했다’라는 가짜 뉴스를 생산하는 채널들이 있습니다. 실제로 그 영상 앞에 여전히 광고가 따라붙고 있고요.
광고뿐만이 아닙니다. 유튜브 알고리즘이나 크리에이터의 적절 업로드 주기가 궁금하시면 한번 생각해 보세요. 유튜브에게 이득이 되는 영상이 뭘까요? 돈이 되는 영상입니다. 돈이 되는 영상이란, 유튜브의 메인 상품인 ‘광고’가 많이 노출되어, 광고 효율이 좋은 것을 뜻하겠죠? 그럼 광고는 어떤 영상에 태워야 좋을까요? 조회수가 많이 나오고, 시청시간도 긴 영상에 태워야 좋습니다. 조회수만 많이 나온 영상이 좋다면, 유튜브가 8분 이상에 중간 광고를 꽂을 수 있는 ‘미드롤 광고 상품’을 만들지 않았겠죠.
업로드 주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유튜브 입장에서 채널에 영상을 많이 올리는 크리에이터가 좋을까요? 적게 올리는 크리에이터가 좋을까요? 당연히 많이 올리는 크리에이터가 좋습니다. 그만큼 그 채널엔 광고를 많이 태울 수 있으니까요. 그러니 알고리즘상 영상 업로드를 자주 하고, 영상의 조회 수가 높으며, 시청 시간이 긴 채널의 영상을 추천해 줄 수밖에 없는 겁니다. 이러한 영상이 유튜브 입장에서는 좋은 영상, 즉 돈이 되는 영상입니다.
많은 분들이 간과하는 것이, 유튜브는 취향 공유를 통해 ‘돈을 버는 플랫폼’이라는 점이에요. 그래서 유튜브에서 뭔가 이해가 안 되거나, 막히는 부분이 있을 때, 유튜브 플랫폼 입장에서 생각해 보세요. 왜 그렇게 설계될 수밖에 없었는지를요.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1402577
※ 참고 자료
1. Jake공원. [디지털광고 브랜드세이프티에 관한 현황 및 시사점(brunch)]. 2020.11.12.
https://brunch.co.kr/@walkjakepark/1
2. statista. [Worldwide advertising revenues of Youtube as of 3rd quarter 2022]. 2022.10.26.
https://www.statista.com/statistics/289657/youtube-global-quarterly-advertising-revenues/
3. bizjournals. [P&G to YouTube : Don't pair our ads with terrorist propaganda - or cat videos]. 2017.9.25.
4. 이태원 할로윈 인파 사고에 대한 가짜뉴스 : https://youtu.be/wp90TUDhv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