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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1인 우주 0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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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풍 Jun 28. 2023

정면돌파와 노력


생존이 가장 중요한 문제였던 수렵 시대에는 이질적인 사람을 만나면 싸우거나 심지어 목숨을 건 결투까지 하는 환경 속에서 살았을 것이다. 그러다가 사람이 농경사회를 시작으로 정착 생활을 시작하면서 물리적이고 신체적인 투쟁을 하는 대신에 매우 복잡한 심리적 투쟁 방법을 발전시켜 온 것 같다. 물론 지금도 살인이나 테러라는 물리적인 행위가 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예외적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직접적인 폭력 행사를 피한다. 감옥에 가기 때문이다. 대신 상대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비하하거나, 음모를 통해 상대가 곤경에 처하게 만든다. 그러나 정신적으로도 직접 다른 사람을 힘들게 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정신적으로 상대방을 힘들게 하지 못하는 대부분 사람들은 기분 나쁜 상태를 자기 마음에 담아 두고 혼자 힘들어한다. 농경사회 이후로 사람들은 외부 환경이 주는 어려움과 힘든 상태를 내면에서 되새김질하는 심적 기제장치를 발달시켜 왔다. 내적으로는 힘들어도 괜찮냐고 물어도 괜찮다고 답변하거나, 아무 일이 없는 듯이 행동하는 습성이 매우 발달하였다. 간혹 가까운 친구에게 고민을 털어놓거나, 음주나 흡연을 통해 그때그때 답답함을 해소하기도 한다.

어려서부터 답답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로 뇌신경 세포에 차곡차곡 쌓아 두면서 살아온다. 그래서 뇌 속에 외부 문제를 감추는 퇴적층이 여러 겹으로 형성되고 인간의 전반적인 성격이나 정조를 부정적으로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한다. 사람은 긍정적인 생각보다 부정적인 생각을 훨씬 많이 한다. 몸이 아프면 몸이 가뿐히 나을 것이라는 확신보다는 왠지 더 악화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회복보다는 나빠질지 모른다는 생각을 훨씬 더 많이 한다. 아파트 청약 신청을 해도 내가 당첨될 것이라는 기대보다는 안될 거라는 생각을 훨씬 더 많이 한다. 이 모든 어두운 구름의 정체는 어려서부터 힘든 상태를 바로 해결하지 못하고 마음속에 차곡차곡 담아두고 열쇠를 채워놓았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이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지 못한다면, 남은 인생 또한 기쁜 일보다는 힘든 일이 우리를 쫓아다닐 것이다. 아무리 의지로 내 마음을 달래 보려고 해도 소용이 없다. 오랜 세월 동안 단단한 신경세포의 검은 암석층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기도를 하거나 염원을 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지금 나를 힘들게 하는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야 한다. 내 마음을 힘들게 하는 주변 사람이 있다면, 직접 만나서 매우 정중하게 내 마음을 전달해야 한다. 필요하면 글로 써서 읽어도 된다. 문자로 보내지 말고 직접 만나서 상대의 얼굴을 보면서 말해야 한다. 그래야만 내 마음속에 굳어진 돌이 하나 부서진다. 만약 몸 어디가 아프다고 느껴진다면, 그 분야에서 가장 훌륭한 의사를 찾아가서 상담하고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문제가 있으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 만약 검사 후 이상이 없다는 결과를 가까운 곳에 보관해 두면 그런 병에 대한 걱정과 답답함으로부터 또 하나의 돌이 부서진다.

어떻게 먹고살아야 할지 미래가 걱정된다면, 지금부터 열심히 저축하고 돈이 들지 않는 행동을 배워야 한다. 음식을 소식하고 열심히 운동을 하면, 나중에 병원 가는 비용이 절약된다. 젊어서부터 좋은 책을 많이 읽고, 외국어를 공부하고, 전문분야를 하나 정해서 불타는 마음으로 노력하면 언젠가 좋은 직업을 얻게 된다. 남들이 하는 대로 돈이 드는 소확행에 빠질 필요가 없다. 젊어서 땀을 흘리며 공부하고 기술을 배우는 것이 머리를 지혜롭게 하는 투자이다. 도서관에서 불을 밝히고 공부하는 젊은이가 멋있다. 시간이 너무 빨리 흐른다. 금방 40이고 50이다. 20~30대에 공부 습관이 들지 않으면, 젊어서 정신이 죽었지만 장례식만 나중에 하는 경우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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