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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내돈내산 후회템

그래도 잘만 쓴다

by 슈퍼버니

※이번 글은 2024년 12월에 블로그에 포스팅했던 글로, 신용카드 외에는 현재까지 잘 사용 중이다.


매달 주어진 생활비를 현명하게 쓰고 싶은 마음은 전업주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나 또한 남편이 열심히 일해서 벌어온 돈을 현명하게 쓰고 싶어 물건을 구매할 때 꽤 오랫동안 찾아보고, 고민하고, 구매 결심이 서면 할인 타이밍을 노려 비교적 낮은 가격에 구매하려 노력한다.


과소비, 충동 소비를 절제하려 애쓰고 가계부도 적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활비를 초과한 지출을 범하는 잘못을 저지를 때도 있고 막상 사용해 보니 후회되는 아이템들도 있다.


그중 올 한 해 동안 구매한 후회템들을 소개하려 한다. 극히 개인적인 의견, 느낀 점이기에 정확한 제품명은 밝히지 않는다.



1. *베이* pvc 퍼즐매트 50×50cm​


퍼즐매트는 첫 신혼집부터 잘 사용해 온 아이템이다. 아이의 활동 반경이 넓지 않았을 땐 폴더매트 하나로도 충분했지만, 이후엔 퍼즐매트를 추가로 깔아 층간 소음 걱정 없이 움직일 수 있도록 했다.


현재의 집으로 이사 오면서 시공매트를 알아보기도 했지만, 주기적으로 환기하지 않음 장판에 곰팡이가 생길 수 있다는 글을 보고 쉽게 마음을 접었다.


지금 사용 중인 퍼즐매트는 두께 3cm로 층간 소음 걱정은 줄여주지만, 조금 푹신한 편이라 이음새 부분을 밟으면 그 이음새가 다 느껴진다는 단점이 있다. 또, 매트 위에 청소기를 돌려도 먼지와 머리카락 흡입이 제대로 되지 않아 꼭 돌돌이까지 해줘야 한다. 현재 2주마다 매트를 들어 바닥 환기 작업도 하는데, 귀차니스트에게는 퍼즐매트 사용을 권하고 싶지 않다.


나는 혹시라도 이후에 또 퍼즐매트를 구매하게 된다면, 그땐 이음새라도 덜 신경 쓰이게 가로세로 사이즈가 더 긴 제품을 구매하고 싶다.




2. 코* 확장형 프라이팬 정리대​


한창 유튜브에서 살림꿀템 소개 콘텐츠를 찾아볼 때, 확장형 프라이팬 정리대를 알게 되었다.


우리 집엔 프라이팬이 많지 않지만. 세워서 수납하면 공간 활용을 더 잘할 수 있겠단 생각에 가격은 저렴하면서 후기가 많은 제품으로 구매했다.


나는 정리대에 프라이팬과 편수냄비, 냄비 뚜껑도 같이 세워뒀는데, 작은 사이즈의 냄비 뚜껑은 거치가 안정적으로 되지 않아 그 점이 좀 불편했다.


또 철제와 철제의 만남이다 보니, 프라이팬을 넣었다 뺐다 할 때 소음도 발생했다.


그래도 처음 두 달 정도는 잘 이용했는데. 나중에 보니 당시 사용했던 코팅 프라이팬의 겉면에 상처가 나고, 정리대도 도색이 일부 벗겨져 있었다. 아무래도 프라이팬을 움직이면서 생긴 상처 같았다.


결국 여러 단점을 극복하지 못해 프라이팬 정리대를 처분했고, 지금은 플라스틱 파일 꽂이로 프라이팬을 정리하고 있다.



3. *파이더* 무타공 냄비 뚜껑 거치대​


냄비 뚜껑 거치대는 위의 경우처럼 유튜브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냄비 또한 많은 건 아니지만, 영상 속에서 활용되는 모습에 혹해 구매해 봤다.


하부장에 접착시트로 붙여주고 냄비 뚜껑을 얹었는데, 모양새는 나쁘지 않았다. 사실 그 순간엔 우리 집 주방도 영상 속 주방처럼 더 좋고 멋있게 보였다. 그런데... 그게 다였다.


하부장 문을 여닫을 때마다 덜그럭 소리가 나 시끄러웠다. 냄비 뚜껑을 반대로 끼우고 나서는 그나마 소리가 덜했지만, 냄비 뚜껑을 뺄 때마다 끼익- 하고 나는 소리는 피할 수 없었다.


그제야 내 눈에 콩깍지도 사라지고, 냄비 뚜껑 거치대를 처분할 수 있었다.


사실상 거치대 이용 기간은 한 달도 채 되지 않는다. 지금은 냄비에 뚜껑을 덮어 같이 보관한다. 라면 끓여 먹을 때 빼곤, 대부분 뚜껑 덮을 일이 많으니 오히려 함께 두는 것이 더 편하다.



4. 각종 주방 수전​


주방 수전은 올해만 벌써 네 번째 교체 후 사용 중이다. 지금 사용하는 필터 수전은 인생 수전이다 싶을 정도로 만족하지만, 그전에 나를 스쳐 지나갔던 수전들은 하나같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첫 번째 교체는 이사 오고 얼마 되지 않아서였다.


언제 설치된 지도 모르는 수전을 쓰는 게 찝찝해서 새로 구매해 교체했는데, 처음 쓰는 코브라 수전이 생각보다 불편했다. 자꾸 고개를 숙이고 내 맘대로 조절이 어려워 결국 당근으로 비우고, 익숙한 자바라 수전을 구매해 교체했다.


그런데 웬걸... 물줄기가 고르지 않고 사방팔방 뻗어대는 게 불량이구나 싶어 다시 수전헤드만 다른 제품으로 교체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혹시 물이 덜 나오는 건가 싶어 개수대 밑 수도 밸브도 조절해 봤지만 소용없었다. 그쯤 되니. 나도 자포자기 상태가 되어 몇 달 동안 비정상적인 물줄기를 그대로 방치했다.


그러다 이번 달 초,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수전 헤드를 교체했다. 그리고 난 마침내 인생 수전을 만나게 된 것이다.



5. 심플* 모아 아기 책장 (2단 낮은 책장)​


아이들 책 정리를 위해 지난달 구매한 책꽂이는 한 달 이상 장바구니에 넣어놨던 제품이다.


처음 책꽂이를 알아볼 때 조건이,


1. 소파 옆에 둘 수 있으면서 소파보다 높지 않은 사이즈

2. 책을 넣었다 뺐다 하기 쉬울 것

3. 튼튼한 내구성

4. 우드톤 색상​


이었는데, 당시 이 책꽂이는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한 달 넘게 사용해 본 결과, 조건 2~3에 부합하지 못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처음 배송 왔을 때 조립이 필요한 제품이라 열심히 조립했던 기억이 난다. 처음부터 있던 까짐 외에도 조립하면서 나사 주변에 까짐이 발생해 '쓰기도 전에 중고가 돼버렸네'하고 웃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에 보니 책 무게에 눌려서일까? 위쪽 책 선반과 옆면을 연결하는 나사 있는 부분이 위로 살짝 튀어나온 게 보였다. 다행히 책으로 가려지는 부분이라 지금은 크게 거슬리지 않지만, 나사가 상판을 뚫고 나오면 위험할 수 있어 신경 써서 지켜보는 중이다.


또. 중간에 칸막이가 없다 보니 아이들이 책을 꽂을 때 잘못하면 주변 책들이 무더기로 쓰러지기도 한다. 중간중간 북스탠드를 끼워두긴 했지만, 일단 한 칸에 책이 90% 이상 채워져 있어야 이용이 불편하지 않다.


현재 아래 칸에는 책이 많이 채워져 있는데, 위 칸은 그렇지 못해 아이들 그림그리기 도구를 넣어놨다.




6. 신용카드​


사실 위의 물건들과는 좀 다른 결일 수 있겠다. 이 역시 사용자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 신용카드가 생긴 후부터 생활비를 초과해 지출하는 경우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신용카드를 발급한 이유는 이용 중인 코웨이 제품의 렌탈료 할인 혜택을 위해서였다. 하지만 지금까지 렌탈료보다 더 많은 금액을 초과 지출했으니, 득보다 실이 더 큰 셈이다.


지난여름, 코웨이 매트리스 케어를 하러 왔던 담당자가 내게 왜 신용카드를 한 개만 사용하냐며 쓴소리를 한 적 있었다. 더 적극적으로 신용카드를 활용해야 한다 했는데. 그 사람은 추가 렌탈을 강매하다시피 영업했기 때문에(영업결과는 실패) 신용카드 얘기도 곱게 들리진 않았다.


내 생각에 나는 아직 소비 절제를 완벽히 해내지 못하기 때문에 신용카드를 가까이 두면 더더욱 안될 것 같다.


현재 내 목표는 신용카드 사용을 중단하고 발급 전처럼 체크카드만 이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당장 내년 1월을 기점으로 신용카드 사용을 금하고 이번에 개설한 파킹통장을 활용하여 생활비를 잘 나눠 쓰고자 한다. 다만, 아예 신용카드를 해지할지는 조금 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후회템은 극히 개인적인 의견일 뿐, 실제 좋은 리뷰가 훨씬 많고 잘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내가 단점이라 여겼던 부분들도 다른 사람에게는 크게 신경 쓰이지 않고, 물건의 장점이 더 부각되어 보일 수도 있음을 인정한다. 그래서 소개하지 않은 후회템들이 많이 있지만, 중고거래를 통해 새로운 주인을 만난 물건들은 일부러 제외했다.


나에겐 후회템이지만, 다른 이들에겐 잘산템인 물건들. 이게 바로 중고거래 시장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이유 중 하나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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