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 양면테이프는 우리 집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도구 중 하나이다. 다이소에서 두어 개씩 사다 놓으면 유용하게 쓰이는 경우가 많아서 금방금방 소진한다.
오늘은 우리 집에서 폼 양면테이프를 활용하는 방법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불투명한 폼 양면테이프와 투명한 실리콘 겔 타입의 양면테이프도 같이 활용 가능하니 필요할 때 참고해 보시길 바란다.
1. 화장실 슬라이드 장 수리
처음 이 집에 이사 왔을 때, 화장실에 있는 슬라이드 장에 문제가 있었다. 분명 문을 닫았는데, 스르르 저절로 열리는? 난감한 경우였다.
네이버에 이런 경우를 검색해 보니, 전문가가 쓴 듯한 수리방법이 나와있었다. 하지만 나는 전문가도, 제대로 수리할 자신도 없어서 그 방법은 시도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러다 슬라이드 장 밑을 보았는데 유리문 밑에는 롤러가 보였고, 롤러가 다니는 틈새 간격이 롤러의 지름보다 넓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만약 롤러가 다니는 틈새 간격을 좁히면 문에 제멋대로 열리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슬라이드 장 밑 쪽 문이 완전히 닫히는 끝부분에 폼 양면테이프를 조금 잘라 붙여주었다.
이때 양면테이프의 종이를 떼서는 안 된다. 양면테이프에 롤러가 붙으면 문을 열고 닫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서 폼 양면테이프는 틈새 간격을 좁혀주는 역할만 하면 된다.
폼 양면테이프를 붙여주고 나니, 확실히 유리문 롤러가 끝에서 적당히 끼어 문이 제멋대로 열리지 않게 되었다.
폼 양면테이프만 있으면 복잡한 수리 없이도 슬라이드 장 문을 쉽게 고칠 수 있다.
2. 커튼레일 길이 조절
나는 이삿날 당일, 미리 사두었던 커튼레일을 설치했다. 사전 방문했을 때 레일을 설치할 곳 길이를 모두 재놓고, 커튼도 미리 주문했기 때문에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그러다 작년 4월에 스탠드 에어컨을 구매해서 설치했는데, 설치기사님이 에어컨을 작동할 땐 커튼이 흡입구를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커튼을 묶고 있어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다.
나는 스탠드 에어컨을 처음 사용해 보는 거라, 그런 주의사항이 있는 줄은 몰랐다.
미리 알았다면 커튼레일을 에어컨 쪽을 제외하고 설치했을 텐데... 커튼레일을 다시 떼었다 재설치하기엔, 우리 집엔 전동드릴도 없었고 내가 제대로 설치할 수 있을지 걱정되었다.
네이버에 검색해 보니 커튼 간섭을 막기 위해 에어컨 측면에 북스탠드를 부착한 경우를 볼 수 있었는데, 나는 이것 때문에 북스탠드를 구매하는 게 좀 아깝기도 했고, 무엇보다 당장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
그래서 집에 있던 겔 타입의 양면테이프를 조금 잘라 커튼과 에어컨이 간섭하지 않는 커튼레일 안쪽에 붙여주었다.
이때도 역시 커튼 롤러가 붙으면 안 되기 때문에 양면테이프 겉면 필름은 떼지 않았다.
예전엔 거실 벽 끝에서 모이던 커튼이 양면테이프를 붙이고 나니, 이제는 열었다 닫아도 에어컨에 닿기 전에 모인다. 그 결과 에어컨을 작동시킬 때마다 커튼을 묶거나 옆으로 이동시켜 놓을 필요가 없어 매우 편하다.
참고로 이때 겔 타입 대신 폼 타입 양면테이프를 사용해도 상관없지만, 겨울엔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아 다시 조절이 필요할 수 있으니 뗐다 붙이기 쉬운 겔 타입을 사용하는 것을 권한다.
나는 떼기 귀찮아서 그대로 사용 중이다.
3. 전선 몰딩(졸대) 대체
가구배치를 하다 보니 멀티탭을 써야 하는 경우가 은근히 많이 발생한다. 안방엔 침대 머리맡에 콘센트가 없어 멀티탭을 연결해 휴대폰 충전기를 꽂아놓고 사용 중이다. 그리고 거실엔 소파가 콘센트 자리를 가려, 멀티탭을 연결해서 노트북 전원 케이블을 꽂을 때 사용한다.
작은방도 마찬가지이다. 청소기를 방 안쪽에 두고 싶어, 멀티탭을 서랍장 뒤로 빙 둘러서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이때 전선이 방바닥에 닿으면서 흐물거리니 청소할 때마다 여간 신경이 쓰여 전선 몰딩(졸대)을 사야 하나 했다.
하지만 이거 하나 해결하자고 전선 몰딩을 사려고 하니, 전선 몰딩 하나만 저렴한 가격에 팔지는 않더라.
그래서 겔 타입 양면테이프를 쭉 길게 잘라 걸레받이 위쪽에 붙여주었다. 그다음 위에 멀티탭 전선을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 고정시켜주고 나니, 더 이상 전선이 바닥에 닿지 않아 청소가 편해졌다.
이땐 확실히 폼 타입보다 겔 타입이 좋다. 폼 타입은 벽지를 찢어먹을 수 있기 때문에 차라리 접착력이 좋은 겔 타입 양면테이프를 이용해 붙이면 나중에 떼야할 때도 벽지 손상을 막을 수 있다.
참고로, 다이소 겔 양면테이프는 접착력이 좋지 않아 개인적으로 비추천한다.
4. 수전헤드 고정 (어댑터 대체)
얼마 전 주방 수전을 교체하면서, 수전헤드를 기존에 사용하던 필터수전으로 바꿔주었다.
그런데 교체한 수전몸통과 필터수전 연결 부분이 꼭 맞지 않아 헐거웠다.
이런 경우 보통은 필터수전의 어댑터를 바꿔주면 되지만, 새로 교체한 수전헤드는 어댑터 쪽이 분리되지 않는 일체형이라 옮겨 달아 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헐거운 상태 그대로 사용하다 불편해서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보다 겔 양면테이프를 이용해 보기로 했다.
겔 양면테이프를 적당한 길이로 잘라 수전헤드 아래쪽에 빙 둘러줬다.
헐거워 마구 흔들렸던 수전헤드가 테이프 두께 덕에 수전몸통에 꼭 맞게 들어가 더 이상 흔들리지 않는다.
이때 테이프 겉면 필름은 떼지 않아야 싱크대 청소할 때 헤드 인출도 부드럽게 잘 된다.
불투명한 폼 타입이든, 투명한 겔 타입이든 접착력 좋은 양면테이프는 집에 구비해 두면 활용할 곳이 많다.
일반적인 목적으로 물건을 고정하는 용도로 쓸 뿐만 아니라, 나처럼 돈을 좀 아끼고 가성비 있게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그러니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한두 개쯤은 구비해 두자. 어쩌면 여러분의 문제도 쉽게 해결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