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명절 선물 고르기

시부모님 마음은 나도 몰라

by 슈퍼버니

이맘때가 되면 이번 명절엔 시댁에 어떤 선물을 보내야 할까 고민된다.

그동안 설연휴는 항상 바쁜 남편 때문에 시댁에 내려가지 못해, 매년 명절마다 죄송함과 그간의 감사한 마음을 담아 선물을 보냈다.


올해도 이번 선물이 손주들 얼굴을 자주보지 못하는 시부모님의 아쉬움을 대신 덜어드릴 수 있기를 바라본다.


남편과 부부의 연을 맺은 후, 그동안 명절이나 시댁에 방문할 때면 항상 무언가를 사들고 갔다.


이유는 우리가 시댁에 내려가는 게 일 년에 다섯 번이 안 되기도 하고,


집에 올 때 빈손으로 오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시어머님의 가르침을 어쩌다 깜박 잊기라도 하면, 이후에 어머님의 따끔한 말씀을 듣는 건 온전히 내 몫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명절, 시댁 방문을 앞두고 선물을 준비하기 바쁘다.


그동안 여러 가지 품목을 고민하고 선물했는데,

결과는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었다. (무반응이 다수)


아래에 일단 기억나는 것만 적었다.


점퍼

골프장갑

화장품 기초세트​

한산소곡주

안동소주

한라봉

복숭아

건나물 세트

양갱

한과/도라지정과 세트

약과

쿠키

다식



대부분 먹을거리이다.

제일 고르기 쉽고, 평타 이상 칠 거라 생각했지만, 매번 고르는 것도, 선물을 받으신 시부모님의 반응도 결코 쉽지 않았다.


술을 좋아하는 시아버님을 위해 주류 선물도 했지만, 안동소주처럼 도수 높은 술은 안 드신다 하여 실패.


별점 4.8점의 복숭아도 두 박스나 보냈지만, 맛없었다는 평가를 받아 실패.


한라봉, 양갱은... 성공!


사실 이제까지 선물을 드릴 때마다 긍정적인 말은 별로 듣지 못했다.


얼마 되지도 않는 선물에 생색낼 생각은 절대! 전혀! 없지만, 그래도 마음에 든다는 말씀은 듣고 싶었다.


그런데 결과만 놓고 보면, 아무래도 내가 선물 고르는 센스가 많이 부족한가 보다.


하지만 어쩔 땐 아예 열어보지 않고 방 한쪽에 밀어놓기도 해,

솔직히 마음의 상처를 입을 때도 없지 않았다. (소심한 며느리. 그래도 부정보다 무반응이 더 낫다.)


작년에 복숭아가 맛없다 말씀하셨을 땐 유리 멘탈이 부서져 며칠을 속앓이 하기도..


하지만 이런 경험을 몇 차례 겪고 나니, 이젠 선물 준비에 크게 스트레스받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선물의 결과는 거의 정해져 있다 생각하기 때문에, 나는 그저 마음을 담아 보내고, 그 이후엔 잊어버리면 된다.


이번 선물도 역시 먹을거리를 준비했다.


복숭아 사건 이후 남편이 어머님과 얘기했고, 이후에도 먹을거로 준비하면 된다 하셨기 때문이다.


이번 결과는 어떨는지.. 모르겠다.


keyword
이전 17화다이소 네트망으로 책장 칸막이 만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