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천 원의 행복
일전에 내돈내산 후회템 중, 중간 칸막이가 없는 유아 책장을 소개한 적이 있다.
선반 중간에 칸막이가 없다 보니 책들이 우르르 기울고, 책을 꽂을 때 불편하다는 게 주 내용이었다.
불편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중간중간 북스탠드를 꽂아놨지만, 북스탠드가 책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어제는 진지하게 책장을 다시 사야 하나 고민하고, 인터넷을 열심히 서칭해 보기도 했다.
그래도 구매한 지 얼마 안 된 책장을 제대로 쓰고 싶어 다른 방법들을 찾아봤는데, 그중에 하나는 '길이 조절 서랍 칸막이'었다.
하지만 미관상 별로 보기 좋지 않을 것 같았고, 이 역시 책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할 듯싶었다.
'압축봉'을 세우는 방법도 있었지만, 위의 같은 이유로 제외했다.
그다음으로는 책 선반에 튼튼한 종이상자들을 고정시켜 칸막이로 사용하는 방법도 생각해 봤지만, 당장 크기가 맞는 튼튼한 상자를 구할 방법이 없어서 포기했다.
그러던 어느 날, 네트망이 떠올랐다!
일단 결과적으로, 네트망 칸막이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그래서 만드는 방법을 남겨보려 한다.
준비물 : 네트망, 케이블타이, 가위, 자
나는 다이소에서 네트망(69cm*26cm) 4개를 사 왔지만, 3개만 사용했다.
우리 집 책 선반 1칸의 내부 가로길이는 77cm, 깊이는 24cm.
네트망 가로길이는 69cm, 칸수는 19개.
나는 책 선반 가로길이와 깊이를 감안해서, 네트망을 세 면이 6칸-7칸-6칸이 되게 ㄷ자 모양으로 만들어줬다.
네트망을 ㄷ자 모양으로 구부리면, 이 중 가운데 면은 선반 안쪽으로, 양 옆면은 칸막이 역할을 할 것이다.
그렇게 ㄷ자 모양으로 구부린 네트망 3개를 이어줄 계획인데, 네트망의 단면 두께까지 감안하면 선반 내부에 꼭 맞게 들어간다.
대충 이런 느낌?
위 사진은 아직 케이블타이로 고정하기 전인데, 책 선반에 아주 타이트하게 들어간다. 공간이 좀 남게 들어갔다면 이리저리 움직였을 텐데, 저렇게 타이트하게 들어가니까 책을 더 잘 잡아주는 듯하다.
사이즈가 맞게 만들어졌는지 확인한 후, 케이블타이로 네트망끼리 이어줬다. 칸막이가 되는 면끼리 앞쪽, 가운데, 뒤쪽 세 곳을 케이블타이로 이어 단단하게 고정시켜 주고, 다시 선반에 꽂아주었더니 훨씬 보기 깔끔해졌다.
뽑았던 책들을 일부 꽂아보니, 확실히 네트망 칸막이가 단단히 버티며 책이 넘어지지 않도록 지지해 준다.
책 높이가 칸막이 간격보다 길어, 혹시 넘어지더라도 완전히 넘어지지 않고 네트망에 걸린다.
책을 다 꽂아보니, 네트망이 얼추 가려지면서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네트망 칸막이의 단면 두께 때문에 책 4권 꽂을 정도의 공간이 줄었지만, 일반 나무 칸막이여도 그 정도 공간을 잡아먹었을 테니 상관없다.
결과적으로 깔끔하게 책을 세울 수 있어 매우 만족스럽다.
칸막이가 있는 책장을 다시 샀다면, 배송비까지 5-6만 원 이상은 족히 썼어야 했을 텐데... 단돈 8천 원으로 책장 재구매를 막고 문제가 해결되어 기분이 너무 좋다.
그럼 오늘의 살림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