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아침 등원 준비를 하던 중, 옷 서랍 하나가 안 닫히더니 볼레일 부품과 볼이 툭! 하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6년 전 신혼살림으로 장만한 소중한 가구인데ㅠ
급한 대로 떨어진 부품과 볼을 욱여넣었지만, 몇 번 여닫으니 얼마 못 가 다시 뚝 떨어졌다.
여닫을 때 소리도 들어보니 삐거덕거려 이대로 쓸 수는 없을 듯했다.
일단 서랍칸을 빼서 직접 수리가 가능한지 확인하고 싶었지만, 스토퍼가 있어야 할 위치에 보이지 않아 이내 포기했다.
*스토퍼: 서랍칸 양옆에 달린 길쭉한 플라스틱.
서랍칸을 최대한 뺀 상태에서 스토퍼 왼쪽은 위, 오른쪽은 아래로 누르며 동시에 당기면 서랍장에서 서랍칸을 분리할 수 있다.
그래서 아이들이 등원하자마자
네이버에 '서랍장 수리'를 검색해서 가구수리 전문업체를 찾아봤다.
마음의 여유가 있었다면 숨고를 통해 견적 비교부터 했겠지만,
나는 느긋하게 기다릴 수 없었다.
내가 전화한 곳은 비교적 집에서 가까운 거리의, 방송에도 나왔다는 업체였고, 바로 오실 수 있다는 사장님 말씀에 더 고민할 것도 없이 약속을 잡았다.
수리 비용은,
출장비 5만 원 + 레일 교체 시 서랍 1칸당 1만 원.
예상치 못한 지출에 쓴웃음이 났다.
방문 약속을 잡을 때, 사장님께 고장 난 서랍 말고도 다른 서랍칸도 전체적으로 봐달라 부탁드렸다.
애정하는 가구 top3에 뽑은 만큼, 오랫동안 쓰고 싶어 이번 기회에 싹 손보기로 마음먹었다.
서랍 속 옷은 사장님이 오시기 전, 미리 다 빼두었다.
가구수리 전문업체 사장님은 약속한 시간에 딱 맞춰 방문해 주셨다.
사장님은 서랍을 이리저리 살펴보시더니,
레일 교체가 필요한 서랍 네 칸을 빼셨다.
안 그래도 평소에 서랍이 삐거덕거리고 살짝 안 들어갔는데, 고장이 이유였다.
스토퍼는 내 생각보다 더 깊숙한 곳에 있었고, 사장님은 드라이버를 이용하여 빼셨다.
심지어 빼고 보니, 스토퍼가 부러진 서랍칸도 있었다.
6년 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
친절한 사장님은 작업하시는 내내 고장 원인과 수리 방법 등을 자세하게 설명해 주셨다.
사장님이 작업하시는 걸 지켜본 결과,
레일 교체가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았다.
수평도 맞춰야 하고, 서랍을 열었을 때 헐겁지 않으면서도 너무 뻑뻑하지도 않게 일자로 쭉 나올 수 있도록 적당한 폭으로 조정하는 작업도 필요했다.
금방 끝날 줄 알았던 서랍 네 칸의 레일 교체 작업은,
1시간 10분 정도 소요됐다.
레일 교체 후 서랍장은 더 이상 삐거덕 소리도 나지 않고, 새것과 얼추 비슷한 컨디션이 되었다.
다만, 네 칸 중 하나가 열었을 때 조금 삐뚤게 열리길래 나중에 혼자 빼보았더니, 레일에서 볼 하나가 빠지고 없더라.
이제 서랍 빼는 방법도, 레일 교체 방법도 알았으니, 당분간 이대로 사용하다가 다음에 다른 서랍칸도 레일 교체가 필요할 때, 그때는 직접 해볼 생각이다.
어쨌든 이번에 한번 수리했으니까 당분간은 고장 날 일 없겠지?
이제 아프지 말고 오래오래 함께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