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4인 가족 냉장고

채움, 비움, 정리 모두 중요하다

by 슈퍼버니

우리 집 냉장고는 삼성에서 나온 2도어 냉장고다.


지난해 1월에 이사 오면서 냉장고를 사야 했는데,

이제껏 300리터대 빌트인 냉장고만 쓰면서 느꼈던 공간 부족을 해결하고 싶어 큰 사이즈의 냉장고를 알아보게 되었다.


처음엔 커다란 양문형 냉장고가 욕심났지만, 주방공간이 좁은 편이고 식재료 관리가 안 될 것 같아 나름 절충하여 525리터짜리 2도어 냉장고를 구매했다.


1년 넘게 사용해 본 결과,

우리 가족에겐 500리터 대의 냉장고도 충분하고, 주방 살림하면서 식재료 관리하기에 더없이 제격이라는 생각이 든다. ​


그래서 오늘은 우리 집과 찰떡궁합인 냉장고 모습을 기록해 본다.


냉동실 문에는 펜 꽂이와 포스트잇을 붙여서, 필요할 때마다 사용하고 있다.

포스트잇에는 주방에 있는 식재료를 메모해 붙여놓고 소진할 때마다 지우거나, 새로 들여온 식재료는 추가로 적어둔다. ​


때때로 휴대폰으로 통화하면서 메모가 필요한 경우에도 냉장고 앞으로 가는데, 통화와 동시에 휴대폰 메모 앱을 쓰는 게 잘 안되기 때문이다.


오래된 습관을 바꾸는 건 참 어려운 일인 것 같다.


냉장실 문에는 자석으로 아이들의 그림을 붙여놓고 있다. ​


우리 집엔 액자나 기타 인테리어 소품이 없어서, 냉장실 문이 유일한 작품 전시공간이라 할 수 있다.

그림 그리기 좋아하는 아이들이 매일 새로운 그림을 그려 붙인다.

단, 그림 전시는 자석 수만큼만 가능해서 주기적으로 아이들과 비우기도 한다.


1. 냉동실


냉동실은 두 칸.

양문형 냉장고처럼 공간이 많지는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럽게 사용 중이다.


일단 식재료가 한눈에 들어와 금세 파악이 가능하고, 식재료 관리하기도 좋다.


지금 사진엔 식재료가 꽤 많아 보이는데, 이게 최대치.


현재보다 더 많은 식재료가 들어오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참고로 쌓여있는 고기 팩은 모두 시댁에서 보내주신 것이다.

손주들이 잘 먹고 잘 컸으면 하는 마음에 한두 달에 한 번씩은 꼭 고기를 7~8팩씩 보내주신다.

덕분에 우리 집엔 고기가 마르지 않는다.



시댁에서 고춧가루나 땅콩 같은 식재료도 보내실 때마다 항상 넉넉히 보내주시곤 하는데,

그럴 때는 항상 냉장실 선반 사이즈에 맞는 지퍼백에 소분해서 겹쳐 보관한다.


바깥쪽 것을 먹어도 안쪽에 동일한 식재료가 있음을 알기에 실수로 구매할 일이 없다.


냉동실에도 정리를 위한 도구가 있다. ​

네트망 책장 칸막이가 생긴 이후 갈 곳 잃은 북스탠드는 냉동실 식재료 구별과 지지를 위해 쓰이고 있다.


또, 국거리나 불고기를 소분한 것은 깨끗하게 씻은 아이스크림통에 모아두었다.


아이들이 즐겨 찾는 고등어는 수전필터 상자에 가지런히 담아 보관하는데, 우유팩보다 더 튼튼한 편이라 오래 사용 중이다.


2. 냉장실


냉장실의 전체적인 모습이다.


평소에 우리 집은 냉장실 공간을 다 사용하지 않는다. ​


매번 먹는 재료만 먹기도 하고,

상해서 버리는 경험을 몇 번 한 이후로는 한 번에 식재료를 많이 구매하지 않는다.


웬만하면 먼저 있는 식재료를 소진한 후에 채우고, 가끔씩 애들이 먹고 싶은 것이 생기면 사 와서 바로 요리하는 편이다. ​


이건 집 가까이에 슈퍼마켓과 식자재마트가 있어서 가능한 얘기일 수도 있겠다.


명절이나 갑자기 계획에 없던 식재료가 들어오는 경우를 대비해서라도 항상 빈 공간을 남겨두려고 노력한다.


냉동실 내부는 야채 칸 포함해서 다섯 칸이다.

맨 위(문 있는)에는 육류, 계란, 소시지 등을 보관한다.


그 바로 아래 칸에는 반찬을 보관한다.

김치나 양이 많아 용기가 큰 경우를 제외하고는, 바구니에 담아놨다. 우리 집 반찬통은 전부 글라스락 제품이라 무겁기도 하고, 일일이 꺼내는 것보다 바구니로 한 번에 꺼내는 게 편리하기 때문이다.


바구니 전에 쟁반에도 담아봤는데, 손에서 미끄러져 떨어뜨릴까 봐 걱정이 이만저만;;


손잡이 구멍이 있고 깊이감 있는 바구니로 옮기고 나서는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세 번째 칸은 식재료들이 잠깐 머무는 곳이랄까? ​

평소에 두부나 과일 썰어둔 것, 당일 먹을 양념고기를 임시 보관할 때 등.. 식재료 이동이 가장 많은 공간이다. 그만큼 순환이 잘 된다는 얘기.


현재는 먹다 남은 케이크만 보관되어 있다.

사진에 보이는 두부는 어제저녁에 먹었고, 오늘 남은 케이크도 먹으면 텅 빌듯.


그 밑에는 고춧가루와 장류, 김치를 보관 중이다.​

고춧가루와 장류는 모두 시댁에서 받은 것이고, 김치는 언니의 시댁에서 받은 것이다.


냉장고를 열 때마다 감사한 마음이 절로 든다.



아, 냉장고 탈취제는 베이킹소다를 이용하고 있다.​

작년에 구매했던 탈취제를 다 사용하고 나서, 빈 용기에 베이킹소다를 넣어주고 구멍을 촘촘히 낸 랩으로 감싸줬다.


베이킹소다는 두 달에 한 번씩 교체해 주고,


교체한 베이킹소다는 버리지 않고 모아뒀다가 싱크대 청소할 때 사용한다.


쌀은 5kg짜리를 구매해서 통에 담아 사계절 내내 냉장 보관한다.​

내가 사는 빌라엔 엘리베이터가 없어 10kg짜리 구매는 엄두도 못 내는데, 그 덕에 신선한 쌀을 자주 먹는다 생각한다.


야채 칸엔 종이 쇼핑백으로 구역을 나눠 야채와 과일을 보관하고 있다. ​

파는 구매하자마자 당일 손질해서 대부분 냉동 보관하고, 부추 같은 것도 구매 당일 손질해서 며칠 내에 먹기 때문에 그런 긴 채소가 야채 칸에 들어올 일은 없다.


지금은 무 하나 남았던데, 오늘 소고기뭇국을 끓이면 될 것 같다.

웬만한 소스류는 한곳에 모아놨다.

새로운 소스는 잘 시도하지 않다 보니, 1년 넘게 한 칸으로 공간 유지 중이다.


그 옆 칸은 아이들 전용칸.

이번에 요거트를 다 먹고, 아직 재구매 전이라 비어있다.


부피가 큰 간장류는 맨 아래 칸에 보관. 간장은 적당한 용량으로 사서 보관 용기에 소분하거나 옮기지 않고 저대로 사용한다.

(커다란 불고기양념은 남편의 픽...)


배달음식에 포함된 소스류 중 남은 것은 지퍼백에 모아뒀다가 야금야금 꺼내 먹는다. ​

덕분에 한동안 케첩을 사지 않아도 되고,


다음번 배달음식을 시킬 땐 소스류를 받지 않고 남은 소스부터 먹어치운다.


자, 냉장고 소개는 끝이다.


이 글을 통해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냉장고가 작아도 4인 가족이 사용하기엔 충분하다는 것보다, 냉장고를 어떻게 활용하냐에 따라 가족의 소중한 음식보관이 마트 신선식품 코너처럼 가능하다는 것이다.


비움, 채움, 정리를 통해 냉장고를 관리해보자.

신선식품 코너를 우리 집에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keyword
이전 25화햇살이 반기는 우리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