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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과 기부 사이 - 물품기부 엔딩

아름다운가게 물품기부하기

by 슈퍼버니

어느 저녁, 책을 읽다가 물건 비우기 발동이 걸려 몸을 움직였다.

마침 요 며칠 동안 세탁실의 잡동사니 코너에 새로운 물품들이 들어오기도 해서, 총량규제의 법칙을 실천코자 일부 비울 것을 찾아보기로 했다.


아래의 물건들은 세탁실에서 선발된 것들이다.


1. 롤러 바퀴 - 빨래 바구니에 붙이려고 구매했던 2세트 중 미개봉한 세트


2. 청소도구 걸이 홀더 - 4개 묶음을 구매했지만 필요했던 건 2개뿐이어서 남은 2개를 비우기로 했다.


3. 1년 넘게 꺼내 쓴 적 없는 석고보드 앙카 ​


내친김에 약서랍에 고이 보관했던 비타민까지


모두 당근마켓에 올렸다.


연달아 글을 올리고 다시 책으로 눈길을 돌렸지만, 급한 성격에 자꾸 휴대폰을 흘깃흘깃 보게 되더라.


채팅 알림이 왜 빨리 안 오지?..


이후에 다시 생각해 보니

일일이 채팅에 답하고, 거래시간 챙기는 것도 일이겠다 싶었다.


집 지근거리에 아름다운가게가 버젓이 있고, 마침 내일 외출할 일도 있기에 잘 정리해서 물품 기부를 하기로 했다.


명색이 물품 기부 단체에서 활동했던 사람으로서, 소소한 용돈벌이에 욕심냈던 잠깐의 시간이 부끄럽기도 했다. 허허...


기부 결심이 서자마자 당근마켓 판매글을 모조리 지우고, 이참에 더 기부할 것이 없는지 집 곳곳을 살펴봤다.


얼마 전 물건 비우기가 '치움'에 가까웠다면, 이번 비우기는 오로지 '기부'가 목적이었다.


오랜만에 아름다운가게 홈페이지에 접속해 기부 가능 리스트를 켜놓고, 손에 들고 다니며 내 물건이 기부 가능 물품인지 확인했다.


자칫 기억에 의존해서 임의로 선별했다가는 되가져오는 일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집안을 돌아다닌 지 20분 만에 기부할 물건이 모두 모아졌다.


침대와 협탁밖에 없는 안방과 아이들 놀이방을 제외하고, 여기저기서 비울 물건이 나왔다.


이중 유통기한이 2027년도까지인 새 화장품들은 지난해에 친구에게 받은 것인데, 지금 사용 중인 기초 제품도 아직 용량이 넉넉해 비우기로 했다.


바디워시도 새것 하나만 수납장에 남겨두고, 하나는 비우기로.


네트망 책장칸막이 이후 역할을 잃은 북스탠드도 비우고, 사용 후엔 항상 그릇에 끈적이가 남아 설거지가 힘들었던 매직랩 미사용품도 이번 기회에 비우기로 했다.


참고로 지퍼백에 모아두었던 앙카는 기부물품에서 제외했다.


마지막으로, 화장실에 보관 중이던 비누세트도 오늘 아침에 기부물품에 추가했다.


기부할 물품을 쇼핑백에 모아두고, 집안을 둘러보니 역시 빈자리가 티 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비운 물건의 크기가 자잘해서이기도 하지만, 당장 지금은 내게 필요하지 않은, 없어도 충분하기 때문일 것이다.


다음 날,

아름다운가게에 들러 물품 기부를 했다.

기부금영수증도 신청 완료!



다들 새 주인을 만나 좋은 쓰임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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