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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의시선 jungsee Jun 10. 2024

미리 준비해 보아요

신혼여행을 떠나기 전 한국에서

우리의 신혼여행은 한국기준, 2023년 7월 15일부터 27일까지 총 12박 13일이었다. 긴 여행인 만큼, P형 인간인 나라도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은 미리 예약을 해야 했다. 다음은 내가 예약한 리스트다.


1. 항공권

두비이에서 모리셔스로 가는 비행기에서, Maritius, 18th Jul, 2024 @on.time_jungsee


모리셔스는 직항으로 갈 수 있는 비행기 편이 없다. (2023년 7월 기준) 싱가포르나 홍콩을 경유하거나 우리처럼 두바이를 경유해서 가야 한다. 우리는 두바이를 경유하는 김에 두바이에서 2박을 하는 스톱오버를 하기로 했다.


우리가 항공권을 구매한 '에미레이트항공'을 이용하면 두바이 스탑오버 시, 에미레이트 항공을 통해 호텔 예약을 할 수 있다.


2. 모리셔스 리조트


모리셔스는 남북으로 긴 모양의 섬나라인데, 공항의 경우 남동쪽에 위치했고 북쪽엔 포트루이스를 비롯한 도시가 있는 편이다. 그리고 동쪽과 남서쪽 해변에는 고급 리조트들이 있다.


인도양 남서쪽에 위치한 나라이기 때문에 모리셔스의 동쪽 바다는 맑고 광활한 인도양을 바라보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동쪽 바다의 파도가 다른 방향보다 더 세다는 리뷰가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경험한 동쪽 바다는 거센 느낌은 아니었다. 남쪽 바다에선 르몽(Le Morne) 산과 바다를 한 번에 바라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유명한 '수중 폭포'도 이 남쪽 바다에서 볼 수 있다. 서쪽은 상대적으로 잔잔한 파도 때문에 물놀이를 하기에 적합하다고 한다. 돌고래가 종종 출몰하여 돌핀 투어가 유명한데, 우리는 고민하다 돌핀 투어를 포기했다. 다음에 다시 간다면 꼭 돌고래와 접영 대결을 하고 싶다.


Sunrise Attitude Hotel의 식당, 외부와 연결되어 있어서 아침이면 새들이 우리 음식을 탐한다. Maritius, 19th Jul, 2024 @on.time_jung


그래서! 우리가 선택한 리조트는 총 세 곳이다. 처음으로 묵을 리조트는 동쪽의 'Sunrise Attitude Hotel'이다. 나름 가성비 있는 호텔로 외부 수영장과 레스토랑이 연결되는 구조가 인상 깊은 곳이었다.


아름다운 바다(Belle Mare)와 리브, Maritius, 20th Jul, 2024 @on.time_jungsee


두 번째 숙소는 마찬가지로 동쪽 바다에 있는 'Constance Belle Mare Plage'이다. 벨 마르(Belle Mare) 해변은 하얀 백사장으로 유명한 곳이다. 이탈리아어로 Belle은 아름다운, Mare는 바다를 의미한다. 왜 이탈리아어로 된 해변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벨 마르는 이 해변에 딱 어울리는 이름이다.


해변 바로 앞에 넓직한 테라스가 있는 Dianrobin 숙소, Maritius, 25th Jul, 2024 @on.time_jungsee

우리가 묵은 세 번째 숙소는 남서쪽에 위치한 'Dinarobin Beachcomber Resort'이다. 두 번째 숙소인 콘스탄스 벨 마르 플라주와 같이 디나로빈 비치콤버는 '비치콤버' 계열 리조트이다.


우리처럼 같은 계열의 리조트를 예약하면 숙소 예약 시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디나로빈 비치콤버 같은 경우엔 가장 크고 아름다운 풍경을 우리에게 보여줬다. 숙소 뒤로는 거대한 르몽 산이, 숙소 앞으로는 눈 부신 인도양 바다가 보이는 숙소이다. 그리고 리조트 내 헬리포트가 위치해 있기 때문에, 수중 폭포를 보는 헬기 투어를 하는 데 있어서 추가 금액 없이 무료로 헬리포트 이용이 가능하다.


우리처럼 신혼여행으로 모리셔스에 방문하면 리조트 예약의 팁이 있다. 바로 미리 리조트 측에 메일을 보내서 우리가 허니문으로 리조트를 방문할 것임을 알리고, 할 수 있다면 미리 레스토랑 예약을 해두는 것이다.

아래는 내가 디나로빈 비치콤보에 보낸 메일이다.


디나로빈에 직접 보냈던 메일


메일을 보면 우리는 디나로빈에서 3박을 하는데, 주니어 스위트에서 1박, 시니어 스위트에서 2박으로 나눠서 예약을 했다. 우리는 큰 맘 먹고 시니어 스위트이서 3박을 하길 원했지만, 이미 예약이 가득 차서 어쩔 수 없이 주니어 스위트 1박을 나눠서 했던 것이다.

그런데 디나로빈에 가니, 내가 보낸 메일을 잘 받았다며 결혼을 축하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우리의 신혼여행을 축하해 주기 위해서 주니어 스위트 가격으로 시니어 스위트에서 3박을 하도록 방을 업그레이드 했다는 깜짝 선물을 받았다. 그 뿐만 아니라 업그레이드 된 방에는 와인과 각종 잼, 젤리 등이 준비되어 있었다. 디나로빈 말고도 나머지 두 리조트에서도 항상 우리의 신혼여행을 축복해 주는 편지와 와인 서비스가 있었다. 그러니 신혼여행으로 모리셔스이 방문한다면 꼭 메일을 보내고 가길 바란다.


대신에 미리 준비할 서류가 필요하다. 우리가 한국에서 알아봤을 땐, 결혼 청첩장만 가져가면 된다는 인터넷 글을 봤었다. 하지만 콘스탄스 벨 마르 플라주 같은 경우엔 legal document(법적 증거물)를 보여달라고 했다. 사실 한국에서는 결혼식을 올리고 곧장 혼인 신고를 하지 않는데 법적 증거물이라니... 나는 그래서 클라우드에 저장되어 있던 웨딩홀 계약서를 보여줬다. 전부 한국어로 되어 있는 웨딩홀 계악서를 보며 우리 담당 매니저는 많이 당황해 했고, 우리는 웨딩홀 계약서와 함께 며칠 전 찍은 사진이라며 웨딩 사진을 보여줘야 했다.


신혼여행을 떠나는 부부들은 꼭 청첩장뿐만 아니라, 이런 계약서도 핸드폰에서 볼 수 있게 준비해 가길 바란다.


3. 모리셔스 렌터카

우리는 그래도 렌트카를 추천한다, Maritius, 29th Jul, 2024 @on.time_jungsee


모리셔스에서의 운전을 검색해 보면 매우 어렵다는 글을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다. 모리셔스에서 운전하다가 사고가 나서 금 같은 신혼여행 일정을 망쳤다는 글도 종종 보인다. 하지만 우리는 리조트 세 곳을 자유롭게 이동하고, 일정에 쫓기지 않고 편히 다니려면 렌트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리셔스에서 직접 운전해 보니, 운전이 어렵다고 하는 이유가 이해가 됐다. 내가 생각하는 운전이 어려운 이유는 크게 네 가지이다.


일단 모리셔스는 우핸들, 좌측통행이 기본이다. 운전석이 좌측에 있고 자동차가 오른쪽 도로로 다니는 우리와 정반대이다. 우핸들 차량의 운전은 처음엔 매우 어색하고 이 어색함에서 오는 피곤함이 있다.


두 번째 어려움은 도로의 상황이다. 모리셔스는 고속도로를 제외하곤 왕복 2차선 도로가 대부분이다. 이 2차선 도로는 앞 차를 앞지를 때엔 중앙선을 넘어야 하고, 또 내 뒷 차에게 길을 비켜줄 때도 조심해야 한다. 여유로운 신혼여행에서 앞지르기를 할 일이 얼마나 많겠냐 하겠지만, 모리셔스 차도엔 대형 공사 차량들이 심심찮게 돌아다닌다. 이런 대형 차량들은 속도도 느리지만 내뿜는 매연이 골치 아프다. 그래서 반대편에 오는 차가 없는지 확인하며 앞지르기를 해야 한다.


세 번째 이유는 모리셔스의 도로는 자연을 크게 해치지 않고 만들어진 것에 있다. 모리셔스는 울렁울렁한 구릉을 반듯하게 차로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구릉 모양 그대로 그 위에 아스팔트를 발라 차로를 만들었다. 그래서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은 도로가 종종 있다. 그리고 직선 도로에 나무가 있으면 나무를 베거나 옮겨 심은 게 아니라, 이 나무를 우회해서 도로를 만들었다. 가로등 하나 없는 모리셔스의 밤 도로를 달리다 보면, 갑자기 큰 나무가 보일 때가 종종 있는데 그때마다 반지에 제왕에 나오는 나무 괴물이 떠오릴 정도로 무서운 기분이 든다.


모리셔스 운전이 어려운 마지막 이유는 렌터카의 상태이다. 우리는 스즈키의 디자이어라는 세단을 렌트했다. 현대기아자동차와 비교하면 아반떼나 K3 정도의 세단이다. 그런데 직접 가서 자동차를 보니 40만 km를 운행한 자동차였다. 내가 일 년에 1만에서 1만 2천 km 정도 운전을 하니, 내 운전습관으로는 40년이 된 자동차이다. 아마 다른 나라에서 운행한 자동차를 중고로 수입한 것 같았다. 이 자동차에는 주행보조 기술이나, 각종 센서가 없다.  뭐... 여기까진 예상을 했다. 그런데 나를 놀라게 한 것은 핸들이었다. 파워 핸들(Steering Wheel; 스티어링 휠)은 운전자가 돌리는 핸들과 앞바퀴 조향장치 사이에 모터와 같은 전자장치가 들어가서, 적은 힘으로도 자동차의 무거운 앞바퀴를 쉽게 조향 하게 도와준다. 그런데 우리가 모리셔스에서 렌트한 자동차엔 파워 핸들이 없었다. 파워 핸들이 아니게 되면, 앞바퀴를 온전히 운전자의 힘으로 돌려내야 한다. 말로만 듣던 논파워 핸들을 모리셔스에서 처음 만져보곤 적잖이 당황했다.


이런 자동차로 앞서 설명한 모리셔스의 2차선 도로에서 앞지르기를 해야 하면 매우 위험하다. 내가 한국에서 운전하는 자동차의 힘이라면, 충분히 앞지르고도 남았을 세기로 액셀을 밟아도 모리셔스의 렌터카는 힘이 부족하기 때문에 좀 더 여유롭게 계산하면서 액셀을 밟아야 한다.


추가로 한국에서 떠나기 전에 팁을 드리자면, 송풍구 형 핸드폰 거치대를 가져가길 바란다.


리브는 핸드폰 거치대를 고민고민하며 센터피스 형 거치대를 샀었다. 그러나 센터피스에 부착해야 하는 이 거치대는 렌트카에 제대로 붙지 않았다. 그러니 꼭 송풍구 형 거치대를 추천한다.


4. 각 종 액티비티


우리가 모리셔스를 신혼여행지로 고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즐길 액티비티가 많기 때문이다. 우리는 총 세 가지의 액티비티를 한국에서 미리 예약했고, 모리셔스 현지에서도 두 개의 액티비티를 추가로 예약했다.


두바이 : 사막 투어(Red dune Safari)

레드 듄의 멋진 아저씨, Dubai, 16th Jul, 2024 @on.time_jungsee


두바이를 방문한 여행자들에게 꼭 추천한다. 레드 듄(Red dune)은 두바이 사막 지역의 일부인데, 빨갛고 고운 모래가 있는 곳이다. 사막 투어를 하게 되면 보통 사륜 오토바이, 낙타 라이딩, 듄 배싱(Dune Bashing), 샌드보딩(Sand Boarding), 베두인 캠프(Bedouin Camp)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이 사막투어에 대해선 두바이 여행기를 쓸 때 자세히 설명하겠다.


모리셔스 : 카젤라 파크(Casela Nature Park)

사자 앞에서 뽀뽀해본 사람?, Maritius, 22nd Jul, 2024 @on.time_jungsee


모리셔스만의 특별한 어트랙션으로 가득 찬 이곳은 다양한 동물들을 만나볼 수 있다. 흔히 동물원에서 볼 수 있는 갇혀있는 동물이 아니라 실제 모리셔스의 자연에 살고 있는 동물을 만날 수 있다. 카젤라 파크의 대표적인 어트랙션은 Walikng with Lion, 즉 사자와 함께하는 산책이다.


모리셔스 : 헬기투어

헬기투어 중 봤던 수중 폭포, Maritius, 25th Jul, 2024 @on.time_jungsee


모리셔스의 유명한 자연경관 중, 수중 폭포를 빼먹을 수 없다. 이 수중 폭포는 하늘에서 바다를 내려다보았을 때 바다 안에서 폭포가 흘러내려가 듯이 보이는 것을 말하는데, 수중 폭포를 보려면 헬기투어나 경비행기투어를 해야 한다. 처음엔 경비행기를 타는 것도 고려를 했지만, 헬기에 비해 투어가 너무 빨리 끝나고 또 두 명이 한 번에 탈 수 없다는 단점이 있어서 헬기투어를 했다. 처음 타 본 헬기는 너무 재미있었고 하늘에서 본 모리셔스의 모습은 정말 잊을 수 없다.


추가! 모리셔스에서 예약한 액티비티: 쿠킹 클래스(Cooking Class) + 동부 카타마란 투어(Estern Catamaran Tour)

오늘은 내가 요리사, Maritius, 20th Jul, 2024 @on.time_jungsee


선라이즈 애티튜드 호텔에서 신청할 수 있는 액티비티 중엔 쿠킹 클래스가 있다. 이 쿠킹 클래스에서는 다른 투숙객들과 함께 선생님의 지도를 받으면서 탄투리 치킨을 만들었고 이걸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카타마란 투어 스노클링 중 만난 물고기, Maritius, 21st Jul, 2024 @on.time_jungsee


동부 카타마란 투어는 일로 셰프(Ile Aux Cerf)라는 모리셔스 동쪽에 있는 섬을 방문하는 일정이다. 요트를 타고 인도양 바다를 지나가다가, 쾌속정으로 바꿔 타 그랜드 리버 사우이스트 폭포(Grand River South East Waterfall)를 보고 오고 산호초가 가득한 바다 위에서 스노클링도 즐긴다. 그리고 액티비티와 휴식의 섬인 일로 셰프를 방문해 자유시간을 가지고 돌아오는 코스이다.




인터뷰: 내가 콘스탄스 벨 마르 리조트 내부에 있는 레스토랑은 미리 예약하지 못했었잖아? 그때 리브는 어땠어?


지금 생각하면 신혼여행 중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야. 그때 내 감정을 지금도 기억해..! 사실 화가 났어.

나는 모리셔스에서 특별한 모든 것을 다 경험하고 싶었어.

그 중에 하나가 음식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음식을 체험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워.

다양한 음식의 맛을 못 즐겼다는 것도 아쉬운 포인트지만, 그 음식을 먹는 공간을 경험하는 것이 나에겐 중요했는데, 3박을 하는 동안 같은 공간에서 음식을 먹었다는 게 좀 그랬어.




나처럼 신혼여행에서 씻을 수 없는 실수를 하기 싫다면 꼭 기억해라.


리조트에 메일을 보낼 땐 꼭 레스토랑 예약도 같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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