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웰스북스는 포틀랜드의 자랑이자, 세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관광 명소다. 홈페이지 타이틀엔 이렇게 적혀있다. 'The World's Largest Independent Bookstore'
실제로 서점을 둘러보며 어마어마한 면적과 보유량에 깜짝 놀랐었다. 책장을 지나칠 때마다 더 있어? 또 있어?를 속으로 외치며 놀라움의 연속을 경험했다. 새 책, 중고 책, 절판된 책까지 다양한 서적을 제공할 뿐 아니라 파티션마다 좌석도 마련되어 있어 독서 애호가들에겐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곳이다.
입구마다 색상으로 구분한 카테고리가 돋보인다. 이용자들은 레드룸이 무슨 장르인지 처음부터 알 수 없겠지만, 방대한 책들의 위치를 직관적으로 이해하도록 과감히 밀고 나간 전략이 아닐까. 테마룸 내 중분류는 스텝의 추천 도서 리스트가 담긴 컬러풀한 종이띠를 참고해 볼 수 있다.
층마다, 장르마다 추천도서, 베스트셀러, 신간 등 다양한 진열대가 마련되어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진열대 핫라인을 당당히 차지하고 있는 Mind-Body와 베스트셀러 1위 돈의 심리학(Morgan Housel - The Psychology of Money). 힙스터와 여유라는 환상을 깨고, 포틀랜드 사람들도 심신의 균형과 건강, 그리고 돈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느낀다.
기술과학 카테고리 1~3위 또한 낯익은 책들이다. 한국에 유통되는 서적 표지와 다른데, 포틀랜드 시민들의 어떠한 정서를 반영한 건지 궁금하다.
4층엔 희귀 도서 전시 공간(Rare Book Room)이 있다. 입장 인원 제한으로 전용 넥스트랩을 착용하고 들어갈 수 있다. 책, 음식, 음료는 보관대에 맡겨야 한다.
두터운 양장 커버의 서적은 반듯하고 묵직한 판자에 올려 은은한 조명 아래서 느긋하게 넘겨보아야 제맛이다.
키즈 카테고리는 아이들의 정서에 맞게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기념품은 층별로 종류가 다르고 좋은 제품들이 많아서 충동구매를 억눌렀다. 매월 이벤트 및 커뮤니티 행사도 진행하는데, 행사 내용보다 색깔 구경이 흥미로운 안내판이다.
마치며.
파웰스북스는 몇 시간을 머무르고도 다음날 다시 갔던 곳이다. 한국의 문고와는 또 다른 종류의 서적들이 눈에 띄었고, 난 인문학, 철학, 기술과학, 예술, 유머 구역의 책들을 흥미롭게 보았다. 서점 카페에서 커피를 곁들이며 볼 수도, 바깥이 보이는 통유리창 앞 의자에 앉아 채광을 곁들이며 볼 수도 있다. 독서 문화는 책이 있는 공간에 자부심과 정성이 깃든 만큼 더욱 발전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