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라스트 북스토어는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에 위치한 캘리포니아 최대 규모의 독립서점이다. 독립서점의 성공적인 생존 모델로서 신간뿐 아니라 중고책의 매입과 판매, 음반, 예술품 등 다양한 상품을 취급한다. 메인 홀의 인테리어는 클래식한 대리석 기둥과 골동품 느낌의 장식들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2층에서 내려다본 1층 뷰
소파에 앉아 책을 읽는 방문객들의 자세를 보면 이곳의 분위기가 얼마나 내 집 안방처럼 편안한 지 알 수 있다. 음반은 역시 두 손 모아 지긋이 감상하는 맛이다.
레어 북 룸(Rare Book Room)으로 보이는 이 공간은 숨겨둔 보물창고 같다. 장식품처럼 보이지만 실제 책들이 꽂혀 있다.
1층부터 2층까진통로가 구불구불하게 이어져있는데, 책장들이 미로처럼 배치되어 있어 책의 숲을 탐험하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이 책들은 팔기 위한 걸까, 예술을 위한 걸까? 혹은 관광을 위한 걸까? 대충 구겨 넣은듯한 책, 파격적인 설치물들이 서점의 책은 깔끔하고 반듯하게 진열해야 한다는 선입견을 부순다. 정돈된 중고책 한 권을 빼내어 새 책과 견주는 기분과, 널브러진 책을 툭 집어 들고 낡은 감성을 느끼는 기분은 엄연히 다르다. '중고'라는 단어가 가져다주는 가장 큰 장점은 편안함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올 법한 초현실적인 장면을 빈티지하게 꾸몄다. 일반 서점이 아닌 중고 서점이기에 찰떡같은 컨셉이다.
감성에 충실한 소품들.
직원들이 사용하는 너저분한 데스크도 컨셉인지, 정말 현실인 건지 분간이 가질 않는다. 왠지 말을 걸면 귀찮은 기색이지만 일처리는 다 해줄 것 같은 상상을 해본다.
작품들 또한 귀찮게 전시되어 있다.
출구 배너엔 'You are now re-entering the real world'라고 적혀있다. 현실 세계와 환상의 세계를 구분 짓는 재미있는 경계선 역할을 해준다. 책을 읽은 기억은 없고 신선한 충격만 남아 있다. 비록 책을 사진 않았지만 몇 시간을 머물 정도로 흥미롭고 볼거리가 많은 서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