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향기는 아내의 행복을 더한다

남편의 향기와 아내의 행복 관계

by 최정환

남편의 향기는 아내의 행복을 더한다. 빠글빠글 솟아오른 비눗방울이 온몸을 뒤덮으면, 미지근한 물을 뿌려가며 씻어낸다. 온종일 몸에 배었던 삶에 냄새가 사라지면 비로소 새로운 향기가 피어난다.


직장인 시절의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매일 아침 두 분 팀장님을 마주 할 때면 상쾌함과 호흡곤란의 상황을 넘나들어야 했다. 자신이 매일 아침 운동을 하는 이유가 좋아하는 술을 더 많이 마시기 위함이라던 그 팀장님은 향기로운 아침을 열었다. 온몸의 피로를 끌어안고 무겁게 감긴 눈을 힘겨워하던 내게. 팀장님과의 짧은 마주침은 사무실 공기를 가르며 퍼져 나오는 민트 향기가 콧속에 스며들어 매혹적인 향기에 흠뻑 빠져들게 했다.

또 한 분의 팀장님 몸에서는 정체불명의 냄새가 가득했다. 부스스한 머리를 긁적거리며, 온몸을 가득 채운 술 냄새와 담배냄새가 씻기지 않은 채, 켜켜이 쌓인 홀아비 냄새라고나 할까. 냄새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뒤통수와 귀 뒷부분에서 분비되는 “디아세틸(Diacetyl)”호르몬 때문인데 이렇게 온갖 미묘한 냄새들의 복합체를 마주할 때면 심각한 호흡곤란 증세에 처하기 일쑤였다.

아내는 가끔씩 절친 친구의 남편 때문에 생긴 하소연을 들려준다. 술과 담배, 온갖 냄새로 찌든 몸을 씻지 않는 남편을 이해할 수 없다는 이야기. 몸 구석구석의 알 수 없는 냄새가 절묘하게 뒤섞여 이내 방안을 냄새로 가득 채운다니. 같은 종족의 냄새나는 이야기가 남에 일 같지 않았던 이유는 무얼까.


냄새는 오직 사람 만에 문제는 아닌가 보다. 수퇘지(수컷 돼지)의 정소에서 생기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은 식용 돼지의 불쾌한 냄새‘웅취’를 풍긴다. 알고 있었으려나. 일상에서 우리가 먹는 수퇘지들은 어려서 모두 거세를 거친 녀석들이라는 것을. 이유는 다름 아닌 녀석들 특유의‘웅취’를 없애기 위해서다.


돼지의 냄새는 거세로 해결한다 치더라도 남자는 거세를 할 수도 없는 노릇. 방법은 오롯이 깨끗하게 가꾸고 씻어내어 향기를 더하는 수밖에.


우리 집은 아내 외에는 나와 아들 둘에 막내아들(반려견)까지 모두가 남자뿐이다.

막내아들은 조금만 씻지 않아도 특유의 냄새가 솔솔 풍기고, 10살, 7살 두 아들은 머지않아 급격한 신체변화와 호르몬 분비로 걷잡을 수 없는 미묘한 냄새를 쏟아낼 것이다.

아내를 위한 마음이라 치면 그저 스스로를 잘 가꾸는 일뿐. 아침저녁 샤워 후에 문을 나서면 액체와 기체를 머금은 습한 공기가 향기를 더해 집안 곳곳으로 스며든다. 아이들은 “아빠는 왜 매일 샤워해요. 그래서 향기가 좋은가.”나는 그렇게 아이들을 세뇌시키고 물들여간다. 매일 씻으면 향기가 난다는 것을 몸소 실천하고 보여주는 것이다.


사람의 삶이 그렇듯 고유한 냄새도 다르다. 그럼에도 어떤 이에게는 비린내가 풍기고, 어떤 이는 꽃향기를 흩날리는 이유는 무얼까.

화향 백리(花香百里) 꽃의 향기는 백리를 가고, 주향 천리(酒香千里) 술의 향기는 천리를 간다. 인향 만리(人香萬里) 사람의 향기가 만리에 퍼지는 것은 향기를 머금은 아름다운 사람의 마음을 담아내기 때문일 것이다.


남편의 향기는 아내의 행복을 더하고, 비로소 진한 가족의 향기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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