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본 만큼 보인다

승리자가 되는 법

by 에밀리아

예전 어느 영화 장면이 생각난다.

평범하고 순탄하게 살아온 젊은이가

온갖 풍파를 겪었을 것 같은

주름 깊은 노인에게 물었다.


“혹시 저와 인생을 바꿀 생각이 있으신가요?”


그러자 노인은 펄쩍 뛰며 말했다.


“절대로 그럴 생각 없어.

내가 지금껏 겪고 경험한 건 아주 소중하고,

그걸 이겨낸 내가 자랑스러워.

아무것도 경험하지 못한 인생과는

절대 못 바꾸지.”

나는 당연히 노인이 바꾸겠다고 할 줄 알았다.

솔직히, 나도 그런 질문을 받으면

그러겠다고 할 것 같았다.


그런데 눈을 반짝이며 자신의 경험이

소중하다고 말하는 노인의 모습이

오랫동안 잊히지 않았다.

그 순간, 어렵고 힘든 일이 많아

그저 불쌍하다고만 여겼던 내 인생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물론 때로는 그 경험 때문에

남들이 느끼지 않는 감정까지

고스란히 느껴야 하는 버거움이 있었다.

하지만 그 모든 시간은

나를 조금 더 삶의 본질에 가깝게

데려다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걸 이겨내고

지금 이 순간까지 온 내가,

승리자이자 생존자로서

자랑스러워해도 된다는 걸 느꼈다.


걸어보지 않은 길

가보지 않은 길을

온전히 느끼고 이해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


다만 바람이 있다면,

앞으로의 나의 경험도

누군가의 경험도

너무 가혹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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