캉이라는 도시로 갔다. 거기에서 조금 더 달려 이름도 생소한 ‘에트르타’에 갔다. 파리에서 약 3시간 소요된다. ‘이름도 못 들어본 곳을 왜 가야하나?’ 처음에는 의아했다. 그러나 이 곳을 사랑하게 되었다. 3시간 동안 끝도 없는 평원이 펼쳐졌다. 오른쪽을 봐도 왼쪽을 봐도 밀밭과 옥수수밭이 펼쳐졌다. 조금 가다 보면 마을이 나타나고 또 조금 가면 비슷한 시골 마을이 나타난다. 말들과 소, 양들이 끝도 없이 펼쳐진 들판에서 풀을 뜯어먹고 있는 평화로운 광경이 펼쳐진다. 차가 막힐 리 없다.
지루해하는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나무, 풀, 자연을 좋아하는 나는 풍경을 감상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눈이 즐겁고 시원해지는 느낌이었다. 언덕이나 구릉은 거의 없이 평원이 계속됐다. 조금 자다가 가이드님 설명듣다가 하다보면 어느새 도착해있다. 관광지이기는 한데 사람들이 파리 시내만큼 많은 건 아니니 다니기 좋았다. 믿을 수 없는 풍경,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광경이 눈 앞에 놓여져 있다.
코끼리 모양의 오름이 두 세 개 자리하고 있다. 앞은 푸르고도 푸른 바다다. 사람들은 비키니를 입고 해수욕을 즐기고 있었다. 우리나라는 다들 살이 탈까봐 레쉬가드까지 입고 살을 보호하는데 이 사람들은 벗을 수 있는 만큼 벗고 태양을 즐기고 있었다. 바다, 구릉 끝에 있는 코끼리모양 바위, 그리고 햇빛을 즐겼다.
다음은 ‘옹플레르’. 이름도 예쁘다. 이곳은 항구다. 여기까지 가는 길도 예쁘다. 가는 길에 식사했던 뷔페식당도 좋았다. 뷔페에 가면 오히려 잘 먹질 못하는 나는 괴로웠다. 온갖 프랑스 치즈와 해산물이 차려져 있는데 먹을 수 있는 양은 한정되어있고 조금만 더 먹으면 체할 걸 알기에 조절해야했다. 꼭 맛보고 싶은 몇 가지 위주로 성대한 식사를 마쳤다.
‘옹플레르’에는 예쁜 카페가 많았다. 항구인데 마을도 예쁘지만 들어가보고 싶은 카페가 즐비했다. 카페 외에도 작은 소품을 파는 상점들이 많아 들어가 보고 싶었다. 자유시간을 주어 한 카페에 들어가 커피와 초코음료를 시키고 앉아 오가는 사람들을 보았다. 카페도 예쁘고 서빙하는 직원도 모델처럼 예뻤다. 나오며 크로와상과 페스트리를 하나 사서 호텔방에서 먹어보았다. 본연의 맛이다. 가격도 비싸지 않았다. 우리돈으로 2,000원가량이다.
‘몽셀미셸’에 가게 될 줄이야! 여기를 가게 될 거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멀게만 느껴졌다. 이 프로그램을 선택한 중요한 이유도 수도원에 가기 위함이다. 1,300년의 역사가 담긴 수도원, 7명의 수사와 4명의 일반인이 생활하고 있다. 10시 20분에 도착했는데 입장이 안된단다. 안에 있는 화장실이 고장 나서 고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11시에 입장이 허락되었다. 일본인 일행은 9시부터 와서 기다렸다고 한다. 언제 열릴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언덕에 오르니 기념품 가게와 식당들이 있다. 간단히 구경하고 점심으로 파니니샌드위치를 사서 먹으며 내려왔다. 지금까지 먹어본 파니니 중 최고의 맛이다. 내부는 소박한 수도원의 모습이었다.
이곳은 바닷가에 지어져 있고 근처 섬에서 자재를 날라와 지었다는 것이 놀라웠다. 내부의 특별함은 없고 멀리서 전체를 바라보았을 때 그 신비로움과 경건함에 고개를 숙이게 되었다. 한참을 걸어 셔틀을 타고 우리를 기다리는 버스로 왔다. 파리도 멋있지만 그 외의 프랑스를 이루는 도시들도 한껏 구경해보고 싶은 욕망이 꿈틀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