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잘할 수 있어!
누군가 그랬다. 그림도 엉덩이로 그리는 거라고.
음... 그려보자. 처음 결심한 대로 1000장을 그려보자. 그리고 더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결정하자.
하지만 막상 그림을 그려야겠다고 마음을 굳히고 나자 무엇을 그려야 할지 어떻게 그려야 할지 애매했다. 많은 생각들이 마구잡이로 머릿속을 헤집었다. 단순하게 생각하자. "기본에 충실"해보자. 일단 난 아무것도 모른다. 무엇을 어떤 도구로 어떻게 그릴지, 그냥 하얀 도화지 같았다. 그래서 나만의 원칙을 정했다. 엄밀히 말하면 나만의 원칙은 아니다. 아주 고전적인 방법. 많은 사람들이 실천해서 나름의 성과를 얻었던 방법. 그 방법을 따르기로 했다. 그리고, 정말 누군가 그랬다. 그림도 엉덩이로 그리는 거라고. 우리가 "절규"라는 작품을 통해 너무나도 잘 아는 "에드바르 뭉크"는 엄청난 다작을 남겼다. 유화 1100여 점, 판화 18000여 점, 드로잉 및 수채화 약 4500점 그 외 92권의 스케치북과 편지 등. 80세까지 작품 활동을 했다고는 하지만 실로 놀랄만한 양이 아닐 수 없다.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매일 오전 4시간씩 글을 쓴다고 했다. 이런 정도의 노력도 해보지 않고 재능이 있네 없네 탓하는 것은 너무 교만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난 이 방법을 선택했다. 뭐 딱히 다른 방법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기에 기쁘게 선택했다. 어떻게 생각하면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엉덩이의 힘으로..."
매일 아침 1시간은 드로잉 연습을 했다. 연필, 사인펜, 붓펜, 펜 등으로 30초 또는 1분 정도의 제한 시간을 두고 지우개를 사용하지 않고 그리는 연습을 했다. 손을 그리기도 했고 동세를 그리기도 했다.
그리고 하루 3시간 정도는 그때그때 그리고 싶은 도구로 그림을 그렸다. 사진을 보고 그리기도 했고, 나의 기억을 그리기도 했다. 물론 나의 고양이는 단골 소재였다.
이렇게 매일매일 하루 4시간에서 5시간 정도 그림을 그린다. 내가 뽑아낼 수 있는 최대한의 시간이다. 주말이나 공휴일 등등 거의 예외를 두지 않고 매일 그릴 것이다. 어떤 고민도 망설임도 하지 않기로 했다. 그저 하루하루 꾸역꾸역 그려보자고 다짐했다.